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보가 본 것, 필립보가 보지 못한 것

성경 이야기

필립보가 본 것, 필립보가 보지 못한 것

그가 그분을 만난 뒤로 - 신앙의 거울, 필립보 사도(1)

 

🔎‘본다는 것은 눈으로 보는 일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누구이신지를 알아보는 일입니다.

🙍‍♂️필립보는 예수님 곁에 있으면서도 흔들리는 신앙의 모습을 보여 줍니다.

✔️완성되지 않은 신앙인 필립보의 이야기 안에서 지금 우리의 자리를 돌아보세요

 


 

참된 봄see’이란

 

우리는 바로 이전 편 참된 see’에 대해 살펴보았다. 참된 봄이란 단순히 시각적으로 무엇인가를 인식하는 차원을 넘어, 예수님께서 누구이신지를 참으로 알아 뵙고 이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이다. 요한 복음서에는 예수님을 마주한 수많은 이들이 등장하는데, 그 앞에서 보이는 반응은 다양하다. 그분을 처음 만난 뒤로 어떤 이들은 그분을 더욱 올바르게 보게 되는 반면, 어떤 이들은 그분을 잘못 보고 오히려 그분과 멀어지기도 한다. 우리는 그분을 만난 뒤 그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필립보 사도의 이야기에서도 see’의 주제가 중요하게 드러난다. 주님을 처음 뵙고 나타나엘에게 와서 보시오.”라고 초대했던 필립보는(요한 1,46),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만찬 장면에서는 주님께 직접 하느님을 보여 달라고 청한다(요한 14,8). “으로 시작해서 으로 마무리되는 셈이다. 그는 예수님을 처음 뵌 뒤로 어떤 신앙의 길을 걸었을까? 우리가 그의 이야기에서 묵상할 수 있는 참된 봄은 무엇일까?

 


 

필립보의 신앙

 

필립보는 특별히 요한 복음서에서 역할이 두드러지는 사도이다. 공관 복음서에서는 그가 단 한 차례씩만 언급되는데, 모두 열두 사도 목록에서만 언급된다(마태 10,3; 마르 3,18; 루카 6,14). 이와 관련하여 요한 복음서가 필립보 사도에게 두는 비중에 관한 놀라운 사실은, 그가 베드로 사도(39번 언급)를 제외하면 사도들 가운데 사실상 복음서에서 두 번째로 많이 언급된다는 점이다(12번 언급). 이것이 더욱 놀라운 이유는 필립보가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5번 언급)보다도 더 많이 언급되기 때문이다.

 

그는 요한 복음서에서 무려 네 번이나 등장하는데, 처음에는 나타나엘을 예수님께 인도하고(요한 1,43-46), 두 번째는 수많은 군중을 먹일 빵을 어디서 살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예수님께 받으며(요한 6,1-5), 세 번째는 예루살렘을 방문한 그리스인들을 예수님께 안내하고(요한 12,20-26), 마지막으로는 예수님의 고별 담화에서, 하느님을 직접 뵙게 해 달라고 예수님께 청한다(요한 14,7-11). 여기에서 처음 세 장면에는 안드레아와 함께 언급되고(요한 1,44; 6,8-9; 12,22), 마지막 장면에서는 홀로 등장한다.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필립보가 이 네 번의 등장 가운데, 첫 번째와 세 번째 등장에서는 사람들을 예수님께 이끄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반면, 두 번째와 네 번째 등장에서는 군중을 먹이는 문제 앞에서 예수님의 시험이 담긴 질문에 인간적인 사고로 접근하는 한계를 보인다는 것이다. 군중을 먹이는 문제 앞에서 필립보는, 예수님을 눈앞에서 뵙고 있으면서도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가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걱정하거나(요한 6,9), 예수님을 눈앞에 모시고도 하느님을 보여 달라는 청을 드리는 등(요한 14,8) 믿음에 있어 미완성의 모습을 보인다. 이처럼 필립보는 세례를 받아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났지만, 때로는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때로는 인간적인 나약함으로 신앙을 온전히 지켜 나가지 못하는 오늘날 신앙인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서두에서 밝혔듯이, 필립보의 이야기에서 보다라는 행위는 중요한 주제인데, 이는 이 동사가 다음과 같이 공통적으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분명해진다.

