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승천 대축일
오늘은 주님 승천 대축일입니다. 주님 부활 대축일 후 40일째 되는 날에 교회는 주님의 승천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는 사목적 이유로 부활 제7주일로 이동하여 경축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승천을 가시적 사건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들을 떠나 하늘로 올라가셨다.”(루카 24,51)
루카 복음서의 저자는 두 번째 작품인 사도행전의 시작에서도 다음과 같이 주님 승천 사건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오르셨는데, 구름에 감싸여 그들의 시야에서 사라지셨다.”(사도 1,9)
예수님의 승천은 단순히 ‘하늘’이라는 공간으로 이동하였음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성부 하느님에게서 오신 아들 성자가 사명을 완수하고 아버지께로 돌아가심을 의미합니다.
제2독서에서는 주님의 승천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에페 1,20-22). 바오로 사도에 따르면, 그리스도는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시어 하느님의 오른편에 앉으셨습니다. 이로써 그분은 모든 권세와 권능과 주권 위에, 현세와 내세에서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만물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신약 성경의 저자들은 주님의 승천 사건에 대한 증언을 통해 예수님께서 하늘에 오르시어 아버지와 함께 영광 중에 머무르시며, 제자들에게 성령을 보내어 위로부터의 신적 능력을 부여한다는 사실을 알려 줍니다.
이제 구원은 더 이상 이스라엘 백성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셨지만,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셨습니다. 죽음으로부터의 부활, 그리고 승천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파스카는 온 인류를 위한 구원 사건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더 이상 계시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에 슬퍼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뻐할 수 있습니다. 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후에 제자들은 경배하고 기뻐하며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하느님을 찬미하며 지냈다고 합니다(루카 24,52-53).
예수님의 승천 사건이 기쁨의 이유가 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예수님께서 떠나가시면 ‘약속하신 분’이 오실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약속하신 분을 기다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사도 1,5). 그분의 영을 통하여 하느님이 누구이신지 알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의 영은 마음의 눈을 밝혀 주시어 부르심으로 지니게 될 희망이 어떤 것인지, 그분께서 주실 영광이 얼마나 풍성한지, 그분의 힘이 얼마나 큰지 알게 해 줄 것입니다(2독서: 에페 1,17-19). 오늘 대축일 미사 감사송은 예수님 승천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희 머리요 으뜸으로 앞서가심은 비천한 인간의 신분을 떠나시려 함이 아니라, 당신 지체인 저희도 희망을 안고 뒤따르게 하심이옵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기도할 수 있습니다.
“머리이신 그리스도께서 영광스럽게 올라가신 하늘나라에 그 지체인 저희의 희망을 두게 하소서.”(본기도)
“죄와 죽음을 이기신 승리자”(감사송)로서 부활하시어 승천하시는 주님은 제자들을 ‘증인’으로 세우셨습니다. 성령의 힘을 받아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 그리고 땅 끝에 이르기까지 부활 사건을 증언하도록 요청하셨습니다.
예루살렘은 고통과 죽음, 시련과 아픔의 장소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쓸쓸하게, 그리고 처절하게 죽음을 맞이했던 곳입니다. 유다는 예수를 배신하였고, 다른 제자들은 십자가형에 처하게 된 예수님은 모른다고 부인하며 그를 버리고 도망쳤습니다. 예수님은 예루살렘, 그곳에서 새롭게 시작할 것을 요청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