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사제 이야기] 저는 ‘행복’을 찾으러 신학교에 갔습니다

영성과 신심

[새 사제 이야기] 저는 ‘행복’을 찾으러 신학교에 갔습니다

평생 찾아 헤맨 단 하나의 해답, 바로 ‘하느님의 힘’

2026. 0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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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을 찾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신학교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수많은 흔들림과 두려움을 지나 평생 찾아 헤매던 해답을 만났습니다. 내 힘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보인 하느님의 힘’. 저는 오늘도 그 믿음으로 사제의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더 가치 있는 삶을 찾아서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사제품을 받은 전영제 프란치스코입니다. 제 사제 성소의 시작이자 저를 사제로 키워 준 서울대교구 성북동 본당을 떠나, 현재는 양재동 본당에서 보좌 신부로 첫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 내가 정말 사제로 살고 있구나.’

 

사제품을 받은 지 어느덧 넉 달, 요즘에야 비로소 이렇게 실감하는 중입니다. 제대에 올라설 때면 신기하고 감사한 마음이 교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과연 이 길을 끝까지 잘 걸어갈 수 있을까?’ 하는 인간적인 두려움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를 이 자리에 부르신 주님의 힘을 믿으며, 부족하나마 신자분들과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제가 되기까지의 긴 여정을 돌이켜 보면, ‘그 숱한 고비들을 내가 어떻게 다 넘겼을까?’ 하는 놀라움이 앞섭니다. 저 혼자의 힘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시간을 지나오며, 제가 얻은 분명한 해답은 단 하나, 바로 굳건한 믿음입니다.

 

주님께서 당신의 힘으로 나를 빚으시고 사제로 써 주신다.’

 

사실 지금처럼 주님의 힘에 온전히 의탁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신학교에 입학하기 전, 저는 나의 힘을 키워야만 이 세상을 성공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었습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제 머릿속은 근원적인 질문들로 가득했습니다.

 

내가 무엇을 해야 진정으로 행복할까?’

이 세상의 변치 않는 진리란 무엇일까?’

 

남들처럼 돈을 벌고 가정을 꾸리는 삶도 귀하지만, 제게는 그보다 더 가치 있고 멋진 삶에 대한 갈망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복잡한 생각들로 길을 잃고 있을 때, 우연히 한 신부님께 저의 고민을 털어놓게 되었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제 이야기를 들으시더니 뜻밖에도 신학교 입학을 권유하셨습니다. 부족한 저를 어떤 이유로 좋게 보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오랜 고민 끝에 그 부르심에 응답해 보기로 했습니다. 거창한 사명감보다는, 그곳에 가면 제 삶을 맴돌던 질문들의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확신이 저를 신학교로 이끌었습니다.

 


 

신학교는 생각과 달랐습니다

 

그러나 덜컥 합격 소식을 듣고 나니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사제직에 대해 충분히 숙고하지 못한 채 뛰어든 것은 아닌지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고, 만약 이 길에서 행복을 찾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이 저를 짓눌렀습니다. 늦은 나이에 입학하는 터라 실패에 대한 부담감도 컸습니다. 저는 그렇게 수많은 걱정과 두려움을 짊어진 채 신학교의 문을 열었습니다.

 

신학교에서의 삶은 첫날부터 만만치 않았습니다. 특히 저를 힘들게 했던 것은 신학교 내에 존재하던 위계질서와 엄격한 규율이었습니다. 사제가 될 사람들이 모인 곳이니 사랑과 포용만 가득할 줄 알았는데, 예의와 눈치를 살펴야 하는 상황들을 마주하며 이곳에는 사랑이 없구나.’라고 오해하며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학년이 올라가면서 저는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신학교 역시 완벽한 성인들이 아닌 나약한 인간들이 모여 사는 곳이며, 천천히 하느님의 힘으로 다듬어지는 공동체라는 점이었습니다.

 

이러한 흔들림 속에서도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놓지 않던 제게 4학년 착의식은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수단을 입고 제 외면이 변화하는 체험을 통해 비로소 주님께서 저를 이 길로 확실히 부르고 계심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느낌은 5학년, 6학년이 되면서 더욱 확실해졌습니다. 제대에서 봉사하며 제대와 더욱 가까워질수록 하느님께서 나를 쓰시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하느님께 봉사하고 형제들과 함께 생활하며, 학문과 기도 안에서 하느님을 깊이 알아 가는 과정은 평생을 바쳐도 질리지 않을 만큼 큰 기쁨이었습니다. 하느님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고 그분의 일을 수행하는 삶, 그것이야말로 제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행복임을 확신하게 된 것입니다. 제 손에 쥔 나의 힘을 내려놓고 주님께 모든 두려움을 맡겼을 때, 제 안에는 비로소 평화와 감사가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도 하느님께 맡겨 드립니다

 

이제 사제가 되었으므로 모든 목표를 다 이룬 것인가?’

 

이러한 질문이 들었을 때, 저의 대답은 확고합니다.

 

그렇지 않다.’

 

평생 하느님과 함께하며 그분의 사랑을 신자들에게 전하는 것, 그것이 제게 남겨진 평생의 과제일 것입니다. 그러나 부끄럽게도 저는 본당에서 매일 강론을 준비하고, 수많은 업무와 결정들을 내리는 과정에서 자주 하느님의 뜻보다 나의 뜻을 앞세우곤 합니다.

 

권위적이지 않은 친구 같은 사제가 되겠다는 초심과 달리, 신자들에게 기죽지 않으려는 얄팍한 자존심 때문에 혹은 당장 피곤하고 귀찮다는 이유로 퉁명스러운 모습을 보일 때도 있습니다. 여전히 나의 힘나의 방식으로 상황을 통제하려는 교만하고 나약한 저 자신을 마주하며 깊이 반성하곤 합니다.

 

이러한 영적인 고민 앞에 놓일 때마다 저는 제 서품 성구인 필리피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 46절의 말씀을 가슴에 새깁니다.

 

아무것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떠한 경우에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간구하며 여러분의 소원을 하느님께 아뢰십시오.”

 

의심도 많고 걱정도 많던 제가 거룩한 제단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제 능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저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저를 이끄시는 하느님의 힘에 온전히 의탁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꿈꾸는 사제의 모습 역시 저의 욕심이나 하루아침의 노력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음을 압니다. 그렇기에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저는 밀려오는 모든 걱정과 나약함을 하느님께 맡겨 드리려 합니다. ‘나의 힘을 빼고 그 자리에 하느님의 힘을 채워 넣으며, 저에게 허락된 이 고귀한 사제직을 감사와 기도로 살아가는 겸손한 목자가 되고 싶습니다.

 


 

🙏 함께 기도해 주세요.

 

<사제의 첫 계절>은 새 사제들의 첫 사목과 신앙의 여정을 함께 나누는 연재입니다.
오늘의 이야기를 전해 준 전영제 프란치스코 신부님나의 힘이 아닌 하느님의 힘을 의지하며, 기쁨과 평화 안에서 사제의 길을 충실히 걸어갈 수 있도록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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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서울대교구 사제. “아무것도 걱정하지 마십시오.”(필리 4,6)를 늘 마음에 새기고 있습니다. 모든 걱정을 제 힘이 아니라 하느님께 맡기며, 그분의 뜻 안에서 복음을 전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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