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 아쿠티스④│Ctrl+C, Ctrl+V는 그만! 이제는 나답게!

신학 칼럼

카를로 아쿠티스④│Ctrl+C, Ctrl+V는 그만! 이제는 나답게!

디지털 세상에서 ‘나답게’ 복음을 살아간 소년, 카를로 아쿠티스

2026. 0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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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세상 속에서도 자신의 재능을 이웃과 신앙을 위해 사용했던 카를로 아쿠티스 성인. ‘좋아요’와 ‘팔로우’에 휩쓸리기보다 하느님께서 만드신 나만의 모습으로 살아가도록 우리에게 묻습니다. “나는 복사본으로 살아가고 있나요, 아니면 원본으로 살아가고 있나요?”

 


 

인터넷은 좋은 친구일까, 나쁜 친구일까?

 

현대 사회에서 디지털 세계는 가장 눈에 띄는 변화 가운데 하나이며, 현대인, 특히 청소년들에게 매우 밀접한 영역으로 이제는 일상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웹과 소셜 네트워크는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는 데 탁월할 뿐만 아니라, 국경과 인종을 넘어 개인 간의 대화와 만남, 교류를 활발하게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장점이 있지만, 디지털 세계가 지닌 위험성 또한 존재합니다. 다크 웹과 같은 극단적인 사례뿐 아니라, 디지털 공간은 고독과 조작, 착취와 폭력이 발생하는 장이 되기도 합니다. 이와 더불어 정보통신 기술에 기반한 소통 방식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끼리만 모이게 함으로써, 서로를 고유한 존재로 존중하고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는 폐쇄적인 악순환을 낳기도 합니다. 그 대표적인 예로 편견과 증오를 조장하는 가짜 뉴스를 들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도전 앞에서 ‘디지털 시대의 성인’이라 불리는 카를로 아쿠티스는 디지털 문화 안에서 복음을 살아 내는 새로운 길과 지혜를 보여 주었습니다.

 


 

컴퓨터 좀 하는 소년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 카를로 아쿠티스 성인은 컴퓨터와 관련하여 천부적인 재능을 지녔으며, 그의 친구들과 지인들은 컴퓨터에 대한 그의 열정과 남다른 재능에 감탄했습니다. 하지만 카를로 아쿠티스는 단순히 컴퓨터와 디지털 세상에 관심을 두는 데 그치지 않고, 신앙인으로서 이러한 도구를 어떻게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카를로 아쿠티스 성인은 컴퓨터를 자주 사용하고 디지털 세계와 밀접하게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훌륭한 본보기가 될 수 있습니다. 나아가 디지털 세상에서 올바른 방향을 찾도록 이끄는 나침반과도 같은 존재라 할 수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교황 권고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에서 카를로 아쿠티스 성인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104항부터 106항까지를 할애하셨습니다. 여기에서 교황님께서는 카를로 아쿠티스 성인이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일상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디지털 세계의 위협과 유혹 속에서도 새로운 통신 기술을 통해 복음을 전하고 아름다운 가치를 전하는 데 힘썼다는 사실을 강조하셨습니다.

 


 

복사본으로 살 것인가, 원본으로 살 것인가?

 

세계를 하나의 지구촌으로 만든 디지털 세계는 분명 인류에게 큰 도움을 주었으며 우리의 삶에 많은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모두가 같은 것만을 바라보고 같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획일화와 같은 부정적인 영향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인터넷에 종속되지 않고 디지털 괴롭힘을 경계하며, 디지털 기술을 책임감 있게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인은 이러한 점을 분명하게 인식하며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진정 컴퓨터를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단순히 컴퓨터를 이용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프로그램을 분석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처럼 성인은 단순히 컴퓨터에 관심이 많은 데 그치지 않고 디지털 세상에 대해 남다르고 확고한 인식을 지니고 있었기에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모든 이는 원본Originali으로 태어나지만, 많은 이는 복사본Fotocopie으로 죽습니다.”

