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현존을 느끼는 기도, 관상 기도

교리와 전례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는 기도, 관상 기도

관상 기도를 통해 침묵 중에 하느님과 관계 맺기

2024.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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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토 16세 교황은 “기도 안에서 그분과 굳건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십시오. 그리고 가능한 한 하루 중에 홀로 그분과 친교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십시오.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모른다면 기도하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그분께 청하고, 여러분과 함께 여러분을 위해서 기도해 달라고 하늘에 계신 그분의 어머니께 청하십시오.”라고 말하며 기도를 자주 하라고 권했다. 기도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크게 ‘소리 기도’와 ‘묵상 기도’, ‘관상 기도’로 나눌 수 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하느님의 현존에 몰입하는 ‘관상 기도’에 관하여 살펴보려 한다.

 

• 관상 기도란?

관상 기도는 하느님 앞에서 사랑하는 마음으로 침묵하고 경청하며 그분의 현존을 느끼는 기도다. ‘마음의 기도’ 또는 ‘내적 기도’라고도 불리며, 이 기도를 위해서는 시간과 결연한 의지, 순수한 마음이 필요하다. 관상 기도는 모든 가면을 벗어 던지고, 사랑을 믿으며, 마음을 다해서 하느님을 찾는 피조물의 가난하고 겸손한 헌신이라 할 수 있다.

 

• 하느님과의 일치를 위한 움직임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기도 방법을 알려 주신다. “너는 기도할 때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마태 6,6) 이 말씀을 4세기 사막 교부들은 하느님과의 일치를 위한 은밀한 움직임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이 말씀에서 알 수 있는 기도의 세 단계는 다음과 같다.

 

① 골방으로 들어가기

골방은 우리 존재의 영적 차원이자, 직관적 차원이며 영적 의지다. 우리가 처한 환경과 소음, 그 순간의 걱정을 뒤로해야 골방에 들어갈 수 있다.

 

② 문을 닫기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내적 대화’를 멈추고 문을 닫아야 한다. ‘내적 대화’란 평소 우리가 자신과 나누는 대화로, 사람이나 사건을 판단하고 반응하는 것이다.

 

③ 숨어서 기도하기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소리’가 아닌 방식으로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 침묵이 필요한 이유

우리는 위와 같은 기도의 단계를 통해 우리 안의 하느님 현존과 활동에 동의하며, 침묵 속에 숨어 계신 하느님과 관계를 맺게 된다. 깊은 침묵 중에 꾸준히 머무르는 일이 쉽지 않을 수 있지만, 하느님의 첫째 언어는 침묵임을 기억해야 한다. 하느님께서는 침묵 속에서 활동하시며, 우리가 그 깊은 침묵 중에 하느님 현존을 확인할 수 있다면 여러 가지 어려움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침묵 속에서 하느님 현존과 사랑을 체험하는 것은 우리에게 큰 힘이 되는 경험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매일 5분에서 10분이라도 내적 침묵의 시간을 갖도록 노력하자.

 


* 이 콘텐츠는 《YOUCAT》, 《마음을 열고 가슴을 열고》 일부를 재구성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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