내비게이션 꺼 놓고, ‘신앙생활’ 하지 마세요!

성경 이야기

내비게이션 꺼 놓고, ‘신앙생활’ 하지 마세요!

부활 제5주일│‘길’이신 그리스도와 함께 걷는 믿음의 여정

2026. 05. 02
읽음 69

7

2

🙏 조용히 묵상해 봅시다.

 

  • 나는 교회의 안내를 신뢰하며,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나요?
  • 예수님께서는 내 삶에서 치워진 돌인가요, 아니면 모퉁잇돌인가요?
  • 나는 무엇을 기준으로 올바른 신앙의 길을 판단하고 있나요?

 


 

안 들으면 길을 잃는다!” 귀 기울여야 할 안내의 목소리

 

남자가 귀여겨들어야 할 세 여자의 목소리가 있다.’라는 농담이 있습니다. 어릴 적 어머니, 결혼 후 아내, 그리고 마지막은 바로 내비게이션 안내 음성입니다. 길을 안내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헤매지 않고 목적지에 닿을 수 있듯이, 끊임없는 순례의 길을 걷는 우리의 신앙에도 반드시 귀 기울여야 할 안내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신앙을 내 멋대로, 내 기분대로살아가려는 유혹에 빠집니다. 그럴 때 길을 잃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예언자적 사명으로 올바른 신앙의 길을 가르치는 안내자가 되어야 합니다.

 


 

나는 길이다.” 이 선언의 중심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분명히 선언하십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요한 14,6)

 

우리는 이 세 단어를 나란히 놓지만, 사실 그 중심은 에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길이신 이유는 그분께서 진리이시고 생명이시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진리는 단순한 지식이 아닙니다. 진리(ἀλήθεια)덮여 있던 막이 걷혀 드러나는 것을 뜻합니다. 예수님의 삶을 통해 하느님께서 어떤 분이신지 드러나는 계시입니다. 또한 생명은 세상의 찰나적인 기쁨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로 우리를 이끄는 영원한 생명입니다.

 

결국 길은 예수님께서 누구이신지 아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분께서 사신 삶을 우리가 따라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통해 당신을 보여 주셨고, 우리는 예수님을 따름으로써만 하느님께 도달할 수 있습니다.

 


 

두 날개, 신앙이 흔들릴 때 필요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으로 올바른 길을 분별할 수 있을까요?

 

신앙과 이성은 진리를 바라보기 위해 날아오르는 두 날개와 같다.”

 

요한 바오로 2세 성인 교황님께서 하신 말씀처럼, 감정에만 치우친 신앙은 위태롭고, 신앙 없는 이성은 차갑게 식어 버립니다.

 

그래서 교회의 가르침은 개인의 주관적인 체험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교회는 기록된 말씀인 성경과 전해지는 말씀인 성전을 계시 진리의 두 원천으로 고백합니다. 이 두 날개가 조화를 이룰 때, 우리는 비로소 흔들리지 않는 신앙의 궤도에 오를 수 있습니다.

 


 

하느님 찾기, 그 답은 가까이에 있다

 

필립보 사도는 예수님께 이렇게 청합니다.

 

주님,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요한 14,8)

 

우리도 하느님을 뵙고 싶어 하며 이곳저곳을 기웃거리곤 합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필립보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요한 14,9)

 

하느님께서는 멀리 계시지 않습니다. 그저 우리가 하느님을 알아보지 못할 뿐입니다. 교회는 그분을 만나는 가장 확실한 자리로 전례를 제시합니다. 전례는 단순한 예식이 아닙니다. 삼위일체 하느님의 구원 행위가 우리 삶에 펼쳐지고, 우리가 그 은총에 응답하는 만남대화의 장입니다. 그 중심에는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을 재현하는 성체성사가 있습니다.

 


 

뿌리가 없는 열매는 없다

 

우리는 때때로 미사가 지루하다며 감성적인 자극이나 눈에 보이는 활동에만 열중하곤 합니다. 봉사는 귀한 것이지만, 말씀과 성사라는 뿌리가 없는 활동은 속 빈 강정과 같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제쳐 놓고 식탁 봉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사도 6,2)

 

오늘 제1독서에서 사도들이 이렇게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신앙의 질서는 명확합니다. 말씀성사가 중심이고, 봉사와 실천은 그 나무에서 열리는 풍성한 열매여야 합니다.

 


 

나는 지금, 어떤 목소리를 듣고 있나요?

 

주님께서는 오늘도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요한 14,1)

 

그렇다면 지금 나의 귀는 어떤 소리를 듣고 있습니까? 나를 흥분시키는 소리입니까, 아니면 불편하더라도 나를 참된 길로 이끄는 교회의 안내 목소리입니까?

 

또한 예수님께서는 여러분에게 어떤 존재이십니까? 내 집을 짓느라 잊은 치워진 돌입니까, 아니면 내 삶 전체를 지탱하는 모퉁잇돌입니까?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요한 14,6)

 

이렇게 말씀하시는 주님의 초대에 이제 우리가 온전한 믿음으로 응답할 차례입니다.

 


 

🔗 함께 읽으면 더 좋은 아티클

 

 


 

Profile
춘천교구 사제. 현재 교구장 비서 겸 사무국장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달리기를 좋아해 매일 아침 10km, 주말에는 30km정도를 달리며 마라톤 대회에도 참가합니다. 때로는 힘들지만, 그 고비를 넘어서면 ‘러너스 하이’라는 큰 기쁨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죽을 것 같이 힘든 순간’에도 곧 기쁨이 찾아오리라는 ‘희망’을 놓지 않으며 오늘도 기쁘게 달리며 살아갑니다.

다른 분들이 함께 본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