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 조배 속에서 주님과 만나려면?

신학 칼럼

성체 조배 속에서 주님과 만나려면?

성체 조배의 세 가지 요소

2025. 07. 01
읽음 63

 

우리는 성체 안에 살아 계신 주님과의 만남을 통해 영적 일치를 이루어 갈 수 있다. 성체 조배는 세 가지 중요한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 첫 번째. 우리를 창조하시고 우리를 위해 희생하시고 우리를 구원의 길로 이끄시는 삼위일체이신 주님.

- 두 번째, 죄인이며 동시에 죄 사함의 은총을 받은, 나라고 하는 존재.

- 세 번째, 둘 사이에 영적 일치를 이룰 수 있도록 활동하시고 그 신비를 열어 보이시는 성령.

 

우리는 성체 조배에서 위 세 가지 요소의 상호 작용을 통해 주님과 일치를 이루는 영적 체험을 하게 된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

 

성체 조배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주님,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이시다. 그분께서는 당신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당신 자신을 계시하신다. 성자 하느님이신 예수님께서도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요한 14,9)라고 분명히 말씀하신다.

 

성부 하느님께서는 영과 육으로 이루어진 우리와는 다른 분이시다. 하느님은 영이시다.”(요한 4,24) 그분은 영으로 존재하며 세상을 창조하시고, 우리와 만나신다. 전능하신 그분은 삶과 죽음을 관장하고 죄악을 심판하신다. 그분은 우리 영혼을 영원히 꺼지지 않는 지옥 불구덩이에 던져 넣을 권리를 가지셨지만, 대자대비(大慈大悲)하시기에 쉬이 분노하지 않고 인간에게 자비를 베푸신다.

 

또한 하느님께서는 성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그분은 한 분이신 하느님의 외아들이시자, 영원하신 하느님의 참된 말씀이 사람이 되신 분으로 동정 마리아에게서 태어나셨다.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시고, 우리에게 하느님을 계시하신다. 어둠의 영을 물리치고 영원한 생명의 길로 우리를 이끌기 위해 자신을 희생 제물로 내주고 돌아가셨으며, 사흘 안에 부활하시고 하늘에 올라 하느님 오른편에 앉으셨다. 하느님이시며 참사람이신 그분은 이로써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신다.

 

마지막으로 하느님께서는 성령이시다. 성부와 성자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발하시며,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행적을 통해 하느님 아버지를 알고, 성자의 신비와 구원의 은총을 깨닫게 하신다. 또한 악의 권세로 죄를 짓는 인간을 보호하시며,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알고 동참해 갈 수 있도록 이끄신다. 성령의 은사와 열매를 통해 우리를 일깨우시고, 약하디약한 우리가 하느님의 힘으로 세상의 험로를 헤쳐가게 하신다.

 


 

나라는 존재

 

성체 조배의 두 번째 요소는 나 자신이다. 육의 굴레를 지닌 우리는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활동을 해 나간다. 그 과정에서 생존을 위협하는 사건들과 인간관계, 소속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영향 아래서 체험하고 기억하며 살아간다.

 

동시에 우리는 영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영이신 하느님과 그분의 일꾼이신 천사들, 그리고 우리 안에 함께하시는 성령과의 교류를 통해 육으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믿음・희망・사랑의 덕을 실현하게 된다. 육의 한계를 넘어 시공간의 제약을 벗어나고, 참진리이신 하느님의 지혜 안에서 자신을 통합하여 자기완성의 길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영적인 존재가 모두 선한 것만은 아니다. 하느님께 반기를 들고 지옥에 떨어진 악마 같은 존재도 있다. 이들은 우리를 호시탐탐 노리며, 우리 영이 타락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영적인 존재가 함부로 육의 세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두 세계를 엄연히 구분하셨다. 그렇기에 하느님께서 허락하시지 않으면 영적인 존재는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인간은 호기심과 유혹에 이끌려 하느님께서 허락하지 않은 영의 세계를 들여다보려 한다. 악은 이를 놓치지 않고 인간의 영을 일그러뜨려 자기완성이 아닌 자기 해체의 길로 유도한다. 결국 육의 쾌락과 악으로 영을 타락시키는 것이다.

 

우리는 이 같은 조건을 모두 지닌 채 하느님 앞에 선다. 지상에서 천상을 향해 순례하며 우리는 수많은 고난을 겪지만, 성체 조배를 통해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서 주님을 뵙고 영적 일치를 이루는 시간을 누리게 된다.

 


 

성령의 역할

 

성체 조배의 세 번째 조건은 성령이시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악한 영의 영향에서 보호하시고, 우리가 인생의 굴레를 넘어 서로를 사랑하고 용서하며 온전히 변모하도록 이끄신다. 이를 위해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성령을 부어 주신. 성령께서는 우리의 보호자이자 협조자로서, 우리가 악과 왜곡된 욕망에 넘어가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게 도와주신다. 그리고 우리가 예수님의 말씀을 깨닫고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과의 만남 속에서 육으로는 죽고 영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인도하신다.

 

성령께서는 예수님과 하느님에게서 발하시어 예수님 안에 하느님께서 계시고, 하느님 안에 예수님께서 계실 수 있게 하신다. 다시 말해 우리를 하느님과 연결해 주시는 분이 예수님이시면, 성령께서는 그 연결이 살아 움직이고 열매 맺을 수 있도록 두 분에게서 발휘되는 거룩한 영이시다.

 

성부와 성자 예수님 두 분께서 하나이시듯, 하나의 영으로서 우리에게 하느님의 거룩하신 뜻을 이루어 가는 분이시다. 이 영의 힘으로 우리는 성체 조배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깨닫고 영적으로 하느님과 일치된 만남을 이루어 가게 된다.

 
 
Profile
인천교구 사제. 김포성체순례성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는 십자가의 요한 성인을 존경하며 살아갑니다. 하느님과의 깊은 영적 일치를 추구하고 직접 체험하신 그분의 삶은 제게 큰 울림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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