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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자들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뜨겁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잘하려는 욕심을 내려놓으면서, 비로소 제 힘이 아닌 하느님의 사랑이 머물 자리를 내어 드리는 법을 배웠습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지난 2월에 사제품을 받은 김부영 사도 요한 신부입니다. 사제가 되어 식은 것이 무엇인지는 아무리 고민해 봐도 찾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아직 부임한 지 5개월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식은 것보다 열기가 더욱 강해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주변에서 ‘새 사제의 은총은 넘쳐흐른다’고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저는 신곡2동 성당에 오기 전에 제가 만날 신자들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저의 모든 생각과 말과 행동을 통해 그들이 하느님과 예수님을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그리고 지금 신자들을 만나면서 그 사랑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가장 자주 만나는 신자들
아무래도 가장 애정을 쏟는 곳은 제가 맡고 있는 전례 분과와 청소년 분과의 신자들입니다. 먼저 전례 분과는 전례를 진행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곳은 없는지, 혹은 전례를 담당하면서 불편한 점은 없는지 계속 관심을 갖게 됩니다. 본당 전례를 위해 힘쓰는 분들이 눈에 더 잘 띄는 것은 사실이기에 고생하는 전례 분과 신자들을 위해 늘 회의에 참석해 강복을 드리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청소년 분과는 어린이, 청소년, 청년, 복사단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가깝게 지내다 보니, 청소년 분과에 제일 집중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이 양 떼가 하느님을 만날 수 있을까?”, “신앙을 가지고 이 양 떼가 세상에서 잘 살아갈 방법을 어떻게 알려 줄 수 있을까?” 등 여러 가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저는 요한 보스코 성인이 하신 “청소년들을 사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들이 사랑받고 있음을 스스로 느끼게 해야 합니다.”라는 말씀을 마음에 품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스스로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고 싶습니다.
지난 부활 시기에는 그 사랑을 표현하고 싶어 주일 학교 아이들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앞을 찾아갔습니다. 검은색 수단을 입고 학교 앞에 가서 2주에 걸쳐 간식을 나눠 주었는데, 아이들이 수단을 보고 달려왔을 때의 그 전율은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이때 평소에 늦잠을 자던 아이가 저를 보려고 무척 일찍 일어났다는 이야기를 한 부모님께 들었습니다. 부모님과 아이가 함께 기뻐하던 그 모습이 지금도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냉담하던 신자도 제 모습을 보고 다시 성당에 다니겠다고 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저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었습니다.
행복한 고민
사제가 되면서 신자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뜨거워지는 것을 느낍니다. 무엇을 하면 더 좋아할지, 무엇을 하면 더 사랑받는다고 느낄지 행복하게 고민하는 요즘입니다.
저는 아직 새 사제이다 보니 저의 에너지를 어떻게 써야 할지 잘 모릅니다. 열정적으로 사목에 임하다 보니 힘든 날도 있습니다. 돌아보니, 새 사제는 무엇이든지 열정적으로 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무엇을 하든 잘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제가 할 수 없는 것까지 하려다 보니 몸이 많이 지친 날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내려놓아야 할 것도 있어야 함을 느낍니다.
그러다 우연히 만난 한 25년 차 신부님께 사제 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듣게 되었습니다. “사제 생활은 ‘마라톤’이다.” 그 신부님은 사제 생활은 일시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 사제로 사는 것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물론 지금은 새 사제이기 때문에 힘을 많이 주는 경험도 하고, 그 안에서 지치면 힘을 빼는 연습도 해 보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요즘 신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주기 위해서라도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건강해야 한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서 연탄불처럼 신자들을 잔잔하면서도 뜨겁게 사랑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오히려 여유를 갖고 욕심을 내려놓으니, 사랑의 불이 더욱 타오르는 것을 느낍니다.
‘완벽한 목자’가 되고 싶었지만
처음에는 모든 것을 짊어지고 해결해야 하는 ‘완벽한 목자’가 되려 했습니다. 하지만 내려놓는 과정을 통해 사목은 제 힘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제 안에서 일하시는 하느님의 은총에 자리를 내어 드리는 과정임을 배웠습니다. 또 제가 조금 힘을 빼고 여백을 둘 때, 비로소 그 빈자리에 하느님의 사랑이 흘러들어 신자들을 채우기 시작한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열정만큼이나 건강을 돌보는 것 역시, 하느님께서 제게 맡기신 양 떼를 더 오랫동안 더 온전히 사랑하기 위한 방법임을 배웠습니다.
새 사제의 은총은 단지 시작의 순간에만 주어지는 특권이 아니라, 매일 미사 제대 위에서, 그리고 신자들과의 만남 속에서 끊임없이 갱신되는 하느님의 선물임을 믿습니다. 이제 저는 조급함을 내려놓고,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사제의 길을 한 걸음씩 묵묵히 걸어가고자 합니다.
화려하게 타오르다 금세 재가 되어 버리는 불꽃이 아니라, 한겨울의 차가운 방을 온종일 따스하게 지켜 주는 연탄불처럼, 신곡2동 성당의 모든 이에게 잔잔하고도 깊은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사제가 되겠다고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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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기도해 주세요.
<사제의 첫 계절>은 새 사제들의 첫 사목과 신앙의 여정을 함께 나누는 연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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