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빌라의 데레사 성녀에게 배우는 겸손

신학 칼럼

아빌라의 데레사 성녀에게 배우는 겸손

《자서전》을 통해 예수의 데레사 성녀의 겸손을 바라보다

2025. 0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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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겸손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특별히 기도와 영성 생활 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덕입니다. 예수의 데레사 성녀는 기도 생활 안에서 겸손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하며, "하느님께서는 최고의 진리이시고, 겸손이란 그 진리 안에 사는 것"이라고 표현합니다.

 

더 나아가,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인간의 영혼은(창세 1,26-27 참조) 하느님께서 머무르시는 수정으로 된 성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러므로 인간은 자신이 거룩하신 하느님의 자녀이자 모상임을 의식하고 자신의 존엄성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동시에 인간은 원죄의 영향으로 인해 죄로 기울어지는 경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 인간이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인 자유의지로 죄를 지었음을 우리는 창세기를 통해 바라봅니다(창세 3,1-24 참조). 그러므로 교회는 우리에게 자신의 약한 부분을 바라보기 위해 우리 양심을 살펴보도록 권고합니다. 이는 예수의 데레사 성녀를 비롯한 많은 성인이 강조하는 측면입니다.

 


 

겸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레사 성녀의 자서전

예수의 데레사 성녀는 《자서전》에서 겸손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이 건물 (영혼의 성)은 전부 겸손 위에 세워졌기 때문에, 우리가 하느님께 가까이 갈수록 이 덕도 점점 자라는 법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것을 다 잃고 말 것입니다."

 

또한 성녀는 자신의 신비 체험을 바탕으로 겸손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자기를 안다는 것, 이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세상에 사는 동안 겸손만큼 필요한 것이 또 없으니, 혹시 여러분이 하늘 높이 올라갔다 하더라도 절대로 이 점을 소홀히 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이처럼 데레사 성녀는 더 높은 수준의 기도에 이르기 위해서는 겸손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왜냐하면 겸손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약함을 성찰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나의 약함까지 사랑해 주시는 하느님의 위대한 사랑과 자비를 체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도에서 겸손은 자신의 모든 의지를 하느님께 봉헌하고,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봉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겸손은 소심함이나 소극적인 신앙생활로 이어지지 않고, 오히려 내가 죄인임에도 나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에 대한 믿음으로 이어집니다.

 

때때로 신앙인들은 영성 생활에서 어려움에 직면합니다. 예를 들어, 은총을 잃어버린 느낌, 영적 여정에서 후퇴하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데레사 성녀에게는 이러한 어려움들이 겸손을 기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영적 시련 속에서 하느님의 은총을 기다리는 것은 그리스도교의 겸손의 표현이 되며, 성령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일하시도록 내어 맡기는 순명의 태도입니다.

 

겸손, 그리스도를 본받고 따르는 것

더 나아가, 데레사 성녀는 겸손이 우리 내면의 상처를 치료해 주는 약이라고 가르칩니다. 겸손이 덕을 실천하고 모든 일에서 우리의 뜻을 하느님의 뜻에 복종시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그리스도인이 겸손을 유지한다면 하느님께서 우리의 상처를 치료해 주실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이러한 겸손의 과정을 통해 신앙인은 참된 진리이신 하느님을 향해 나아갈 힘을 얻게 됩니다.

 

이처럼 겸손은 우리의 한계를 인정하고 우리의 약함을 받아들이는 과정으로 이루어지며, 이 과정을 통해 신앙인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생명과 능력을 무상으로 주신다는 것을 인정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주님께서는 우리 인간의 능력만으로 도달할 수 없는 은총의 상태로 우리를 이끌어 주십니다.

 

또한 예수의 데레사 성녀는 겸손이란 그리스도를 본받고 따르는 것이라고 가르칩니다. 동시에 구체적으로 일상생활에서 겸손을 키우는데 필요한 방법들을 제시합니다. 겸손은 우리 삶 속에서 하느님의 방식을 사랑하는 것을 뜻합니다. 겸손의 실천이 없다면 이 덕은 힘을 잃고 말 것입니다.

 

따라서 진정 겸손한 사람은 이웃과의 조화로운 공존을 추구합니다. 이러한 태도는 스스로의 힘을 과신하지 않을 때 드러납니다. , 참된 겸손은 우리의 모범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신뢰하고, 하느님께 받은 사랑과 은총을 형제들에게 나누고 실천하는 것입니다.

 

신앙인이 하느님께 받은 은총에 감사해야 하는 이유

한편, 데레사 성녀는 거짓 겸손을 경계합니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하느님을 찬미하며, 자신이 크나큰 은총을 받았음을 인식해야 합니다. 인간이 자유의지로 거부하지만 않는다면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하느님 나라를 위해 선택하셨으며, 우리 각자를 당신의 집으로 데려가고자 하시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주님께서 그들에게 베풀어 주신 은총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겸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는 하느님의 힘을 과소평가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공덕에 따라 은총을 베푸시는 것이 아니라, 그저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우리를 창조하셨고 은총을 주셨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주님께 우리가 받은 은총에 대해 감사해야 합니다. 인간의 참된 가치를 인식할 때, 우리의 영혼은 더욱 진보하며 하느님의 은총으로 진정한 겸손을 지니게 될 것입니다.

 

또 다른 종류의 거짓 겸손은, 스스로가 자신은 결코 큰 은총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그 결과, 주님께서 큰 은총을 베푸시기 시작할 때, 그는 자신이 죄를 짓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점점 더 겁을 냅니다.

 

우리는 은총을 입을 아무 권리가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주신다면 감사히 받고 간직하여 이를 이웃들과 나눠야 합니다. 이것이 참된 겸손입니다. "누군가 자신이 부자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면, 어떻게 자기 재산을 유익하게 사용하고 관대하게 나누어 줄 수 있겠습니까?"

 

참된 겸손은 하느님께서 궁극적인 진리이자 이 세상의 창조주라는 믿음과 인식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참된 진리이신 하느님 안에서 사는 것이라는 데레사의 겸손은 모든 선이 하느님께로부터 선물로 오는 것이며 우리는 그 은총을 통해 존재하고 있음을 일깨워 줍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교만과 거짓 겸손을 멀리해야 하며, 타인 역시도 하느님의 모상이자, 그분의 자녀임을 기억하며 존중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겸손을 기르기 위해 성체성사 안에 머물러야 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인간을 위해 겸손하게 인간의 모습으로 오셨고, 더 나아가 빵의 형상으로 겸손되이 우리와 함께 머무르고 계심을 기억해야 합니다. 겸손하게 기도하는 신앙인은 성체성사의 은총으로 그리스도를 더욱 닮아가고 따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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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15일 오늘의 성인

Profile
인천교구 사제. 스페인 부르고스에 있는 스페인 북부 신학대학에서 영성신학을 전공했습니다. 현재 인천가톨릭대학교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영성신학을 바탕으로 주님과 더 깊은 인격적 관계로 나아가고자 하며, 저 혼자만이 아니라 저에게 주어진 분들과 함께 주님을 닮아가고자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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