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9주일 묵상 |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성경 이야기

연중 제19주일 묵상 |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자선, 그분을 만나기 위한 준비

2025. 08.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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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의 재림을 기다리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셨고,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으며, 하늘로 올라가셨습니다. 이때 천사는 이런 말을 합니다.

 

갈릴래아 사람들아, 왜 너희는 여기에 서서 하늘만 쳐다보고 있느냐? 너희 곁을 떠나 승천하신 저 예수께서는 너희가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시던 그 모양으로 다시 오실 것이다.”(사도 1,11)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다시 오시는 것이 바로 재림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재림을 기다리며 그분을 만나기 위한 준비를 합니다. 이 준비가 바로 자선입니다. 그런데 자선을 가난한 이들에게 돈을 건네는 행위라고만 여겨서는 안 됩니다. 자선은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요한의 첫째 서간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 사랑은 이렇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그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어 당신의 아드님을 우리 죄를 위한 속죄 제물로 보내 주신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하느님께서 우리를 이렇게 사랑하셨으니 우리도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1요한 4,10-11)

 

자선은 우리 죄를 위한 속죄 제물로 당신의 아드님을 내어 주신 사랑에서 시작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당신의 아드님까지도 내어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역시 가진 것을 이웃에게 기꺼이 내어놓아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자선의 첫걸음입니다.

 

자선은 때로 마음이나 시간을 내어 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가진 것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눌 때, 우리는 자선을 실천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는 상대방에 향한 사랑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선에 대해 말씀하시며 이러한 경고를 하셨습니다.

 

너희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의로운 일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마태 6,1)

 

인간은 누구나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지니고 있습니다. 다른 이들에게 칭찬받고 싶고, 좋은 사람이라고 평가를 듣고 싶어 합니다. 그러다 보면 자칫 상대방을 위한 자선이 아니라 나 자신이 인정받기 위한 자선을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 주변의 사이비 종교 가운데는 이런 일을 벌이는 곳이 많습니다. 사람들을 현혹하여 금전을 갈취하고, 가족 관계를 파괴해 많은 이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는 것입니다. 그러고 나서 자신들의 추악함을 감추기 위해 거액을 들여 자선 사업을 벌이기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선행하려는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이들을 속여 교인으로 만들면서 또 다른 피해자를 양산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자선은 사랑이 없는 자선이며, 자신들의 이기심을 채우기 위한 행위일 뿐입니다. 그렇기에 자선에는 상대방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이익을 추구해서도 안 됩니다. 나눠 주었으면 그 자체만으로 충분한 일이며, 다른 보상을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우리는 하늘에 보물을 쌓아 놓았다는 마음으로 더욱 기꺼이 내어놓아야 합니다.

 

자선은 우리가 선택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의무입니다. 요한의 첫째 서간에서 보았듯이, 하느님께서 당신 아드님을 내어 주셔서 우리의 죄가 없어졌고,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입은 존재들이기 때문입니다.

 

자선은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다시 오실 그날까지, 그분을 뵙게 될 때까지 계속해서 실천해야 할 삶의 자세입니다. 그러나 자선을 단지 의무로만 느끼지 않았으면 합니다. 주님께서 베풀어 주신 커다란 사랑의 작고도 진실한 보답이며, 우리가 주님께 사랑받고 있다는 생생한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Profile
서울대교구 사제. 성서신학을 전공했고, 서울대교구 사목국 성서못자리 담당 신부로 활동 중입니다. "인간의 지식을 뛰어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에페 3,19)라는 말씀을 늘 마음에 새기며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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