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만물의 근원이자 만물을 있게 하는 씨앗인 스토아주의의 로고스 개념은 성경의 하느님의 말씀이자 성자로 받아들여졌고, 비록 불과 공기의 결합체로서 물질적인 개념이기는 하지만 우주 만물에 생명을 부여하는 ‘숨’ 또는 ‘호흡’을 의미하는 ‘영’의 개념도 역시 그리스도교의 성령의 의미를 해석하는 데 이바지했다.”
세속을 떠나는 윤리 정신, 금욕, 마음의 평정을 추구하는 스토아주의의 윤리 사상은 당시 그리스도교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세네카와 에픽테토스는 이와 같은 영향을 직접적으로 주었고, 그 외에 키케로와 같은 인물이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교부들은 이들의 현세 지향적인 사상을 성경의 초월적인 사상과 연결시켜 극복하려고 했다.
본래 ‘스토아’는 주랑이라는 의미를 지니는데, 이는 창시자인 제논이 아테네의 한 주랑에서 강의를 한 것에서 유래한다. 초기에는 아테네를 중심으로 활동했으나, 이후 로마를 중심으로 사상을 전개했으며 여러 사상이 혼재되어 있는 다양한 사상적 내용을 특징으로 한다.
이 사상은 주로 금욕을 강조했다. 그리고 우주가 근원적인 물질, 즉 영, 종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유물론적 일원론을 강조하였다. 또한 이러한 신적 물질이 우주 만물을 관철하고 순환함으로써 신의 섭리가 작용하기에, 인간은 이러한 섭리를 바꿀 수 없는 운명으로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근본적으로 스토아 사상은 신과 자연을 동일시하는 범신론적 경향을 지니고 있다.
특히 우주 만물의 근원이자 만물을 있게 하는 씨앗인 스토아주의의 로고스 개념은 성경의 하느님의 말씀이자 성자로 받아들여졌고, 비록 불과 공기의 결합체로서 물질적인 개념이기는 하지만 우주 만물에 생명을 부여하는 ‘숨’ 또는 ‘호흡’을 의미하는 ‘영’의 개념도 역시 그리스도교의 성령의 의미를 해석하는 데 이바지했다. 그리고 스토아주의의 ‘우의적 해석법’도 성경을 해석하는 데 있어서 알렉산드리아의 유다인, 특히 필론을 거쳐서 오리게네스에게 영향을 주었으며, 스토아적인 삶의 규칙도 그리스도교 수도 생활에 영향을 미쳤다.
* 이 콘텐츠는 《그리스도교 철학: 주체성의 발견》 일부를 발췌 및 재구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