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기도②│‘이름’이 빛나는 곳에 ‘나라’가 온다

성경 이야기

주님의 기도②│‘이름’이 빛나는 곳에 ‘나라’가 온다

첫 두 청원에 담긴 하느님의 ‘구원’ 이야기

2026. 0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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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님의 기도에서 익숙하게 바치는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라는 두 청원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요? 에제키엘서와 마태오 복음서를 통해 하느님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고 하느님 나라가 온다는 것이 하나의 구원임을 살펴봅니다.

 


 

주님의 기도, 첫 두 문장에 담긴 큰 그림

 

지난 주님의 기도①│우리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는 하느님에서 마태오 복음서에서 주님의 기도가 예수님의 가르침을 집약하고 있는 기도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글에서는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게 해 달라는 주님의 기도 첫 번째 청원과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라는 두 번째 청원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름하나에 담긴 하느님의 정체

 

성경에서 이름은 그 사람이 지닌 사명과 특징을 말해 준다. 그래서 이름이 바뀌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아브람에서 아브라함으로 이름이 바뀌는 것은 높음의 아버지에서 많음의 아버지로 그 사명과 정체가 바뀐다는 것을 말한다. 아버지의 이름도 아버지의 특징을 잘 드러내 주는데, 우리는 그분의 이름이 언제나 존재하는 분’, 야훼임을 잘 알고 있다. 비록 숨어 계신 듯 보일지라도 주님께서는 태초부터 종말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우리와 함께 머무시는 분이시다. 그분만이 모든 것의 주인이시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이 표현은 에제키엘서 3616-38절에서 집중적으로 다루는 주제인데, 바로 아버지께서 살아 계신다는 것이 온 천하에 널리 알려지는 것을 뜻한다.

 


 

유배를 떠난 이스라엘, 함께 더럽혀진 이름

 

에제키엘서에 따르면 이스라엘 집안은 자기 땅에 살 때 그들이 걸어온 길과 행실로 그 땅을 부정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그들에게 화를 퍼부으시어 그들을 민족들 사이로 쫓아 버리고 여러 나라로 흩어 버리시는데(에제 36,17-19 참조), 그것이 바로 바빌론 유배 사건이었다. 이처럼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죄로 인해 벌을 받고 있었지만, 다른 민족 사람들은 이 사건을 바라보며 아버지의 이름을 더럽혔다. 그들은 이스라엘이 주님의 백성인데도 유배를 끌려오게 되었다고 말하며, 이스라엘의 불행 앞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듯 보이는 하느님을 비난한다. 결국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들의 죄 때문에 가는 곳마다 하느님의 거룩한 이름을 더럽힌다(에제 36,20 참조).

 


 

돌 같은 마음을 치우고, 새 마음을 주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느님께서는 더럽혀진 당신의 이름을 걱정하시게 되었다(에제 36,21 참조). 그리고 당신 이름의 거룩함을 다시 드러내겠다고 하시며, 그렇게 당신 이름의 거룩함을 드러내면 모두가 당신이 진정 주님이심을 알게 될 것이라고 선언하신다(에제 36,23 참조). 그러면서 하느님께서는 모든 민족 사이에 흩어져 있던 이스라엘을 모아 약속된 땅으로 다시 데리고 들어가겠다고 말씀하신다(에제 36,24 참조). 그런 다음 하느님께서는 정결한 물을 뿌려 이스라엘을 정결하게 하시고, 그들에게 새 마음과 새 영을 넣어 주실 것이다. 돌로 된 마음을 치우고 살로 된 마음을 넣으시어, 다시 그들이 하느님의 백성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실 것이다. 그러면 비로소 사람들이 하느님을 알게 되어 그분의 이름이 거룩히 빛날 것이다.

 


 

이미 시작된 구원, 아직 끝나지 않은 기도

 

주님의 기도는 바로 첫 번째 청원으로 에제키엘서 3623절에 담긴 내용, 당신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도록 해 달라는 바람을 청한다. 이는 어찌 보면 우리 죄 때문에 빠져 있는 고통과 죽음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해 달라고 청하는 기도와 같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가 모두 주님께서는 도대체 어디에 계시는가?’라고 외치며 그분의 이름을 더럽히는 상황 속에서, 살아 계신 아버지 하느님을 드러내어 달라는 청원이다.

