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에는 계산기가 없습니다

성경 이야기

‘믿음’에는 계산기가 없습니다

연중 제19주일│우리의 계산을 뛰어넘는 하느님의 계산법

2026. 08. 08
읽음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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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히 묵상해 봅시다.

 

  • 나는 모든 가능성을 계산한 뒤에야 움직이는 사람인가요?
  • 지금 내가 끝까지 붙잡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 주님께서 오너라.” 하고 부르신다면 나는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을까요?

 


 

저 위에는 아무도 안 계세요?

 

평소에 하느님이 없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등산을 갔다가 그만 발을 헛디뎌 절벽에 매달린 채 살려 달라고 외치기 시작했다. 어떤 응답도 없자 자신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하느님을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하느님의 음성이 들려왔다.

 

살려 달라고?”

 

!”

 

하느님께서 물으셨다.

 

너는 나를 믿느냐?”

 

, 완전히 믿습니다. 살려 주세요.”

 

이에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살고 싶다면 나를 믿고 그 손을 놓아라!”

 

그러자 그 사람이 조금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 위에는 아무도 안 계셔요?”

 

지어낸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 사람은 결코 손을 놓지 않을 것이다. 자기 생각과 계산을 벗어난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다가 결국 힘이 빠져 떨어질 텐데……

 


 

배 밖으로 한 걸음

 

오늘 복음에서 베드로는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다가 맞바람이 불어 파도에 시달렸다. 그러다가 물 위를 걸어오시는 예수님을 만났다. 처음에는 유령인 줄 알고 겁에 질려 두려워했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마태 14,27)

 

예수님의 이 말씀에 조금 정신을 차린 베드로는 확인을 위해서인지 그분께 말씀드렸다.

 

주님, 주님이시거든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마태 14,28)

 

사실 매우 놀라운 요청이었다. 맞바람에 시달리는 배에서 물 밖으로 나가는 일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아마도 예수님이시라면 배 밖으로 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 모양이다. 베드로의 요청은 다소 즉흥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두려움의 한가운데에서 만난 스승에 대한 바람과 기대가 있었을 것이고,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모습을 베드로 자신도 닮아 보려는 용기였을 것이다.

 

오너라!”(마태 14,29)

 

이렇게 말씀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베드로는 배에서 내렸다. 그리고 물 위를 걷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거센 바람을 보고 두려워 물에 빠졌다. 놀랍게도 몇 걸음은 걸은 것으로 보인다.

 


 

하느님께서 하신 다른 계산

 

1독서의 엘리야를 보자. 이스라엘의 악한 왕이던 아합의 예언자들과의 대결에서 승리를 거두었지만, 곧 아합의 아내 이제벨에게 쫓겨 도망하는 신세가 되었다. 엘리야는 결국 싸리나무 아래에서 죽기를 간청했지만, 하느님께서는 그를 호렙산까지 인도하셨다. 그런 그에게 하느님께서는 말씀하신다.

 

나와서 산 위, 주님 앞에 서라.”(1열왕 19,11)

 

죽음을 피해 도망하다가 결국 죽기를 청했던 그를 호렙으로 이끄시고 양식을 먹여 살리신 하느님이셨다. 그리고 강한 바람과 지진, 불을 거쳐 고요하게 다가오셨다. 조용하고 부드러운 말씀을 건네시는 하느님을 만난 엘리야는 동굴 어귀로 나와 섰다. 그렇게 하느님을 만나고 용기를 내어 다시 나섰으며, 하느님의 또 다른 사명을 받았다.

 

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 역시 자신의 동족을 위해서라면 그리스도에게서 떨어져 나가고 싶다는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그러나 그는 결코 육을 선택하지 않았다. 커다란 슬픔과 끊임없는 아픔이 마음에 있었지만, 육에 따른 계산이 아니라 믿음에 따른 계산을 할 수 있었다.

 


 

계산기를 내려놓는 순간

 

신앙이 원하는 선택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내 계산으로는 안 되는 일인데, 하느님의 계산으로는 가능한 일들이 있다. 사실 매우 어려운 일이다. 나의 계획과 계산을 내려놓는 것은 죽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베드로가 자신의 계산만 따랐다면 과연 배 밖으로 나섰을까? 인간적인 계산으로는 절대 불가능하다. 절벽에서 손을 놓는 일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제 계산만 붙들고 있으면 내밀어 주시는 하느님의 손은 영영 붙잡지 못한다. 되나 안 되나 재고만 있거나 안 될 것이라고 뒤로 물러나면 얻을 체험도, 맛볼 열매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덮어놓고 믿어 보는 마음도 필요하다. 물론 중간에 의심하고 마음이 약해져 베드로처럼 물에 빠질지도 모르겠다.

 

왜 의심하였느냐?”(마태 14,31)

 

그런 베드로에게 믿음이 약하다고 이렇게 말씀하셨지만, 손을 내밀어 그를 붙들어 주신 예수님께서는 나에게도 그렇게 해 주실 것이다.

 

나의 계산기가 가장 빠르고 예민하게 움직일 만한 순간에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오너라!” 하고 말씀하실 것이다. 그 부르심에 두려움을 느낄지라도, 용기를 내어 하느님의 계산을 믿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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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의정부교구 사제. 현재 의정부교구 성소국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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