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 그분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며
세례를 받고 죄를 용서받으십시오.”
─ 사도 22,16
우리는 세례성사를 통해 하느님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난다. 그러나 때로는 그 특별한 변화를 실감하지 못할 때가 많을 것이다. 세례 때의 기억이 흐릿해졌다면, 오늘 다시 한번 세례의 의미를 되새겨 보도록 하자.
1. 세례성사를 받으면 어떤 은총을 받을까?
•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세례성사
베드로 사도는 세례성사를 받은 후 입게 되는 은총에 관하여 이렇게 말했다. “회개하십시오. 그리고 저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아 여러분의 죄를 용서받으십시오. 그러면 성령을 선물로 받을 것입니다.”(사도 2,38)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는다는 것은 세례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가 된다는 의미다.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님과 하나가 되면 ,우리도 그분처럼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로마 8,15)라고 부를 수 있다. 이렇게 세례성사를 통해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 하느님 아버지의 무한한 사랑을 받는다. 이 사랑은 우리의 영혼과 육신을 지탱해 주고 성장하게 한다.
2. 세례성사를 통해 그리스도의 지체가 된다?
• 교회 공동체와 함께하는 본격적인 신앙생활
세례성사를 받으면 우리는 신앙의 가족인 교회 공동체에 속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자녀는 부모의 가르침을 듣고, 그들이 마련해 준 음식을 먹으며, 화목한 가정에서 성장하듯이 교회에 속한 신자들도 교회 안에서 선포되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교회의 가르침을 따르며, 성체성사와 다른 성사들이 전하는 은총을 받고, 신자들과 함께 기도하고 친교를 나누면서 영적으로 양육되어 신앙이 자라난다.
예수 그리스도는 성령을 통해 교회 안에 머무르시면서 교회가 당신의 구원을 전하는 도구가 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다. 그리스도는 교회의 머리이시며, 교회는 그분의 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례성사로 교회 공동체에 속하게 된 우리는 그리스도 몸의 지체로서, 그분의 축복과 구원을 온 세상에 전해야 할 사명을 가진다.
3. 세례 때 받는 지워지지 않는 인호?
• 인호란 취소되지 않는 하느님의 선택
세례성사를 통해 그리스도의 지체가 된 이들은 영혼에 지워지지 않는 인호印號가 새겨진다. 이 지워지지 않는 인호는 “세례를 통한 하느님의 선택은 결코 취소되지 않고 영원히 지속된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따라서 하느님께서는 세례성사를 통해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선택하시며, 이 선택은 결코 취소되지 않는다. 또한 인호가 각인되는 세 가지 성사, 곧 세례, 견진, 성품성사는 반복해서 받을 수 없다.
성경에 따르면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선택하신 이스라엘 백성이 잘못을 거듭하자 심판을 내리셨지만, 그들을 완전히 버리지는 않으셨다. 마찬가지로 하느님께서는 세례를 통해 당신 자녀로 선택하신 사람들을 끝까지 돌보신다. 비록 인간이 잘못 판단하여 당신께 등을 돌리더라도 하느님께서는 인간에 대한 사랑의 눈길을 거두지 않으신다. 인호는 바로 이런 사실을 전해 주는 영적 표지다.
* 이 콘텐츠는 《일곱 성사》 일부를 재구성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