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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합니다.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나만 기회를 놓친 건 아닐까?’라는 불안에 마음이 흔들립니다.
💰 그 불안은 포모, 추격 매수, 레버리지 투자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돈을 벌고 싶은 마음은 언제 욕심이 되고, 투기는 어디에서 시작될까요?
💸 오늘의 투자 열풍을 통해 인간의 욕망을 들여다보고, 교회가 말하는 ‘좋은 투자’와 경제의 의미를 생각해 봅시다. |
웃는 시장, 웃지 못하는 사람들
전쟁과 화재를 비롯한 여러 우울한 소식이 끊이지 않는 요즘, 유독 웃음으로 가득한 소식도 있습니다. 바로 코스피KOSPI 관련 소식입니다. 늘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는 이야기만 들려옵니다. 코스피가 무엇이길래 사람들은 이 소식에 그리 반가워할까요?
코스피란 ‘Korea Composite Stock Price Index’의 약자로,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의 전체적인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코스피에 상장된 기업들의 시가 총액을 기준 시점의 시가 총액과 비교하여 산출합니다. 여기서 기준 시점은 1980년 1월 4일, 대한민국 자본 시장의 현대화와 전산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날입니다.
최근 코스피가 8,100을 넘었다고 하는데, 이는 쉽게 말해 1980년 그날에 비해 상장 기업들의 가치가 80배 이상 성장했다는 뜻입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가치가 이처럼 크게 상승하고 있다니 정말 좋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주가 상승에 환호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드문드문 그늘진 얼굴도 보입니다.
“나만 안 산 것 같아!” 불안도 전염됩니다
코스피가 상승하면 투자자들은 자연스레 수익에 대한 기대감에 들뜹니다. 1만 원에 샀던 주식이 어느새 10만 원이 되었다면 그저 행복하겠죠. 그러나 누군가의 행복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 부러움이 됩니다. 사람들은 ‘나도 저 주식을 사야 했는데…….’라고 생각하며 갑자기 조급해집니다. 지금이라도 주식을 사야 하는 것은 아닌지, 나만 바보같이 뒤처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집니다.
이러한 심리 상태를 ‘포모FOMO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이는 ‘Fear of Missing Out’의 약자로, 유행이나 정보, 흐름에서 소외되거나 뒤처질까 봐 불안해하는 심리를 뜻합니다. 특별히 투자 시장에서는 급증하는 종목을 놓칠까 봐 불안해하는 심리를 가리킵니다.
이러한 불안은 이른바 ‘추격 매수’로 이어집니다. 그러나 철저한 분석 없이 쫓기듯 시작한 주식 투자는 심각한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이번에는 정말 다를 거야!”라는 착각
투자가 과열되면 이상한 믿음도 생깁니다. ‘이 회사 주식은 무조건 오를 것이고, 적어도 떨어지지는 않는다!’라고 생각하는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입니다. 이는 자신의 신념이나 선입견, 가치관과 일치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반대되는 증거는 무시하거나 과소평가하는 인지적 오류입니다. 주가가 오를 때에는 긍정적인 뉴스에만 귀를 기울이고, 하락 신호나 위험 경고는 애써 외면하는 경향이 생기는 것입니다.
확증 편향은 때론 위험한 투자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10원을 넣으면 100원이, 100원을 넣으면 1,000원이 나오는 마술 상자가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욕심이 없던 사람도 욕심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가진 것을 최대한 넣어 열 배로 불리고 싶어질 것입니다.
