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남긴 마지막 메시지

영성과 신심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긴 마지막 메시지

프란치스코 교황이 마지막까지 강조한 '희망'

2025. 0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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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21일, '하느님의 종'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하셨습니다. 지난 4월 20일 주님 부활 대축일, 교황님께서 남기신 마지막 메시지를 함께 나누며 그분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무덤 밖에 계십니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무덤을 막았던 돌이 치워져 있는 것을 보고 베드로와 요한에게 알리러 달려갔습니다. 이 놀라운 소식을 들은 두 제자도 밖으로 나가서, 복음이 전하는 것처럼 두 사람이 함께 달렸습니다(요한 20,4 참조). 주님 부활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모두 달리고 있습니다! 걱정에서 비롯된 달리는모습은 다른 한편으로 제자들이 예수님을 찾고자 하는 간절한 열망과 내적 마음가짐을 드러냅니다. 실로 예수님께서는 죽음에서 부활하셨기에 더 이상 무덤에 계시지 않습니다. 우리는 다른 곳에서 그분을 찾아야 합니다.

 

이것이 부활의 선포입니다. 우리는 그분을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부활하셨고, 살아 계십니다! 우리는 적극적으로 부단하게 그분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고, 그분을 찾으러 나가야 합니다. 무덤이 아닌 모든 곳에서 그분을 찾아야 합니다.

 

그분께서 죽음에서 부활하셨기에 이제 어디에나 계시고 우리 가운데 머무르시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우리 인생 여정 속 가장 평범하고 예상치 못한 상황과 관계 속에 숨어 계시면서 당신을 드러내십니다. 그분께서는 살아 계시며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눈물을 흘리시고, 우리 각자가 베푸는 작은 사랑의 행위를 통해 삶의 아름다움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십니다.

 

이처럼 부활 신앙은 부활하신 주님과의 만남으로 우리를 이끌고 우리 삶 안에 그분을 모시도록 준비시킵니다. 부활은 우리를 끊임없이 움직이게 하고, 우리에게 부활의 눈을 열어주어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게합니다. 우리는 그 눈으로 우리는 살아 계신 예수님을 만나게 됩니다. 그분께서는 오늘도 당신을 드러내시는 하느님, 우리 가운데 현존하시는 하느님,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우리보다 앞서 가시며 우리를 놀라게 하시는 하느님이십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이것이 우리 삶의 가장 큰 희망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께 의지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죽음을 이기셨고, 우리의 어둠을 이기시며, 세상의 암흑을 이기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그분과 함께 영원한 기쁨 속에 살게 하실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의 말씀처럼, 우리도 이 목표를 향해 달리며 뒤에 있는 것은 잊고 그리스도를 만나기 위해 앞에 있는 것을 생각하며 나아갑시다(필리 3,12-14 참조).

 

희년은 우리에게 이 희망의 선물을 새롭게 하라고 초대합니다. 우리의 고통과 불안을 그 안에 담그고, 우리가 만나는 이들에게 이 희망을 전하며, 우리 삶의 미래와 인류의 미래를 이 희망에 맡기라고 권고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마음을 이 세상의 허상에 묶어두거나 슬픔 속에 가두면 안 됩니다. 우리는 기쁨으로 가득 차 달려나가야 합니다. 예수님을 향해 달리며 그분의 생명과 진리의 말씀이 우리의 여정을 비추게 합시다.

 

죄와 죽음을 이기시고 우리의 삶을 새롭게 하길 원하시는 그리스도께 우리는 평화와 해방에 대한 모든 소망을 마음에 품고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님, 당신과 함께라면 모든 것이 새롭습니다. 당신과 함께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됩니다.

 

 


 

② 군비 경쟁을 중단합시다. 죽음의 메아리가 더이상 들리지 않게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알렐루야!

부활을 축하합니다!

 

예루살렘의 빈무덤에서 우리에게 놀라운 소식이 전해집니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께서는 여기에 계시지 않습니다. 되살아나셨습니다(루카 24,6 참조). 그분께서는 더 이상 무덤에 계시지 않습니다. 살아 계십니다!

