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YD 조직위원장이신 정순택 대주교님께서는 가톨릭 청년만이 아니라 한국의 많은 청년이 2000년이 넘는 가톨릭의 놀라운 문화의 신앙의 유산을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가톨릭 박람회’가 열리기를 바라셨다. 이러한 이유로 조직위에서는 많은 청년이 모일 수 있는 대규모 공연장을 알아 보고 계약을 맺고자 했는데, 이 과정에서 ‘비非 가톨릭 국가’ 또는 ‘다종교 사회’라는 커다란 장벽을 만나게 되었다.
일단 공공장소에서의 행사는 문화, 예술, 체육 등 종교적 성격이 녹아 있지 않은 행사가 우선시되며, 종교는 마지막에 다뤄지거나 어느 특정 종교를 대상으로만 대관 자체가 불가하다는 이야기를 계속 듣게 되었다. 대관이 허락된다 해도, 종교적인 성격을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미사, 기도 행사는 할 수 없다는 것이 주요 공연장의 입장이었다.
또한, 이런 대규모 행사를 위해서는 이미 1년 전부터 대관 예약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날짜에 맞추어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난감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상황에서 내부적으로 조직위 사제들이 새롭게 바뀌게 되었고, 행사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단계에서도 제대로 소통이 되지 않아 작은 오해들이 쌓이면서 정말 어렵게 축제를 준비하게 되었다.
일단 대주교님께서 말씀하신 대규모 공연장에 펼쳐지는 가톨릭 박람회까지는 아니어도, 성소 주일에 많은 가톨릭 청년과 청소년이 온다는 점, 2025년 한국천주교회가 정한 ‘축성 생활의 해’를 기념하여 수도자들이 적극적으로 함께 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비신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간과 장소가 정해졌다.
시간은 2025년 5월 10일 토요일에서 성소 주일인 5월 11일 주일까지 이어지고, 장소는 혜화동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대신학교)과 동성중고등학교, 그리고 마로니에 공원 앞 ‘차 없는 거리’에서 펼쳐진다. 이 세 곳을 2027 서울 WYD가 추구하는 영적 가치인 ‘진리, 사랑, 평화’라는 이름으로 하나의 통일된 행사를 만들기로 결정하였다. 이 모든 과정에서 가톨릭평화방송의 미디어 본부장님과 피디님들이 큰 틀을 마련해 주셨고, 젊은이 기획단의 봉사자들이 머리를 모아 각 장소에 어울리는 전례, 체험, 공연 등의 프로그램들을 준비했다.
특별히 젊은이 기획단 봉사자들이 최종적으로 이 행사의 이름을 결정하는 자리에서 빛날 희凞, 기쁠 희喜, 바랄 희希 세 단어를 조합하여 ‘희희희’라는 제목을 만들었다. 그리고 ‘희희희’를 젊은이 감성에 맞추어 홍보할 예정이다. 물론 이 제목 아래, 세 곳에서 펼쳐지는 프로그램들은 각기 다른 이름으로 구체적인 성격들을 표현한다. 예를 들어, 축성 생활의 해를 맞이하여 수도자들이 만드는 공연의 이름은 ‘OSEYO’(Open Space Every YOung)로 모든 청년을 초대하고 환대한다는 의미 ‘오세요’를 담고 있다.
간략하게 이 행사의 핵심적인 사항들과 프로그램을 소개하고싶다. 먼저 축제의 성격을 분명하게 드러내기 위해 먼저 수녀님들과 수사님들, 그리고 청년들이 만드는 공연이 동성중고등학교 강당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이 공연에 이어 가톨릭 청년들이 자신의 신앙을 나누는 토크쇼와 함께 청년들을 위한 여러 단체를 소개하는 ‘코이노니아’가 이어진다. 이후 간단한 식사와 함께 장소를 가톨릭 교회의 심장이요, 사제 양성의 못자리인 신학교 운동장으로 옮겨가 WYD 총괄 코디네이터이신 이경상 주교님과 함께하는 신나는 토크쇼가 이어진다.
그리고 이번 축제의 가장 기대를 모으는 성체조배와 강복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전야 행사(Vigil)가 있다. 이 전야 행사는 WYD 본대회 때 교황님과 함께하는 밤샘 기도와 파견미사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물론 완전히 밤을 새기엔 어려움이 많아 밤 9시에서 11시까지만 신학교 운동장에 모셔진 성체 앞에서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다음 날인 5월 11일에 거행될 성소 주일 미사는 WYD의 폐막 미사를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렇게 주일 오전 미사가 끝나면, 동성중학교 운동장에서는 수녀님들과 수사님들이 준비하는 다양한 부스 체험, 동성중고등학교 강당에서 이어지는 공연, 가톨릭청소년회관 1층 로비와 소성당에서 평화를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상설 전시가, 그리고 혜화역 도로에서는 가톨릭 신자가 아닌 일반인들도 사랑의 가치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여러 부스 체험, 먹거리 그리고 피날레를 장식할 유명 가톨릭 신자들의 공연과 토크쇼가 마련될 예정이다.
‘희희희’는 어찌 보면 작은 행사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행사가 이루어지기 위해 준비 단계에서 우여곡절도 많았고 또 앞으로도 해결해야 할 일이 넘쳐난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청년들이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도 다른 청년들을 위해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봉헌하여 복음을 선포하려는 모습에 다시금 힘을 내보고자 한다. 정말, 준비하는 우리 청년들을 보시며 성경 말씀처럼 ‘하느님께서 보시니 참 좋지’ 않으실까?
5월 젊은이 축제 ‘희희희’ 기획회의 (촬영 이영제)
*WYD에 대한 다양한 소식은 이영제 신부의 블로그 ‘오다리 신부의 WYD 이야기(https://blog.naver.com/josephleeyj)’를 통해서도 접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