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3일이 축일인 루치아는 초대 교회의 위대한 동정 순교자이자 아가타 성녀, 아녜스 성녀, 체칠리아 성녀와 더불어 미사 통상문 중 성인들을 기억하는 감사송에 기록된 성인이다.
⚬ 이름: 루치아
⚬ 활동 시기: 314년
⚬ 신분: 동정 순교자
루치아는 ‘광명’, ‘빛’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순교로 교회의 영광을 더욱 빛나게 한 그녀에게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
하느님께 자신을 바친 루치아
루치아는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박해가 한창이던 시기에 시칠리아섬의 사라쿠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난 후, 루치아의 어머니 에우티키아는 딸의 안전을 위해 루치아를 귀족과 혼인시키기로 했다. 하지만 루치아는 이미 하느님께 몸을 바치겠다고 서원한 상태였다. 이에 그녀는 어머니에게 사실을 알리기보다는 하느님께 기도하며 조용히 때를 기다렸다. 어느 날, 어머니 에우티키아가 병에 걸렸고, 이웃들은 아가타 성녀의 무덤을 참배하면 병이 낫는다고 알려 주었다. 어머니와 함께 무덤에 간 루치아는 성녀의 도움을 청했고, 기적적으로 어머니의 병이 나았다. 그때 루치아는 어머니에게 자신이 하느님께 드린 서원을 털어놓았고, 어머니는 처음에는 놀랐지만 딸의 결정을 존중했다. 이후 루치아는 결혼 준비를 위한 재산을 모두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잔혹한 고문을 이겨 내며 걸어간 순교의 길
루치아를 취하려던 귀족은 이 소식에 분개하며 그녀를 관리에서 팔아넘겼다. 관리는 신앙을 포기하지 않는 그녀를 굴복시키기 위해 매춘부 소굴로 끌고 가게 했다. 그러나 루치아의 몸이 무거워지며 장정들과 소를 동원해도 그녀를 움직일 수 없었다. 이에 관리는 루치아를 불에 태워 죽이려고 했으나 불 속에서도 그녀는 타지 않았다. 루치아는 눈알이 뽑히는 형벌도 받았는데, 이런 이유로 성화에서 루치아는 순교의 상징인 종려나무 가지나 칼을 들고 다른 손으로는 자신의 두 눈알이 담긴 쟁반을 든 모습으로 주로 표현된다. 루치아에게 해를 가할 수 없었던 관리는 마침내 루치아를 칼로 쳐 죽이게 했고, 그렇게 그녀는 그토록 사랑하던 하느님 곁으로 간다. 사실 루치아가 귀족과 결혼했다면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누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녀는 하느님께 한 서원을 기억하며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하느님께 바쳤다. 우리도 편안한 삶을 찾으려고 애쓰기보다는, 루치아 성녀처럼 우리가 가진 것을 하느님께 바치며 그분 안에서 성실하게 살아가도록 노력해 보자.
* 이 콘텐츠는 《가톨릭 성인전》 일부를 재구성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