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도 할 일이 있다.”

영성과 신심

“나에게도 할 일이 있다.”

“나에게도 할 일이 있다.”

2026. 0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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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고, 슬퍼하고, 박해받는 삶이 어떻게 행복한 삶이 될 수 있을까요?

시련 속에서 하느님의 선물을 발견한 키릴 악셀로드 신부의 삶을 통해

그 길을 조금씩 따라가 보세요.

 


 

인간이라면 누구나 궁극적으로 참된 행복을 갈망한다. 예수님께서는 산상 설교의 시작인 진복팔단을 통해 우리에게 그 행복의 길을 제시하셨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

행복하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그들은 흡족해질 것이다.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사람들이 나 때문에 너희를 모욕하고 박해하며, 너희를 거슬러 거짓으로 온갖 사악한 말을 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사실 너희에 앞서 예언자들도 그렇게 박해를 받았다.”(마태 5,3-12)

 

이 말씀을 가만히 묵상해 본다. 마음이 가난하고, 슬퍼하고,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삶이 진정 행복한 삶일까? 세상의 기준으로 본다면 손해 보는 삶이고, 실패한 삶처럼 보이기도 한다. 부와 권력이 행복의 척도가 된 오늘날, 예수님의 이 말씀은 다시금 우리를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단순한 호소 또는 구호에 그치지 않았다. 당신께서 스스로 가난해지셨고, 슬퍼하셨으며, 모욕과 박해 속에서 십자가에 못 박히심으로써 그 행복을 우리에게 몸소 보여 주셨다. 그래서 어느 신학자는 이 참행복 선언을 예수님의 초상화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키릴 악셀로드 신부의 꿈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예수님만이 복음을 몸소 살아 내신 것은 아닌 듯하다. 예전에 가톨릭출판사에서 출간한 《키릴 악셀로드 신부》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은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시각·청각 장애인 사제로 알려진 구속주회 키릴 악셀로드 신부의 자서전이다. 그분의 삶을 통해 복음을 살아 낸다는 것이 무엇인지 나누어 보고자 한다.

 

키릴 악셀로드 신부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엄격한 유대교 집안에서 청각 장애를 안고 태어났다. 독실한 유대교 신자였던 부모는 아들의 교육을 위해 큰 결심을 하고 장애인을 교육하는 가톨릭 학교에 입학시켰다. 그는 가톨릭 학교에 다니면서도 유대교 랍비를 꿈꿨지만, 장애인은 랍비가 될 수 없다는 유대교 전통 앞에서 그 꿈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좌절의 고통 속에서 그는 기도했다. 그리고 기도 안에서 새로운 소명을 발견했다. 자신과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가톨릭 사제가 되기로 결심한 것이다. 유대교 집안에서 가톨릭 사제가 된다는 것은 목숨을 걸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엄청난 결단이었다.

 


 

희망의 증거자

 

어렵사리 사제가 된 키릴 신부는 사목적 열정에 불타올랐다. 아프리카와 유럽, 아시아를 누비며 열정적으로 사목에 임했다. 하지만 30대 후반에 좌절의 고통이 또 한 번 찾아왔다. 그는 시력마저 잃게 되었다. 빛이 없는 어둠 속에서 그는 분노하고 절망했다. 그러던 어느 날, 기도하던 그에게 평생의 좌우명이 될 한마디가 떠올랐다.

 

이 세상에 나도 할 일이 있다.’

 

이 말을 다시금 가슴에 품고 일어선 그는 홍콩에 시청각 장애인 센터를 세웠다. 그리고 고통받는 이들에게 절망이 아니라 희망의 증거자가 되었다.

 

키릴 신부는 자신에게 주어진 장애를 삶의 장애물이 아닌 하느님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장애가 있기에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온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었고, 그것이 바로 하느님의 계획임을 확신했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키릴 악셀로드 신부는 세계 곳곳을 다니며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다. 이러한 삶이야말로 참행복을 살아가는 모습이 아닐까.

 


 

어떻게 살 것인가

 

세상은 우리에게 가난하면 불행하니 부자가 되라고 가르친다. 슬픔은 약점이니 강해지라고 한다. 박해받는 것은 패배한 것이니 이기라고 말한다. 그러나 예수님의 참행복은 어떻게 소유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의미 있게 사느냐?’에 달려 있음을 깨닫게 한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을 잠시 돌아보았으면 한다. 그리고 자신의 약점을 마주했으면 한다. 약점은 부끄러운 흠집이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이 스며드는 통로이며 우리 자신을 더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만드는 선물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키릴 악셀로드 신부처럼 우리도 고통 속에서 희망의 빛줄기를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 희망의 빛줄기를 통해 주님의 사랑을 알게 되고, 그 사랑을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과 주변 사람들에게 나눌 때 예수님께서 약속하신 하늘 나라와 참된 행복이 우리 곁에 머물 것이다.

 

주님, 저희에게 참된 기쁨을 주소서. 한순간에 얻는 일시적인 기쁨이 아니라, 존재 자체로 감사하며 나누는 참된 행복의 길을 걷게 하소서. 그리하여 저희의 삶이 당신의 아름다운 초상화가 되어, 이 세상에서 당신 나라 건설에 이바지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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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살레시오 수도회 소속으로, 현재 '서울시립청소년드림센터 교육팀'에서 청소년들과 동반하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삶을 하느님께 봉헌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자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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