 

나타나엘을 예수님께 인도할 때

와서 보시오.”(요한 1,46)

그리스인들이 필립보에게 주님을 뵙고 싶다고 청할 때

그들은 갈릴래아의 벳사이다 출신 필립보에게 다가가, “선생님, 예수님을 뵙고 싶습니다.” 하고 청하였다.”(요한 12,21)

예수님께 하느님을 보여 주십사 청할 때

주님,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저희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하겠습니다.”(요한 14,8)

필립보의 청에 대한 예수님의 응답

나를 사람은 곧 아버지를 것이다. 그런데 너는 어찌하여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하느냐?”(요한 14,9)

 

주님,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그것으로 충분하겠습니다.(요한 14,8)

 

비록 인간적인 부족함이 묻어나는 청이지만, 주님을 온전히 뵙고자 했던 그의 마음만큼은, 요한 복음서 9장의 태생 소경과 닮아 있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그가 이 청을 이제부터 너희는 그분을 아는 것이고, 또 그분을 이미 뵌 것이다.”(요한 14,7)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이후에 드렸다는 것이다.

 

 


 

필립보의 첫 번째 등장, 예수님과의 만남

 

이튿날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에 가기로 작정하셨다. 그때에 필립보를 만나시자 그에게 나를 따라라.’ 하고 이르셨다.

필립보는 안드레아와 베드로의 고향인 벳사이다 출신이었다.

이 필립보가 나타나엘을 만나 말하였다. ‘우리는 모세가 율법에 기록하고 예언자들도 기록한 분을 만났소. 나자렛 출신으로 요셉의 아들 예수라는 분이시오.’

나타나엘은 필립보에게,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 하였다. 그러자 필립보가 나타나엘에게 와서 보시오.’ 하고 말하였다.”(요한 1,43-46)

 

우리가 처음 필립보를 만나는 장면은 예수님께서 공생활 초기에 제자들을 부르실 때이다(요한 1,35-51). 이 부분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필립보의 신원에 관한 유일한 정보는 그가 벳사이다 출신이라는 사실이다(요한 1,44).

 

벳사이다는 갈릴래아 호수 북동쪽, 데카폴리스와의 경계 근처에 위치한 도시로, 베드로의 경우에서처럼 어업을 생업으로 삼은 이들이 많았다. 따라서 그 또한 어부이거나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이였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우리말 성경에서 첫 제자들’(요한 1,35-42)필립보와 나타나엘을 부르시다’(요한 1,43-51)라고 소제목이 붙은 이 부분은 다음과 같은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 요한 세례자 → 안드레아와 다른 제자를 예수님께 인도 → 안드레아가 베드로를 예수님께 인도
  • (이튿날) 예수님 → 필립보를 발견하고 부르심 → 필립보가 나타나엘을 예수님께 인도

 

필립보가 등장하는 부분에서 우리는 세 가지 만남을 발견한다. 먼저 예수님께서 필립보를 만나시고’, 필립보가 나타나엘을 만났으며’, 이어서 필립보는 나타나엘에게 우리는 모세가 율법에 기록하고 예언자들도 기록한 분을 만났소.’”라고 이야기한다.

 

희랍어 원문에는 이 모든 표현이 발견하다(에우리스코ερσκω)라는 같은 동사로 나타난다. 니코데모 편에서 시작하여 지금까지 살펴본 여러 요한 복음서 본문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요한 복음서는 표현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사용하며 단어 하나도 결코 허투루 선택하지 않는다.

 

이러한 신비로운 일치는 다음 내용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요한 1,46)

 

필립보는 예수님에 대해 의심하던 나타나엘을 초대한다.

 

와서 보시오.”(요한 1,46)

 

이는 예수님께서 전날 첫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인 와서 보아라.”(요한 1,39)와도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 필립보가 예수님을 처음 마주했을 때부터, 그 안에는 예수님을 따를 잠재력이 충만했음을 암시하는 것일까?

 


 

*다음 화에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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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인천교구 사제. 현재 로마에서 성경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성경에 담긴 메시지를 연구하는 것이 제 주된 일이지만, 그것을 넘어 교회 안에는 세속에서 찾을 수 없는 사랑과 배려가 존재한다는 것을 가능한, 많은 이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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