 

그런데 우리는 사실 하느님의 구원 사업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미 이루어졌음을 잘 알고 있다. ,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빛나게 하시려고 오신 분이시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우리는 모두 다시 하느님의 자녀가 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도 주님의 기도를 통해 이 점을 다시 청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심으로써 이미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게 되었지만, 여전히 우리는 선과 악이 다투고 있는 이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세상 종말 때 예수님께서 재림하심으로써 비로소 아버지의 이름이 온전하게 거룩히 드러날 것을 믿는다. 그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우리는 주님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도록 기도한다.

 


 

하느님 나라, 대체 어디에 있는가?

 

주님의 기도 두 번째 청원은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라는 바람이다. 사실 마태오 복음사가는 아버지의 나라에 대해 자주 언급한다. 그 가운데 1343절과 2629절을 살펴보면 아버지의 나라는 종말에 올 나라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417절과 1228절은 그 나라가 이미가까이 와 있다고 이야기한다. 마태오 복음서에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바로 하느님 나라이기 때문이다.

 

세례자 요한 때부터 지금까지 하늘나라는 폭행을 당하고 있다. 폭력을 쓰는 자들이 하늘나라를 빼앗으려고 한다.”(마태 11,12)

 

여기서 폭행을 당하시는 분, 사람들이 빼앗아 죽음에 빠뜨리려는 분은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마태오 복음사가는 예수님을 하느님 나라, 곧 아버지의 나라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하느님 나라의 주소는 어디일까?

 

우리는 나라라고 하면 실제 존재하는 어떤 왕국을 떠올린다. 그러나 나라는 상징적 표현으로, 하느님 아버지의 뜻이 온전히 이루어지는 상태를 뜻한다. ,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는 곳은 무엇이든 하느님 나라라는 의미다. 그런데 우리는 구약의 모든 약속, 곧 하느님의 모든 계획이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온전히 이루어졌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 백성을 구원하시며 당신의 이름을 거룩히 빛내고자 하시는 아버지의 계획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통해 온전히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는 장소이며, 동시에 아버지의 나라가 온전히 드러난 장소라고 말할 수 있다. 이렇게 보니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처음 오신 것 자체가 아버지의 나라가 이 땅에 도래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일까? 복음서에서 예수님께서는 한결같이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라고 가르치신다. 당신의 첫 번째 오심 자체가 하늘나라의 도래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매일 기도하는 이유

 

그렇다면 주님의 기도에서 우리가 청하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이다. 그분께서 다시 오시는 날 하느님 나라는 온전히 이 땅에 도래할 것이다. 그뿐만 아니다.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하느님의 뜻이 온전히 이루어지기를 청하는 기도문이 바로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라는 기도다. 오늘도 우리는 아버지의 나라가 도래하기를 청하며 매일을 살아간다.

 


 

이름나라’, 결국 하나의 이야기

 

지금까지 우리는 주님의 기도에 담긴 첫 두 가지 청원을 살펴보았다. 이 두 가지 기도는 서로 다른 것을 말하는 듯 보이지만, 결국 같은 청원의 두 가지 다른 표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아버지의 나라가 오는 것과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는 것은 동일한 사건, 곧 우리 모두의 구원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은 예수님께서 이루신 일이며, 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복음서다. 이런 의미에서 주님의 기도는 복음서 전체의 내용을 집약한 기도이며, 우리가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마다 청해야 할 내용은 결국 아버지의 계획이 온전히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 점은 다음에 다룰 아버지의 뜻에 대한 세 번째 청원과 이어진다.

 


 

*이어지는 세 번째 글은 다음 주에 공개됩니다.

 


 

🙏 함께 읽는 주님의 기도

 

<주님의 기도, 다시 읽다>는 익숙한 말씀 속에 담긴 예수님의 깊은 뜻을 묵상하는 연재입니다.
염철호 요한 신부님과 함께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고 아버지의 나라가 오기를 청하는 기도 안에 담긴 하느님의 구원 계획을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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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부산교구 사제. 로마 교황청립 성서대학에서 성서학 석사를, 부산대학교에서 언어학 박사를 취득하고 현재 부산가톨릭대학교에서 부총장으로 일하며 성서와 언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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