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청년성서모임의 ‘믿음’ – 연수 봉사자

신학 칼럼

가톨릭청년성서모임의 ‘믿음’ – 연수 봉사자

새 소임지의 첫 만남, 청년 연수 봉사자들이 보여 준 살아 있는 믿음

2026. 11.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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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씀으로 함께 모인 젊은이, 여러분이 교회!

말씀으로 하나 된 청년들의 공동체, 가톨릭청년성서모임에는 저마다의 자리에서 복음을 살아 내는 아름다운 이들이 있습니다. 그 첫 번째 여정으로, 보이지 않는 손길로 헌신하는 연수 봉사자의 믿음을 만나 봅니다.

윤웅렬 하상바오로 신부님의 따스한 묵상과 함께, 삶의 자리를 환히 비추는 은총의 여정을 함께 걸어 보세요.

 


 

설렘과 낯섦 속에서 마주한 첫 만남

 

제가 가톨릭청년성서모임 담당으로 부임한 이튿날 저녁, 스물다섯 명의 청년이 명동의 영성센터로 모여 왔습니다. 이들은 약 한 달 후에 있을 제685차 직장인 창세기 연수를 위한 연수 봉사자들이었습니다. 연수를 진행하려면 선발된 연수 봉사자들이 열일곱 번에서 스무 번 정도 준비 모임을 해야 하는데, 이날은 두 번째 모임이었습니다.

 

이 시간은 제게도 의미가 있었습니다. 첫 모임 때에는 제가 아직 직전 소임지인 한 본당의 부주임 사제로 있었으니, 사실상 이날이 새 소임지에서 성서모임의 청년들과 처음으로 함께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촛불 앞에서 울려 퍼진 말씀과 기도의 메아리

 

각자 사는 지역도, 본당도 다른 스물다섯 명의 청년들은 오직 685차 연수를 위해 모인 이들이었습니다. 저와는 처음 만나는 사이였고, 서로 간에도 이제 겨우 두 번째 만남이었습니다.

 

약간의 설렘과 어색함으로 인사를 나눈 뒤, 우리는 모임 방의 전등을 끄고 촛불을 켠 채 둘러앉아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이 작은 모임을 위해 세 명의 찬양팀원이 전자 피아노와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하며 시작 성가를 인도해 주었습니다. 노랗게 빛나는 촛불 앞에서 한 사람도 빠짐없이 마음을 다해 찬양했습니다. 누군가는 지그시 눈을 감고 노래에 담긴 기도 말에 몰입했습니다. 우리는 성가를 2절까지 다 부르고, 심지어 후렴도 반복했습니다.

 

이렇게 긴 호흡으로 찬양한 뒤, 전례 담당 봉사자가 그날의 말씀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어서 우리는 돌아가며 한 절씩 같은 말씀을 되읽었습니다. 읽고 있지만 마치 들려오는 듯한 말씀의 메아리 속에서, 우리는 한 사람씩 소리 내어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하느님…….” “우리와 함께하시는 주님…….”

 

저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샘솟는 기도 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습니다.

 

연수 봉사자들은 여러 주제로 기도했습니다. 자신의 신앙을 성찰하기도 하고, 이 모임에 함께하게 된 기쁨에 감사하기도 하고, 장차 만날, 아직 얼굴도 모르는 80여 명의 연수생들을 위한 축복을 청하기도 했습니다. 말씀의 메아리는 자연스럽게 기도의 메아리로 바뀌었고, 그 메아리 속에서 은은히 빛나던 촛불은 황금보다 아름다웠습니다.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 이루신다는 고백

 

평일 저녁의 모임은 길어야 두 시간입니다. 한 달 후에 있을 연수를 위해 준비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도, 우리는 그날 무려 한 시간 동안 기도했습니다. 공동체의 리더 역할을 맡은 봉사자들은 우리가 하는 이 일들이 모두 기도를 통해 이루어질 것임을 거듭 강조하였습니다.

 

해야 할 일은 많지만, 결국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 이루실 것이니, 우리는 무엇보다도 기도로 이 일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프로그램 준비에 앞서 이토록 기도에 열중하는 연수 봉사자들의 모습에, 저는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모든 것은 주님 안에서 온전히 사랑으로 열매 맺으리라는 굳은 믿음

 

2025년의 봄, 첫 연수 지도를 시작으로 저는 지금까지 열네 번의 연수를 동반해 왔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연수 봉사자 공동체의 준비 모임에도 함께했습니다. 그 모습은 언제나 같습니다. 모든 모임을 기도로 시작하고 기도로 마칩니다. 이들은 아직 만난 적도 없는 연수생들을 먼저 사랑하며 연수 준비의 시간을 귀하게 보냅니다.

 

물론 기도가 끝나면 그날그날 필요한 일들을 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갈등을 겪기도 합니다. 또 연수에 들어가면 밀도 높게 이루어지는 시간 속에서, 체력적 부담과 정서적 예민함 때문에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연수 봉사자들에게는 굳은 믿음이 있습니다.

 

이 모든 시간이 주님 안에서 온전히 사랑으로 열매 맺으리라는 믿음. 기도로 시작하고 기도로 마치는 연수 봉사자들의 모든 시간은 바로 이 믿음의 아름다운 고백입니다.

 

저는 이들의 곁에서 그 믿음을 바라봅니다.

 

“이제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그분께서는 야곱을 당신께 돌아오게 하시고 이스라엘이 당신께 모여들게 하시려고 나를 모태에서부터 당신 종으로 빚어 만드셨다. 나는 주님의 눈에 소중하게 여겨졌고 나의 하느님께서 나의 힘이 되어 주셨다.”(이사 49,5)

 


 

✏️ 가톨릭청년성서모임이 더 궁금하신가요?

  • 가톨릭청년성서모임은 1972년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에서 대학생들을 위한 모임으로 시작된 이래 청년 신자들을 위한 서울대교구의 대표적인 성서 사도직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현재 서울대교구를 비롯한 15개 교구에서 같은 방식의 청년성서모임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성서 연수는 그룹 공부를 마친 후, 자신의 각 과정에 따라 창세기, 탈출기, 마르코 복음서, 요한 복음서, 사도행전을 주제로 하여 진행되는 연수입니다. 서울대교구에서는 2026년 11월 현재까지 총 710차의 연수를 진행하였습니다.

  

 

Profile
서울대교구 사제. 현재 서울대교구 사목국 가톨릭청년성서모임 담당으로 소임하며, 성경 말씀 안에서 복된 신앙생활을 하는 많은 청년들을 동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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