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 신심으로 완덕에 이르는 길

신학 칼럼

성체 신심으로 완덕에 이르는 길

《완덕의 길》에서 예수의 데레사 성녀의 성체 신심을 배우다

2025. 0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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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성체성사를 모든 그리스도인 생활의 원천이자 정점이라고 선포합니다(교회헌장 11항 참조). 왜냐하면, 성체성사 그 자체 안에 예수님의 실제적인 현존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성체가 단순히 예수님을 상징하는 것이나, 미사 중에 잠깐만 예수님께서 현존하시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감실에 모셔져 있는 성체 안에는 예수님께서 실제적으로 현존해 계십니다.

 

약 2,000년 전, 저 멀리 이스라엘에서 사도들과 활동하시고 우리를 구원하시고자 십자가에서 못 박혀 돌아가셨으며, 사흘 만에 부활하셔서 하느님 오른편에 앉아 계신 그 예수님께서 우리 성당 안에 계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언제나 함께하시고자 사람이 되셨고 더 나아가 우리가 먹는 빵의 형상으로 우리 가운데 오셨습니다. 이러한 성체성사보다 더 큰 사랑의 징표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데레사 성녀가 강조하는 올바른 성체 신심

예수의 데레사 성녀는 기도를 예수님과의 인격적인 관계라고 표현합니다. 더 나아가 기도는 많은 것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많이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보이지 않는 대상을 사랑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빵의 모습으로 성사를 통해 자신의 현존을 우리에게 드러내십니다. 그러므로 기도가 어렵고 마음이 힘들 때 우리는 지체 없이 성체 앞으로 나와 예수님께 하소연하기도 하고 청원하기도 해야 합니다.

 

예수의 데레사 성녀께서는 성체성사에 대한 깊은 신심을 여러 차례 작품과 생애 안에서 드러내십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우리도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계시던 그 시대에 살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고 말하면 성녀께서는 혼자 웃곤 하셨다고 합니다. 그 시대나 다름없이 그리스도를 성체성사 안에서 모시는데 더 바랄 것이 없다고 생각하신 것입니다. 그만큼 성녀께서는 성체성사에 대한 큰 신심을 표현하셨고, 특별히 성체 안에 온전히 현존하시는 예수님을 사랑하고 닮고자 노력했습니다.

 

특별히 데레사 성녀는 그녀의 저서 《완덕의 길》 33장부터 35장에서, 성체성사의 유익과 성사로부터 얻을 수 있는 기도 체험에 대해 설명합니다. 데레사 성녀는 성체성사를 통해 예수님께서 자신의 영혼으로 들어오심을 체험함으로써, 모든 외부적인 것들에 대한 걱정을 멈추고 그리스도께서 머무시는 자기 내면에 집중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 체험 덕분에 성녀는 예수님을 향한 믿음이 더 커지게 되었고, 일상에서도 주님의 현존을 강하게 느끼게 됩니다.

 

신앙인이 성체 안에 계시는 주님의 현존을 느껴야 하는 이유

예수의 데레사 성녀의 가르침에 따르면, 성체성사에 계신 주님의 현존은 현재 진행되는 일이며 오롯한 현실입니다. 그래서 주님을 찾으려고 다른 먼 데로 갈 필요가 없음을 강조합니다. 영성체를 통해 빵의 형상이 우리 몸에 오시는 동안 좋으신 예수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므로 이를 인식하고 예수님께 더욱 나아가야 합니다. 2,000년 전에 예수님의 옷자락만 만져도 병자들이 치유되었는데, 지금 성체를 통해 예수님께서 우리 안에 계신다는 기적을 의심할 여지가 있겠습니까?

 

데레사 성녀는 《완덕의 길》에서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주님의 기도를 통해 완덕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당신 수도회 수녀들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르쳐 줍니다. 특히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방법을 주시고󰡓라는 구절을 설명하면서 거룩한 성체는 우리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 주는 영적인 천상의 양식이며, 동시에 하느님께 자신을 온전히 제물로 바치는 신앙인의 모범임을 강조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나약함을 알고 계시기에 성체성사를 통해 우리가 자신을 온전히 하느님께 봉헌할 수 있도록 몸소 모범을 보여 주십니다.

 

이러한 이유로, 데레사 성녀는 성체성사 안에 계시는 주님의 현존을 통해 겸손을 배우도록 우리를 초대합니다. 성녀 스스로 당신 같은 죄인이 주님께 가까이 갈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비록 인간이 죄가 많고 약하더라도, 우리의 상태와는 상관없이 성체 안에 머무시는 예수님께 다가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녀는 우리에게 하느님께 기도하도록 초대합니다. 기도를 통해 생명을 주시는 참된 선물이자 천상 행복인 생명의 빵을 받을 수 있는 은총을 주님께 청하는 것입니다.

 

영성체 때 주님을 온전히 우리 안에 모시기 위해

데레사 성녀는 영성체한 직후를 기도하기 가장 좋은 때라고 말합니다. 미사 중 성체를 모신 후 침묵 가운데 온전히 주님의 현존에 머물러야 합니다. 성체를 영하자마자 다른 생각에 빠져 정작 우리 안에 오신 주님을 모르는 체한다면, 그분께서 어떻게 우리에게 은총을 베풀어 주시겠습니까? 스승이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시고 말을 거시는 때가 영성체 직후이니, 우리는 그분의 말씀을 잠자코 듣고 주님의 발에 입 맞추고 멀리 가시지 않도록 머물러야 합니다.

 

또한, 영성체 때 주님을 온전히 우리 안에 모시기 위해서는 자주 양심 성찰을 하고 고해성사를 받아야 합니다. 우리가 중요한 손님이 오시기 전 집을 깨끗이 하고 방을 정돈하고 좋은 음식을 준비하는 것처럼,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님을 우리 안에 모시기 위해 우리는 매일 양심 성찰을 하고, 자주 고해성사를 받음으로써 우리 내면을 잘 준비해야 합니다. 그것이 주님 안에서 참 행복을 누리는 방법입니다.

 

더 나아가, 삼위일체 하느님께서 당신 사랑이 넘쳐흘러 우리에게 성령을 보내 주셨고,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시어 당신 몸과 피를 우리에게 베푸신 것처럼, 우리도 우리가 받은 사랑을 이웃과 세상과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받은 은총과 사랑이 더욱 커지고 자신이 영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우리가 받은 은총을 나만 간직하기보다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사도직을 통해 그 은총을 세상에 실현할 때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로서 더욱 예수님을 닮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Profile
인천교구 사제. 스페인 부르고스에 있는 스페인 북부 신학대학에서 영성신학을 전공했습니다. 현재 인천가톨릭대학교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영성신학을 바탕으로 주님과 더 깊은 인격적 관계로 나아가고자 하며, 저 혼자만이 아니라 저에게 주어진 분들과 함께 주님을 닮아가고자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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