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았다.”

성경 이야기

“그들의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았다.”

2026년 4월 19일│부활 제3주일

2026. 04. 18
읽음 16

3

1

 

🙏 조용히 묵상해 봅시다.

 

  • 나는 미사를 단순한 의식이 아니라, ‘만남으로 받아들이고 있나요?
  • 미사 시간을 내 삶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으로 두고 있나요?
  • 나는 말씀과 성찬을 통해 예수님을 만나고 있다는 확신이 있나요?

 


 

함께 걸으시지만, 알아보지 못할 때

 

십자가 죽음과 부활 사건 이후에 제자 두 사람이 엠마오로 향했다. 그동안 일어난 일에 대해 이야기하며 가는 길이었는데,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그들과 동행하셨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다. 누구보다 예수님과 함께 있던 시간이 많았을 텐데 그분을 바로 알아보지 못했다니 이상한 일이다. 예수님의 부활까지 언급하였음에도 그들은 어째서 그분을 곧바로 알아보지 못했을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변하신 것일까? 아니면 제자들에게 문제가 있던 것일까?

 

그래도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말씀을 건네시고 성경을 풀이해 주셨다. 그러자 그들은 마음이 타올라 뜨겁게 감동했고, 그분께서 빵을 떼어 주실 때 비로소 눈이 열려 그분을 알아보았다. 그렇게 예수님을 알아보게 된 그들은 곧바로 십자가 죽음과 부활의 현장, 예루살렘으로 돌아갔다. 이 장면은 말씀과 성찬, 그리고 파견으로 이루어진 미사Missa’를 떠오르게 한다.

 


 

미사, 익숙해서 더 놓치기 쉬운 것

 

미사는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나머지, 그 내용의 풍요로움을 놓치기 쉽다. 그래서 미사에 대해 다시 한번 상기해 보고자 한다. 가장 중요하게 확인할 내용은, 하느님의 말씀과 예수 그리스도께서 제정하신 성체성사가 미사를 드리는 그 시간과 장소 안에서 실제로 재현된다는 것이다.

 


 

말씀과 성찬, 눈을 열어 주는 두 순간

 

말씀 전례를 통해 성경 속 하느님의 말씀이 미사를 드리는 그 현장에서 선포되고 집전자의 강론으로 풀이된다. , 몇 천 년 전의 하느님의 말씀이 현재화되어 엠마오의 제자들이 그랬듯이, 미사에 참례한 이들의 마음 안에 신앙의 불을 새롭게 지피게 되는 것이다.

 

이어서 당신의 몸과 피를 생명의 양식으로 나누어 주신 예수님의 최후의 만찬을 기념하고 재현하는 성체성사를 거행한다. 예수님께서는 최후의 만찬 때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루카 22,19)

 

교회는 예수님의 이 말씀을 목숨처럼 지켜 오고 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보내신 최후의 만찬, 파스카의 밤이 미사를 드리는 그 현장에서 현재화된다. 우리에게 생명의 양식이 되는 성체는 그리스도의 몸이다. 엠마오의 제자들이 그랬듯이, 성체성사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정확히 인식하게 되고, 허망하게 그분을 잊어버리지 않으며, 오히려 그 양식으로 우리의 영혼을 충만하게 채우게 된다.

 


 

미사의 끝, 다시 세상으로

 

이렇게 말씀과 성찬의 재현을 통해 신앙을 지피고 영혼을 채운 우리는 세상에 파견된다. 파견의 임무는 사랑하는 일이요, 예수님의 부활이 진리이자 희망임을 세상에 전하는 것이다. 엠마오로 향하던 제자들은 방향을 바꾸어 예수님께서 돌아가셨던 현장, 즉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죽음에서 일으키셨던 바로 그 현장으로 파견되어 예수님의 부활을 선포하였다. 우리 또한 그리스도인으로 태어나 채워졌다. 우리는 그분께서 주신 새로운 계명, 즉 사랑을 실천하며 예수님의 부활을 세상에 선포하는 또 다른 사도가 된다.

 


 

미사, 삶을 다시 바라보는 시간

 

미사는 우리가 살아 내야 하는 일상의 삶에서 잠깐 벗어나, 하느님께 마음을 드리며 그분과 함께 머무는 시간이다. 삶에 몰두하느라 하늘을 미처 바라보지 못한 우리가 하늘을 바라보게 하는 시간인 것이다. 말씀과 성찬을 통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우리를 채우게 되고, 우리가 만나는 세상을 또 다른 눈으로 볼 수 있게 된다. 미사는 그렇게 우리의 삶이 죽음을 향하지 않도록 초대하며, 사랑의 가치와 능력으로 부활을 향하도록 해 줄 것이다. 엠마오의 제자들이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현장으로 돌아가 그곳에서 부활을 선포하였듯이, 우리의 삶이 힘들고 지칠지라도 미사는 그 현장에서 부활을 향해 살아가는 지혜를 일러 줄 것이다.

 

그러므로 미사를 정성스럽게 준비하여 드리자. 이번 한 주, 이번 주일을 생각하며 미사 시간을 계획하고, 미사 때 바칠 기도와 마음의 봉헌도 준비하자. 미사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는 시간이다. 이를 기억하고 살아가다 보면 우리 삶에 스윽, 우리도 모르게 동행하시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분명 알아볼 것이다. 그렇게 마음이 타올라 사랑을 선택하고, 부활의 은총을 흠뻑 입게 될 것이다.

 


 

🔗 함께 읽으면 더 좋은 아티클

 

 

 

 

 

Profile
의정부교구 사제. 현재 의정부교구 성소국장을 맡고 있습니다.

다른 분들이 함께 본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