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1주일 묵상 |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성경 이야기

연중 제21주일 묵상 |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좁은 문을 지나기 위해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

2025. 0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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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다이어트를 해 보신 경험이 있나요? 다이어트에 성공하면 무엇이 좋아질까요? 날씬했던 예전을 떠올려 보면 몸이 가볍고 활동하기 편했으며, 생활도 활기찼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건강하고 날씬한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으면서, 절제 없이 편안한 생활을 하면서 그런 몸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건강하고 날씬해지려면 먹고 싶은 것을 참고, 운동으로 인한 고통도 견뎌 내야 합니다. 에너지를 키울 수 있도록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생활 방식도 바꿔야 합니다. 결국 다이어트는 몸을 비워 내는 작업이며 욕심보다는 절제를, 편안함보다는 불편함과 고통을 선택해야만 이룰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좁은 문을 들어가려면 그에 맞는 몸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좁은 문에 맞도록 자신을 다듬고 비워야 합니다. 이를 신앙의 다이어트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 말씀에서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새 삶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 여러분 안에 있는 현세적인 것들, 곧 불륜, 더러움, 욕정, 나쁜 욕망, 탐욕을 죽이십시오…….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 거룩한 사람, 사랑받는 사람답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입으십시오. 누가 누구에게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참아 주고 서로 용서해 주십시오…….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입으십시오……. 말이든 행동이든 무엇이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면서, 그분을 통하여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콜로 3,1-17)

 

좁고도 좁은 문이지만, 이 문을 지나기 위해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사랑과 감사입니다. 위 구절에서는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입으십시오.”라며 사랑을 강조하고, 마지막에는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드리라고 말합니다. 우리를 새 삶으로 이끄는 가장 강력한 원동력은 바로 이 사랑감사입니다. 하느님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감사한다면, 그분께서 기뻐하지 않으시는 불륜이나 욕정, 탐욕 등을 쉽게 행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렇듯 하느님을 사랑하고 하느님께 사랑받는 이들의 삶에서는 동정과 호의, 겸손, 온유, 인내 같은 덕목들이 자연스럽게 드러날 것이라고 콜로새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은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랑 속에서 우러나오는 감사는 사랑하는 분께 기꺼이 보답하고 싶은 마음으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선순환 속에서 영적인 다이어트를 완성한다면, 우리는 좁은 문을 통과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이어트는 한 번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신앙의 다이어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앞서 말한 새 삶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신앙의 여정은 100미터 달리기처럼 짧은 경주가 아니라, 죽는 날까지 꾸준히 걸어가야 하는 장거리 여정입니다. 그러니 지레 포기하기보다는 왜 어려운지, 무엇이 부족한지를 깊이 고민하고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나는 과연 주님을 사랑하고 있는가? 그분께 충분히 감사드리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그분에 대한 사랑에서, 그 희생에 대한 감사에서 비롯됩니다. 천국에 가기 위해서도, 착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우리는 그분을 사랑하기에 주님의 좁은 문을 통과하고자 애쓸 것이고, 그분께 감사드리는 마음을 키울수록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자신 안의 여러 욕심과 탐욕을 줄여 나가게 될 것입니다.

 

이제 그분을 향한 사랑과 감사 안에서, 좁은 문을 통과하기 위한 신앙의 다이어트를 시작하셨으면 합니다. 우리가 다이어트를 통해 몸의 건강을 되찾듯, 신앙의 다이어트를 통해 우리의 신앙도 깊어질 것입니다.

 
 
Profile
서울대교구 사제. 성서신학을 전공했고, 서울대교구 사목국 성서못자리 담당 신부로 활동 중입니다. "인간의 지식을 뛰어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에페 3,19)라는 말씀을 늘 마음에 새기며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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