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 없이 시작해요, 묵주 기도

영성과 신심

부담 없이 시작해요, 묵주 기도

일상의 작은 틈에 기도 한 단을 더하는 법

2026. 10.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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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묵주를 손에 쥐고”

 

10월 묵주 기도 성월을 맞아, 묵주 기도가 우리 삶에 건네는 위로와 이끄심을 돌아봅니다.

 

묵주 기도는 꼭 따로 시간을 내야만 하는 기도는 아닙니다. 출근길이나 산책길, 잠들기 전처럼 일상의 작은 틈에서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일상 속 작은 틈에서 묵주 기도를 이어 가는 방법과 이야기를 만나 봅시다.

 


 

“묵주 기도를 하면 뭐가 좋을까?”

“묵주 기도를 시작하는 게 어려워요.”

 

묵주 기도를 처음 시작하려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질문과 고민을 하게 됩니다. 매일 기도해야 한다는 부담과 적지 않은 기도 시간 때문에 선뜻 묵주를 손에 들지 못하기도 합니다. 짧은 릴스와 쇼츠를 보다 보면 어느새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가는데도 말입니다.

 

그러나 묵주 기도는 생각보다 훨씬 소박하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꼭 조용한 성당이나 기도방에 앉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온 마음과 정신을 집중해서 바쳐야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묵주 기도를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을까요? 지금부터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묵주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최근 본당 청년들에게 평소 묵주 기도를 ‘언제, 어디에서’ 바치는지 물어보았습니다. 그 결과 예상보다 다양한 시간과 장소에서 묵주 기도를 바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청년은 얼마 전 오션월드에 다녀오는 셔틀버스 안에서 묵주 기도를 했다고 합니다. 5단 묵주가 없어 평소 차고 다니던 묵주 팔찌로 기도를 바쳤다고 합니다.

 

또 어떤 청년은 운전할 때 손에 묵주를 쥔 채 기도한다고 합니다. 가끔은 분노를 유발하는 운전자를 위해 기도해 준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또 다른 청년에게는 정신없는 출근길이 묵주 기도 시간입니다. 출근하며 묵주를 손에 쥐고 하루를 하느님께 봉헌한다고 합니다.

 

저도 이와 비슷합니다. 외출할 때면 손에 묵주를 쥐고 나갑니다. 제 사제관 문에는 제가 애용하는 묵주 하나가 늘 걸려 있습니다. 

  사진ⓒ 이현우

 

점심을 먹고 소화도 시킬 겸 산책하며 묵주 기도를 하기도 합니다. 가끔은 버스나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대신 묵주를 손에 쥐어 보기도 합니다. 묵주 기도를 바치는 동시에 ‘디지털 디톡스’를 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지요. 물론 저 역시 릴스의 유혹을 이기기는 쉽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이미 묵주 기도에 익숙한 분들에게 더 쉽게 와닿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묵주 기도가 처음이거나 꾸준히 실천하기 어려운 분들에게는 오히려 다음 말이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기도는 운동과 조금 비슷합니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운동하면 금세 지치듯이, 묵주 기도도 처음에는 내가 부담스럽지 않은 정도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여러분께 제안하고 싶은 방법은 ‘이미 하고 있는 행동에 묵주 기도 1단 덧붙이기’입니다. 습관 형성에 관한 책에서도 흔히 소개되는 방식이지요.

 

예를 들어 아침마다 커피를 마신다면, 커피를 마신 뒤 짧게 묵주 기도 1단을 바쳐 보는 것입니다. 출근하려고 집을 나설 때 묵주를 챙겨 역까지 가는 동안 1단을 바쳐 볼 수도 있습니다. 저처럼 산책을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1단을 바쳐도 좋습니다.

 

이렇게 하면 ‘기도해야지’ 하고 따로 마음먹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기도할 수 있습니다. 출근하면서 기도하고, 산책하면서 기도하고, 이동하면서 기도하는 것이지요. 일상 속에서 반복적으로 생기는 짧은 틈에 기도의 시간을 넣는 것입니다.

 


 

잠들기 전 1단이라도

 

특별히 저만의 묵주 기도 꿀팁도 하나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실 저는 그날 묵주 기도를 바치지 못했을 때면 침대에 누워 묵주 기도를 하곤 합니다. 성모님과 함께 묵주 기도를 바치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보통 1단이나 2단쯤 바치고 나면 잠이 들곤 합니다. 누군가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묵주 기도를 바치다가 잠들면 남은 단은 성모님께서 대신 바쳐 주신다.”

 

물론 이 말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겠지만, 저는 이 이야기가 참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완벽하게 끝내지 못했다고 해서 기도를 실패한 것은 아니라는 위로처럼 들리기 때문입니다.

 

사진ⓒ 이현우

 


 

‘머무는 법’을 배우는 시간

 

묵주 기도의 아름다움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묵주 기도는 특별한 시간이나 장소에서만 할 수 있는 기도가 아닙니다. 많은 말을 덧붙여 기도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반드시 완벽하게 끝내야만 하는 기도도 아닙니다. 그저 묵주를 손에 쥐고 성모님과 함께 예수님을 바라보면 되는 단순한 기도입니다.

 

어쩌면 묵주 기도는 우리가 기도를 ‘잘하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 아니라, 하느님 안에 ‘머무는 법’을 배워 가는 시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묵주 기도가 조금씩 익숙해지다 보면, 자신이 바치는 신비를 찬찬히 묵상할 여유도 생기고, 예수님의 삶을 성모님과 함께 바라보는 기쁨도 알게 될 것입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이 부담 없이 묵주를 손에 들고, 묵주 기도의 맛을 조금씩 알아 가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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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인천교구 사제. 서운동성당에서 보좌 신부로 사목하고 있습니다. 제 서품 성구는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요한 21,17)입니다. 앞으로 사제로 살아가면서 예수님의 질문에 “주님, 제가 당신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는 알고 계십니다!”라고 고백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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