 


 

카를로의 클릭 한 번에서 시작된 복음화

 

이처럼 컴퓨터에 남다른 재능과 관심을 지녔던 카를로 아쿠티스 성인은 컴퓨터와 관련하여 친구들을 많이 도왔으며, 본당 웹사이트도 관리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그의 재능을 눈여겨본 교황청 순교자 기념 아카데미의 사무국장은 순교자들을 기리는 특별 섹션을 만드는 데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그 가운데 성인의 가장 뛰어난 업적을 꼽는다면, 성체 기적을 정리한 웹사이트 제작을 들 수 있겠습니다. 처음에는 사진 전시회로 시작했지만, 이후 교회가 인정한 약 136건의 기적을 기록한 방대한 디지털 작업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오늘날까지도 전 세계에서 활용되는 이 성체 기적 국제 전시회는 성체 신심을 바탕으로 한 성인의 열정을 보여 주는 가시적인 유산이며, 다른 이들에게 성체의 신비를 설명하고자 했던 열망에서 비롯된 디지털 걸작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내 재능의 ‘수신인’은 누구일까?

 

카를로 아쿠티스 성인의 디지털 세상 안에서의 신앙적 노력을 단순한 재능 기부 차원으로 여겨서는 안 될 것입니다. 성인은 주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그리고 그 사랑의 깊이가 얼마나 헤아릴 수 없는 것인지를 깨달았습니다. 주님께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믿는 신뢰 안에서 성인은 주님께 자신의 삶을 내어 드리고자 하는 봉헌의 마음으로, 자신이 지닌 재능을 웹과 소셜 네트워크에서 주님을 위해 사용했습니다.

 

이처럼 카를로 아쿠티스 성인은 자신이 지닌 컴퓨터 분야의 재능을 주님을 향한 사랑 안에서 선한 도구로 활용하여 큰 열매를 맺었습니다. 이는 인터넷이 우리에게 위협이 되는 공간이 아니라, 오히려 하느님의 향기를 세상 곳곳에 전하는 복음화의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좋은 본보기라 할 수 있습니다.

 


 

좋아요보다 중요한 건 ‘진짜 나’

 

디지털 세상에 깊이 관여하다 보면 많은 이들, 특히 청소년들은 ‘보이는 것’에 마음을 빼앗기기 쉽습니다. 그러나 카를로 아쿠티스 성인은 자신 또한 청소년이었음에도 ‘보이는 것’의 유혹을 넘어 주님을 바라보며 자신의 ‘존재 자체’, 곧 참된 모습을 잃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성인의 모범은 오늘날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 곧 그리스도인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보여 줍니다.

 


 

▼ 참고

1) 프란치스코 교황,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 제3장 89항.

2) 니콜라 고리, 《성체, 하늘로 가는 고속도로》, 2007.

3) 프란치스코 교황,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 제3장 105항.

4) 안토니아 살차노 아쿠티스, 《내 아들 카를로 아쿠티스의 비밀》, 2021.

5) 비토 리조, 〈젊은 세대와 디지털 세계: 카를로 아쿠티스의 사례〉.

 


 

🌿 평범한 하루, 특별한 신앙

 

<평범해서 더 특별한 성인, 카를로 아쿠티스>는 우리와 다르지 않은 일상에서 하느님을 사랑하며 살아간 카를로 아쿠티스의 삶과 신앙을 만나는 연재입니다.
심용일 비오 신부님과 함께 카를로가 자신의 재능으로 세상에 하느님의 향기를 전한 이야기를 만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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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수원교구 사제. 청소년 사목신학을 공부하며 청소년과 가정, 교회 공동체가 함께 성장하는 길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청소년을 교회의 미래에만 머무는 존재가 아니라, 오늘의 교회를 함께 이루어 가는 소중한 구성원으로 바라보며 그들의 삶과 신앙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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