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으로 다시 태어나는 ‘평화의 공동체’

성경 이야기

성령으로 다시 태어나는 ‘평화의 공동체’

성령 강림 대축일│연민과 미소로 ‘함께’ 살아가는 신앙의 길

2026. 0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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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히 묵상해 봅시다.

 

  • 내 일상 안에서 성령의 숨결을 느낀 순간은 언제였나요?
  • 나는 성령을 특별한 순간에서만 찾고 있지는 않나요?
  • 나는 누구와 함께 살아가며, ‘하느님의 사랑을 발견하고 있나요?

 


 

성령, 이미 우리 안에 들어와 계신 숨

 

성령에 대해 흔히 하는 오해 중 하나는, 성령을 어떤 특별한 은총이나 초자연적인 특권으로만 한정 짓는 것입니다. 그래서 특정 세미나에 참석해 홀로 충만함을 느끼는 것만이 성령 체험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성령의 은총은 우리 모두에게 이미 주어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성령께서는 무엇이실까요?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성령께서는 교회를 교회답게, 신앙인을 신앙인답게 살아가게 하시는 힘이십니다.

 


 

예수님의 숨, 인생이 바뀌었다?

 

오늘 복음에서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숨을 불어넣으시며성령을 주십니다. 여기서 숨을 불어넣는다.’라는 의미인 그리스어 ‘엠퓌사오(μφυσάω)는 창세기에서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실 때 사용된 단어입니다.

 

첫 창조 때 흙에 생명을 불어넣으셨듯이, 이제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성령을 주심으로써 새로운 창조를 이루십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나고, 사명을 수행할 힘을 얻는 원천이 바로 이 성령이십니다.

 

성령에 힘입지 않고서는 아무도 예수님은 주님이시다. 할 수 없습니다.”(1코린 12,3)

 

바오로 사도의 이 말처럼, 성령의 힘 없이는 누구도 예수님은 주님이시다.”라고 고백할 수 없습니다.

 


 

신앙의 사는 맛’, 어디에서 발견하나요?

 

성령께서는 우리 신앙인의 삶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들어 주십니다. 사실 인간은 누구나 무엇 때문에, 이 맛에 산다.”라고 말할 수 있는 가치를 붙들고 살아갑니다. 그 가치가 삶을 풍요롭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신앙인에게 사는 맛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그것은 2,000년 전의 역사적 인물이나 추상적인 전지전능함을 붙드는 데 있지 않습니다. 바로 내 곁에서 함께 웃고 우는 가족과 이웃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발견하는 데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성령께서는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분명하게 드러내 주십니다. 만약 우리에게 하느님의 사랑이 빠져 버린다면, 교회는 그저 좋은 일을 하는 봉사 단체에 불과하고, 가르침만 남은 채 살아 계신 예수님께서는 사라지실 것입니다.

 


 

파라클레토스’, 우리 곁에 머무르시는 분

 

신앙인은 우리 곁에 살아 계신 성령과 함께 숨 쉬며, 함께하시는그분의 사랑을 붙들고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성령을 파라클레토스(παράκλητος)’, 옆에 있도록 불린 이라고 부릅니다.

 

성령께서는 우리가 예수님의 가르침을 기억하도록 도와주시고, 삶의 문제를 헤쳐 나갈 지혜를 주십니다. 신앙생활은 내 능력을 키워 완벽한 도덕군자가 되는 훈련 과정이 아닙니다. 오히려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곁에 계신 성령의 힘에 의지해 한 걸음씩 내디뎌 가는 과정입니다.

 


 

같지 않아도 하나가 되는 이유

 

성령께서는 우리에게 하나의 고정된 삶의 모델을 강요하시지 않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가르침처럼 은사와 직분, 활동은 여러 가지지만, 그 다양성 안에서 우리를 하나로 일치시키시는 분이 바로 성령이십니다(1코린 12,4-6 참조).

 

백 명이 모였다고 해서 저절로 하나의 공동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하나라는 명분 아래 획일화된 일치가 강요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성령께서 계신 곳은 다릅니다. 성령께서는 각기 다른 색깔을 지닌 이들이 저마다의 고유한 품위를 지키면서도 서로를 향해 함께함을 깨닫게 하십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지금, 함께하시는 하느님

 

성령의 교회를 만드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바로 이웃과 공동체를 지그시 미소 지으며 바라보는 연민을 지니는 것입니다.

 

이렇게 살아야 해!”라는 강요 대신,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며 곁을 지켜 줄 때, 성령께서는 그 연민 안에서 참된 일치를 이루어 주십니다. 어느 것 하나 고귀하지 않은 삶이 없음을, 모든 삶이 눈물겹도록 아름답다는 사실을 발견할 때, 우리는 하느님 나라의 평화를 체험하게 됩니다.

 

결국 성령께서는 하느님의 함께 계심그 자체이십니다. 이번 한 주간, 우리가 숨 쉬는 모든 순간에 하느님의 영께서 함께하고 계심을 기억합시다.

 

나 홀로의 영광이 아니라, 이웃과 더불어 누리는 평화의 길로 우리를 초대하시는 예수님의 약속을 마음 깊이 새기기를 바랍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요한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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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춘천교구 사제. 현재 교구장 비서 겸 사무국장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달리기를 좋아해 매일 아침 10km, 주말에는 30km정도를 달리며 마라톤 대회에도 참가합니다. 때로는 힘들지만, 그 고비를 넘어서면 ‘러너스 하이’라는 큰 기쁨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죽을 것 같이 힘든 순간’에도 곧 기쁨이 찾아오리라는 ‘희망’을 놓지 않으며 오늘도 기쁘게 달리며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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