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한가운데, 이미 와 계신 하느님

성경 이야기

고통 한가운데, 이미 와 계신 하느님

주님 승천 대축일│‘주님 승천’이 완성한 ‘언제나 함께’라는 약속

2026. 0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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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히 묵상해 봅시다.

 

  • 보이지 않는 주님께서 가까이 계신다는 사실을 얼마나 믿고 있나요?
  • 나는 주님의 승천떠남으로 느끼고 있지는 않나요?
  • 이번 한 주, 어떤 순간을 은총으로 바꾸어 가고 싶은가요?

 


 

고통 없는 행복을 꿈꾸는 우리에게

 

우리는 고통이 없어야 행복이다.’라는 세상의 논리에 너무나 쉽게 설득당하곤 합니다. 그래서 고통이 찾아오면 그것을 불행이나 벌로 여기며, 신앙을 통해 그 고통이 마법처럼 사라지기를 기대합니다.

 

우리는 고통에 직면했을 때 묻습니다.

 

제 삶은 왜 이렇게 힘든가요?”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되물으실지도 모릅니다.

 

왜 너의 인생이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피하고 싶은 시간, 사실은 사랑해야 할 시간

 

행복이 곧 힘들지 않은 상태라면, 우리가 겪는 인생의 많은 고통의 시간은 우리 삶에서 제외되어야 할 무의미한 시간이 되고 맙니다.

 

내 삶을 진정으로 사랑하려면,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조차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영성가 토마스 머튼은 말했습니다.

 

거룩함이란 불안의 한가운데서 불안 없이 존재하는 법을 하느님께 배우는 것입니다.”

 

성인들의 삶이 고통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던 이유는 그들이 자신의 무력함을 인정하고 온전히 하느님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임마누엘, 즉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마태 1,23 참조)

 

그들은 고통을 없애려 애쓰는 대신, 그 순간에도 하느님의 약속을 신뢰하며 고통을 은총의 시간으로 변화시켜 왔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 역시 처음에는 우리와 다를 바 없었습니다. 그들은 인간적인 희망을 안고 주님을 따랐지만, 스승의 죽음 앞에 실망하고 고통받으며 다시 무기력한 일상으로 돌아가려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을 완전히 변화시킨 결정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주님의 부활과 승천입니다.

 


 

떠나신 줄 알았는데… 더 가까워지셨다?

 

교회는 지상에서의 삶을 마치시고 하늘로 올라가신 주님을 찬미하며 주님 승천 대축일을 지냅니다. 승천은 예수님의 지상 생활과 제자들의 사명 수행을 이어 주는 중심 사건입니다.

 

제자들은 승천을 통해 스승과의 이별을 경험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차원의 함께 계심을 깨달았습니다. 성경이 증언하는 하늘로 올라가셨다.’라는 표현은 물리적인 공간 이동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영광 안으로 들어가셨음을 의미합니다.

 

이제 예수님께서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는 육신의 모습이 아니라, 어느 곳에서나 우리와 함께하실 수 있는 진정한 주님(Κύριος)’이 되신 것입니다.

 


 

하늘과 땅 사이, 드디어 연결되다

 

제자들에게 승천은 이별이 아닌 새로운 파견이었습니다. 작별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함께하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부활 직후에도 두려움에 문을 걸어 잠그고 도피했던 제자들이 세상 밖으로 나가 용기 있게 복음을 선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요?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바로, 주님의 이러한 약속이 승천을 통해 완성되었음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주님께서 이제 눈에 보이시지 않지만, 그전보다 훨씬 더 가깝게 자신들 곁에 계심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예수님의 승천은 하늘과 땅을 이어 주는 다리가 되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이제 우리가 어디에 있든, 어떤 처지에 있든 함께하실 수 있습니다.

 

제자들이 고통 속에서도 도피하지 않고 하늘나라의 영광을 미리 체험할 수 있었던 것은 승천하신 주님과 늘 동행했기 때문입니다.

 


 

도망치고 싶은 그 순간, 다시 만나는 희망

 

우리의 새로운 한 주간도 기쁜 일만 가득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예기치 못한 고통이 우리를 찾아와 숨어 버리고 싶을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 순간, 우리가 기억해야 할 단 하나의 진실이 있습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주님의 승천은 우리에게 이 희망을 보증합니다. 고통을 피하려 하기보다 그 고통의 한복판에 우리와 함께 서 계신 주님을 의식하며 살아갑시다.

 

그분께서는 지금 여기, 이 땅 위에서 하느님 나라를 이루어 가는 우리의 희망을 지켜 주십니다. 승천하신 주님과 함께, 고통조차 은총으로 바꾸어 가는 소중한 한 주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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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춘천교구 사제. 현재 교구장 비서 겸 사무국장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달리기를 좋아해 매일 아침 10km, 주말에는 30km정도를 달리며 마라톤 대회에도 참가합니다. 때로는 힘들지만, 그 고비를 넘어서면 ‘러너스 하이’라는 큰 기쁨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죽을 것 같이 힘든 순간’에도 곧 기쁨이 찾아오리라는 ‘희망’을 놓지 않으며 오늘도 기쁘게 달리며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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