 

사랑이 증오를 이겼습니다. 빛이 어둠을 이겼습니다. 진리가 거짓을 이겼습니다. 용서가 복수를 이겼습니다. 악은 우리 역사에서 사라지지 않았고 끝까지 남아 있겠지만, 더 이상 우리를 지배하지 못합니다. 이날의 은총을 받아들이는 사람을 더 이상 지배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특별히 고통과 근심 속에 있는 여러분, 하느님께서 여러분의 침묵 속 부르짖음을 들으셨고, 여러분의 모든 눈물을 모아 간직하셨습니다. 그분께서는 단 한 방울도 헛되이 흘리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안에서,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의 모든 악을 몸소 짊어지시고 당신의 무한한 자비로 악을 물리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마음 속 폭력과 부패를 심는 악마적 교만을 뿌리째 뽑으셨습니다. 하느님의 어린양이 승리하셨습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기쁨으로 외칩니다. “그리스도 나의 희망 죽음에서 부활했네(주님 부활 대축일 부속가).

 

예수님의 부활은 희망의 토대입니다. 이 부활을 통해 희망은 더 이상 헛된 꿈이 아닙니다.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통해 희망은 우리를 결코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Spes non confundit)(로마 5,5 참조) 이 희망은 현실 도피가 아니라 온전한 헌신으로 이끌어 깊은 책임감을 일깨워 우리의 영혼을 풍요롭게 합니다.

 

하느님께 희망을 두는 이들은 그리스도께 자신을 맡기고, 그분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나 길을 떠납니다. 이들은 부활하신 예수님과 함께, 이들은 희망의 순례자가 되어 사랑이신 주님의 승리와 생명이신 주님의 무장해제된 권능을 증언하는 이들이 됩니다.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이 선포는 우리 실존의 모든 의미가 담고 있습니다. 우리는 죽음이 아니라 생명을 위해 창조되었습니다. 파스카는 생명의 축제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생명을 위해 우리를 창조하셨고 인류가 부활하기를 바라십니다!

 

세계 여러 지역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분쟁 속에서 우리는 죽음이 활개치는 모습을 얼마나 많이 보는지요! 가정 안에서, 여성이나 아이들에 대해 얼마나 많은 폭력을 보는지요! 때로는 가장 약한 이들, 소외된 이들, 이주민들에 대해 얼마나 많은 경멸이 누적되는지요!

 

오늘, 저는 우리 모두가 다시 희망을 품고 서로를 신뢰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비록 우리와 멀리 있거나 우리에게 익숙한 것과는 다른 관습과 생활 방식, 사상, 풍습을 간직한 먼 땅에서 온 사람들일지라도 말입니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우리의 희망이신 부활하신 그리스도께 자유롭게 신앙을 고백하지 못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시기를 간절히 청합니다. 종교적 자유가 없거나, 사상과 언론의 자유, 다른 사람의 의견에 대한 존중이 없는 곳에서는 결코 평화가 깃들 수 없습니다.

 

진정한 군비 축소 없이는 참된 평화가 꽃필 수 없습니다! 민족 간 자기보호의 필요성이 전 세계적인 군비 경쟁으로 번져서는 안 됩니다. 부활의 빛은 우리에게 분열을 만들고 정치적, 경제적 상처를 남기는 모든 장벽을 허물라고 촉구합니다. 함께 연대하며, 모든 인간의 온전한 성장과 발전을 증진하기 위해 마음과 힘을 모으라고 우리를 일깨웁니다.

 

저는 세계 각국에서 정치적 책임을 맡고 있는 모든 이에게 마음을 다해 호소합니다. 폐쇄와 고립을 불러오는 두려움의 논리에 굴복하지 마시고, 여러분이 가진 모든 자원을 써서 도움이 필요한 이들의 손을 잡아주고, 굶주림과 싸우며, 참된 성장과 발전을 이끄는 길을 열어주십시오. 이것이야말로 죽음의 씨앗이 아닌 미래의 희망을 심는 진정한 평화의 무기입니다.

 

우리 모든 행동의 중심에 인류애의 원칙이 굳건히 자리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무고한 민간인, 학교와 병원, 인도주의 활동가들을 향한 분쟁의 잔혹함 앞에서, 우리는 그들이 단순한 공격 목표물이 아닌 영혼과 존엄성을 간직한 소중한 생명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주님 부활 안에서, 죽음과 생명이 놀라운 싸움을 벌였으나, 이제 주님께서는 영원히 살아 계십니다(주님 부활 대축일 부속가 참조). 그분께서는 우리 마음에 굳은 확신을 심어주십니다. 우리 또한 영원히 빛나는 생명, 무기의 굉음과 죽음의 메아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는 그 생명에 초대받았다는 확신을 주십니다.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드실 수 있는 유일하신 그분(묵시 21,5 참조)께 우리의 모든 것을 온전히 맡겨드립시다!

 

모든 분들에게 거룩하고 복된 부활 대축일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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