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동원 신부 “성덕을 향한 우리의 여정에 작은 길잡이가 되어 주기를”

가톨릭 예술

[인터뷰] 조동원 신부 “성덕을 향한 우리의 여정에 작은 길잡이가 되어 주기를”

키링북 《안녕! 카를로 아쿠티스》를 세상에 내놓기까지

2026.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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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태어나 2006년 선종하고, 2025년 성인품에 오른 한 소년이 있습니다. 바로 카를로 아쿠티스입니다. ‘밀레니얼 세대의 첫 성인’으로 불리는 그는 오늘날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성화의 길을 걸어갈 수 있다는 영감을 전하고 있습니다.

 

《안녕! 카를로 아쿠티스》를 번역한 조동원 신부가 책을 옮기며 만난 카를로의 모습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만나 보세요.

 



 

신부님, 안녕하세요. 《안녕! 카를로 아쿠티스》가 드디어 독자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출간 소식을 처음 들으셨을 때 어떤 마음이 드셨나요?

 

기뻤습니다. 한편으로는 조금 두려운 마음도 들었고요. 제가 이름을 걸고 첫 번째로 번역하는 책이거든요. 부족한 번역 때문에 성인이나 독자분들께 누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습니다.

 


 

이 책은 카를로 아쿠티스의 삶을 40일 동안 한 편씩 읽으며 만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번역하시면서 특히 오래 마음에 남았던 날이나 이야기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그 이야기가 특별히 마음에 남은 이유도 궁금합니다.

 

각각의 이야기가 다 마음에 남아 무엇을 골라야 할지 모르겠네요. 성체성사에 대한 이야기, 성모님이나 수호천사 이야기, 몸과 마음의 순결에 대한 이야기 등이 가장 인상 깊게 다가왔습니다. 오늘날 한국의 젊은 신자들이 종종 잊고 지내는 이야기니까요. 소박하지만 꾸밈이 없는 카를로의 생각과 체험이 이 땅의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깊이 다가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자 후기에서 “평범한 일상을 어떻게 비범하게, 즉 믿음과 희망과 사랑으로 충실히 살아갈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던지시면서 카를로 아쿠티스가 그 길을 보여 주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신부님께서 생각하시는 카를로의 ‘평범하지만 비범한’ 삶은 어떤 모습인가요?

 

이런 기도문이 있습니다.

 

“큰 일을 기다려서 사랑을 실천할 것이 아니라, 작은 일에서부터 사랑을 실천하게 하소서.”

 

앞선 질문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 책이 전해 주는 카를로의 생각과 말, 체험은 소박하고 꾸밈이 없습니다. 어렵고 심오하거나 누군가에게 부담을 주지 않지요. 그런 점에서 카를로의 삶은 ‘평범’합니다. 그러나 그 ‘평범한 삶’의 작은 순간들을 카를로는 누구보다 큰 믿음과 희망, 사랑으로 살아냈어요. 카를로가 실천한 것은 누구라도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매 순간 그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을 찾기는 참 어렵지요. 그런 점에서 카를로는 평범한 삶을 비범하게 살아낸 성인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카를로 아쿠티스의 삶은 특별한 사람만이 따라 할 수 있는 ‘거룩한 삶’이라기보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상을 충실하게 살아간 모습으로도 읽힙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자신의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작은 신앙의 실천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너무나 많습니다. 가난하고 약한 이들에 대한 자비와 돌봄을 실천하는 일, 아주 작은 일에서 조용히 그리고 기꺼이 희생하는 것,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에 감사하고 그것들을 아낄 줄 아는 것…….

 


 

번역하시면서 카를로 아쿠티스의 삶을 이전과는 다르게 바라보게 된 부분이 있었을까요? 역자로서 책을 옮기는 과정에서 새롭게 발견한 카를로의 모습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카를로에 대한 책을 여러 권 읽었고, 특별히 성인의 어머니가 쓴 책을 인상 깊게 봤습니다. 이 책은 그렇게 앞서 쓰인 책들의 여러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그래서 ‘새롭게’ 발견한 성인의 모습은 없지만, ‘새삼’ 깊은 인상을 받은 부분은 있지요. 카를로가 선종 전에 남긴 말이에요.

 

“나는 평온하게 죽는다. 하느님께서 기뻐하시지 않는 일에 단 한 순간도 낭비하지 않고 살았기 때문이다.”

 

삶의 매 순간을, 그것이 크든 작든, 사랑으로 살아낸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카를로가 우리 각자에게 남긴 가장 큰 메시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를로 아쿠티스는 신앙뿐 아니라 친구 관계, 가족과의 시간, 공부, 인터넷 등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의 다양한 모습을 통해 자신의 믿음을 드러냈습니다. 신부님께서는 그중 어떤 모습에서 카를로의 매력을 가장 크게 느끼셨나요?

 

모든 면에서지요. 어떤 한 부분을 특정할 수 없을 정도로, 카를로의 삶은 제게 커다란 빛과 모범으로 다가왔습니다. 그중에서 굳이 한 가지를 고르자면, 카를로가 컴퓨터에 대한 자신의 뛰어난 재능을 하느님과 이웃을 위한 봉사에 온전히 사용했던 것. 그것이 제게 말할 수 없이 커다란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카를로 아쿠티스는 오늘날의 청소년·청년들과 같은 시대를 살았고, 인터넷과 게임, 친구 관계처럼 지금의 독자들에게도 익숙한 일상을 보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의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카를로의 이야기가 어떤 의미로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아주 커다란, 그리고 중요한 의미로 다가갈 수 있다고 봅니다. 흔히 오늘날의 청소년과 청년들을 ‘디지털 세대’ 또는 ‘인터넷 세대’라고 부릅니다. 이제는 AI의 발전과 더불어 ‘AI 세대’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인간이 만든 새로운 문명은 동시에 인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도 하고, 그 변화는 특히 젊은이들에게 크게 다가갑니다.

 

카를로는 이 변화가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것이 되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몸소 보여 주었습니다. 단지 말로만 떠드는 것이 아니라, 짧지만 결코 짧지 않은 그 삶으로 보여 주었죠. 저는 이 땅의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이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들과 비슷한 또래의 한 청소년이 이런 삶을 살아냈다는 것. 그것이 한국의 청소년과 청년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면 좋겠습니다.

 


 

세계청년대회(WYD)를 앞두고 이 책을 읽게 될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처음부터 40일 동안 천천히 읽어도 좋고, 마음이 가는 부분부터 펼쳐 읽어도 좋을 텐데요. 신부님께서는 독자들이 이 책을 어떻게 만나 보기를 권하고 싶으신가요?

 

짧은 책이니 처음부터 찬찬히 읽어도 좋지만, 마음이 가는 부분부터 펼쳐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렇게 어느 한 곳에서 깊은 인상을 받게 되면, 다른 부분에 대한 궁금함이 생기거든요. 편안하게 부담 없이 ‘나와 비슷한 또래였던’ 성인의 삶의 한 자락을 들여다본다고 생각하고 이 책을 만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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