가령 누군가 전 재산인 1천만 원을 마술 상자에 넣어 1억 원을 얻었다고 합시다. 그는 과연 만족할까요? 그랬으면 참 좋으련만 사람이 모두 그렇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은행에서 9천만 원을 대출받아 내 돈 1천만 원과 함께 상자에 넣으면 10억 원이 생길 것이고, 대출금을 갚고도 9억 원이 남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욕심에도 이자가 붙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레버리지Leverage 투자도 이러한 투자 심리에서 비롯됩니다. 레버리지란 ‘지렛대의 힘’이라는 뜻으로, 타인의 자본을 지렛대로 삼아 자기 자본의 수익률을 높이는 투자 방식을 말합니다. 그러나 이 투자가 언제나 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넣기만 하면 무조건 열 배의 수익이 생기는 마술 상자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증권사는 복지 단체가 아닙니다.
내 돈으로 400만 원과 빌린 돈 600만 원으로 1천만 원 가치의 주식을 샀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경우 담보 비율은 166%입니다. 그런데 1천만 원 가치의 주식이 840만 원 아래로 떨어지면 담보 비율은 140% 미만이 됩니다. 언급한 바와 같이 증권사는 손해를 감수하는 기관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담보 비율이 140% 미만으로 내려가면 ‘마진 콜Margin Call’이 발생하고, 다음 날 오전까지 담보 비율을 회복하지 못하면 주식을 강제로 매도해 버립니다.
‘현재의 하락은 일시적일 뿐이고 언젠가는 반드시 오른다.’라는 근거 없는 낙관론에 기대는 버티기 전략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무리하게 투자한 돈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높은 수익에 대한 꿈은 현실의 빚이 되어 나를 짓누르게 됩니다.
코스피의 상승 자체는 분명 호사好事입니다. 우리 기업들의 가치를 인정받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되며, 우리나라의 경제에도 활기가 넘칠 것입니다. 그러나 이로 인한 투자 과열은 결코 반길 일만은 아닙니다. 조급한 추격 매수와 무리한 레버리지 투자는 다양한 사회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교회가 말하는 ‘좋은 투자’
프랑스의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1971년~)는 자본 수익률이 경제 성장률을 지속적으로 웃도는 경제 구조에서는 불평등이 심화하고, 이러한 경제적 불평등이 임계치臨界値를 넘어서면 사회적 불안정이 초래된다고 경고합니다.
이러한 시각은 교회의 가르침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요한 바오로 2세 성인 교황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저기보다는 여기에, 저 분야보다는 풍옥한 이 분야에 투자하는 결정은 항상 윤리적이고 문화적인 선택이라고 본인은 생각한다. 일정한 경제적 현실과 정치적 안정의 도외시할 수 없는 조건들이 이루어진다면, 투자의 목적, 즉 어떤 국민에게 자신들의 노동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목적은, 이러한 결정을 하는 이의 인간적 품격을 드러내 보여 주는, 섭리에 대한 공감과 신뢰에서 오는 것이다.”(〈백주년Centesimus annus〉, 36항)
요한 바오로 2세 성인 교황님의 뜻을 이어받아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오직 단기 이익을 추구하려는 유혹에 굴복하여 기업의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과 실물 경제에 주는 이익을 고려하지 않고, 또 개발 도상국에서의 경제 활동을 적절하고 합당한 방식으로 증진하는 것에 관심을 두지 않고 투기적으로 금융 자원을 사용하는 일은 삼가야 합니다.”(〈진리 안의 사랑Caritas in Veritate〉, 40항)
투자인가, 투기인가
교황님들의 가르침처럼 투자는 어디까지나 도덕적인 결정이어야 합니다. 투자가 자본을 가진 사람이 더 많이 가지기 위한 수단으로만 존재하고, 자본이 없는 사람들을 부추겨 파멸로 이끌 때, 그것은 더 이상 투자가 아니라 투기投機일 뿐입니다.
노동의 가치가 희미해지고 오로지 투기를 통해서만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사회에는 정의가 설 자리가 없습니다. 오늘의 코스피 상승이라는 호사가 사회적 비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나의 투자가 욕심에서 비롯된 투기는 아닌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또한 투기를 부추기는 사회적 요소가 있다면 이를 과감히 바로잡기 위해 우리의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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