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도 돌봄이 필요할까요?”

영성과 신심

“내 마음도 돌봄이 필요할까요?”

지친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을 돌아보는 자기 돌봄 피정

2026. 0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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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줄로 요약했어요

  • 자기 돌봄은 나 자신, 이웃, 하느님과의 관계를 돌아보는 것입니다.
  • 상처와 집착을 주님께 맡길 때, 우리 마음이 치유되고 자유로워집니다.
  • 주님은 우리의 관계를 회복시키고 우리를 새롭게 하시는 분입니다

 


 

시작 기도로 시편 85절 말씀을 듣겠습니다.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억해 주십니까?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아 주십니까?”(시편 8,5)

 

이번 피정의 주제는 자기 돌봄입니다. 피정은 돌봄의 시간입니다. 분주한 마음을 가다듬고, 자신을 돌보는 시간입니다. 지친 나의 몸과 마음, 영혼을 말입니다. 물론 우리를 돌보시는 분은 주님이십니다. 그러나 돌봄이 필요한 자기 자신을 마주하는 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돌보는 사람도 돌봄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자기 자신보다 남을 돌보는 데 마음을 쏟으며 분주하게 살아오지 않았나요? 나에게 돌보도록 맡겨진 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만약 내가 돌보지 않았다면 나의 집은, 나의 가정은, 나의 가족들의 삶은,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런데 정작 나의 영혼은 어떻게 잘 돌보며 살아왔나요? 또한 나를 돌보시는 하느님의 손길을 의식하며 살아왔나요?

 

피정에서 자기 돌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 보면, 대부분의 참가자는 자기 돌봄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였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자신을 돌보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도 인정하였습니다. 자녀를 둔 부모들의 경우, 자녀를 돌보기 위해 정신없이 지냈지만, 정작 자기 영혼은 돌보지 못한 채 지치고 힘겹게 살아왔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자녀들을 돌보는 데 모든 것을 내주신 돌아가신 부모님의 삶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습니다.

 

수녀님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수도자로서 타인을 돌보고 돕는 일이 너무도 당연한 일이기에, 정작 자신이 상처 입고 돌봄이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잊거나 때로는 외면하며 살아왔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그리고 다른 이를 더 잘 돌보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 또한 돌보아야 함을 절실히 공감하며, 자기 돌봄의 피정 시간이 참으로 필요하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하느님을 아빠라고 부른다는 것

 

자기 돌봄은 자신이 맺어 온 다양한 관계를 돌보는 일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살아오며 맺어 온 관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가족과 지인 등 타인과 맺는 대인관계뿐 아니라, 나 자신과 맺는 관계도 있습니다. 내가 하는 일, 내 삶의 계획, 나의 몸과 마음과 맺는 관계가 그것입니다. 그리고 신앙인으로서 하느님과 맺는 관계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모든 일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관계의 돌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마르 14,36; 로마 8,15; 갈라 4,6 참조)라고 부르는 관계로 우리를 초대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소중하고 고귀한 존재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느님과의 관계를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또한 타인 역시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존재이며, 같은 아버지를 둔 소중한 형제요 자매임을 일깨워 주셨습니다.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마태 12,50)

 


 

하느님을 어떻게 느끼고 있나요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서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을 보시니 참 좋았던’(창세 1,31 참조) 창조 질서를 회복하시기 위해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죄와 악, 그리고 몸과 마음의 상처로 인해 꼬이고 얽히고 끊어지고 뒤틀린 관계를 바로잡기 위해서입니다.

 

이제 우리 자신에게 돌아와 봅니다. 우리가 하느님과 맺는 관계는 어떠한가요? 우리는 예수님께서 알려주신 것처럼,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며 느끼는 든든함, 포근함, 안도감과 자랑스러움을 갖고 하느님을 대하나요? 하느님을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고 보살펴 주시며, 영원히 우리와 함께하시고 끝까지 지켜 주실 분으로 여기고 있나요? 아니면 저 먼 하늘 위에서 우리를 내려다보시는 분, 혹은 먼 훗날 죽은 뒤에나 만날 분으로 여기며, 우리가 한 일에 따라 판결을 내리시는 두려운 심판관처럼 여기고 있나요?

 


 

마음속에 남아 있는 얼굴들

 

우리는 이웃을 어떻게 대하고 있습니까? 내가 관계를 맺어 온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나의 마음속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공감해 주며 나의 편이 되어 나를 지지해 준 사람이 있었나요? 반대로 나에게 괴로움과 상처를 준 사람은 누구였나요? 그들의 어떤 모습이 나를 가장 힘들게 했나요?

 

우리 마음은 수많은 감정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중 많은 것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채 우리 마음 깊은 곳에 남아 우리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망하지 맙시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이러한 마음을 잘 아시며, 분명 우리의 마음속 깊은 상처까지 치유해 주실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마음을 열고 그분께 말씀을 건네는 것입니다. 놀라운 사실은, 내가 겪는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그것과 거리를 둘 수 있고, 이미 그 어려움을 넘어서는 길 위에 서게 된다는 것입니다.

 


 

열고 놓아야 보이는 것들

 

오늘 피정을 통해 주님께서는 우리와 함께하시며, 그동안 우리가 맺어 온 관계들을 치유하고 회복시키고자 하십니다. 이 시간을 계기로 그동안 겪은 어려움과 상처를 돌아보며, 우리 안에 오시는 주님께 우리 마음을 열어 드립시다. 분명 주님께서는 착한 사마리아인처럼(루카 10,29-37 참조) 한걸음에 달려오시어, 우리의 상처 입은 마음을 어루만져 주시고, 묶인 매듭을 풀어 주시며, 치유해 주실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속 근심과 걱정, 괴로움과 어려움, 상처 등 모든 것을 주님께 맡겨 드립시다. 주님께서 그것들을 해결해 주시도록 청합시다. 어쩌면 가장 큰 문제는 집착하는 나 자신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깨달을 때, 실은 아무 문제도 없었음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마음을 달리하면 모든 것이 새롭게 보인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우리는 진정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 묵상하기

베드로 157절 말씀을 읽고, 다음 물음에 답해 봅시다.

 

1. 주님께서 나를 돌보고 계심을 의식하고 있나요?

2. 내가 맺어 온 관계 중에서,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어떤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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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수원교구 사제. 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이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 총무를 맡고 있습니다. 축구와 글쓰기를 즐기며, 교회 쇄신과 시노달리타스 구현, 젊은이에게 신앙을 전하는 일, 희망의 신학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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