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나타난 화해의 메시지

신학 칼럼

성경에 나타난 화해의 메시지

<화해. 이 시대의 명령, 성경의 메시지와 그리스도인의 과제> 1화

2025. 01.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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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로는 화해를 핵심 메시지로 삼았습니다. 화해는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완전한 평등을 회복하는 것으로 모든 인간의 평등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 호세 이냐시오 곤살레스 파우스José Ignacio González Faus (예수회, 그리스도교와 정의 연구센터)


 

적대감과 이방인 혐오의 위협이 도사리는 지금, 화해의 중요성은 사회학, 심리학, 종교 분야에서 더욱 강조됩니다. 화해의 풍부한 원천인 신약 성경은 화해를 단순히 좋은 소식을 넘어 사명으로 만듭니다. 우리는 화해시키다화해라는 단어가 배우자 사이의 화해처럼 사람들 사이의 화해를 의미함을 알 수 있습니다.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 711절을 보면 만일 헤어졌으면 혼자 지내든가 남편과 화해해야 합니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이처럼 화해는 평등한 사람들 간에 일어납니다.

 

구약 성경에는 마카베오기 하권(1,5; 7,33; 8,29)70인역 그리스어판에만 화해라는 단어가 등장하지만 화해를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은 다른 곳에도 있습니다. 레위기(4-5, 16)에는 속죄와 정화를 말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이것은 더이상 신을 이기는문제가 아니라 마땅한 형벌을 피하는 이야기입니다. 구약 성경은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가 진노보다 더 크다는 생각을 심어줍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종교적인 것은 속죄입니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바오로는 속죄의 종교적 의미를 화해의 세속적 의미와 결합했으며 이 접근은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마치 구약 성경에 등장하는 속죄와 용서는 화해란 기도의 열매라고 표현한 마카베오기의 구절을 준비하는 듯합니다.

 

구약 성경에서 인간은 하느님께 충실하지 못하다고 꾸짖음을 받는 것 같지만 하느님은 언제나 잊고 다시 시작할 준비가 되신 분입니다. 하느님의 자비는 우리의 번제가 아니라 통회와 겸손의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하느님과 인간의 모든 종교적 관계는 여기서 변화합니다. 이 모든 변화를 가능하게 만드는 조건은 하느님과 확실히 평등해지는 상황, 바로 계약입니다. 더 나아가 요나서에는 하느님은 오른손과 왼손을 구별할 줄 모르는 수천 명의 니네베 사람들까지 중요하게 여기시므로 그들이 계약에 속하지 않을지라도 니네베는 멸망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도 담겨 있습니다.

 

결국 화해에 대한 그리스도교의 생각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는 듯합니다. 화해한 사람들 사이에는 확실한 평등 관계가 있다는 점, 그리고 하느님은 용서하시는 자비로운 분이라는 점입니다. 바오로도 이 점을 받아들이면서 화해라는 단어를 그리스도교의 특별한 핵심으로 삼았습니다.

 


 이 글은 스페인 학술지 <Razón y Fe>에서 발췌 및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 원문 출처 ■

González Faus, J. I. (2019). Reconciliación. Imperativo del momento, mensaje bíblico y tarea cristiana.

<Razón Y Fe> Vol. 280(1442), pp.289-299.

https://revistas.comillas.edu/index.php/razonyfe/article/view/1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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