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들의 쉼터가 되어 주는 교회

신학 칼럼

선원들의 쉼터가 되어 주는 교회

한국 천주교 해양사목의 꿈

2025. 0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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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들과 어선원들은 다양한 이유로 소외되고, 가족, 문화, 종교로부터 심각한 고립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이러한 상황이 이혼, 마약, 알코올 중독 등 다양한 반사회적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환대는 그리스도교의 기본적인 덕목

 

손님 접대를 소홀히 하지 마십시오손님 접대를 하다가 어떤 이들은 모르는 사이에 천사들의 접대를 받기로 하였습니다.”(히브 13,2)

 

그리스도교 역사에서 환대환영은 언제나 중요하게 여겨져 왔습니다. 특히 배를 타고 찾아오는 이들을 환영하는 모습은 그러한 정신을 잘 보여 줍니다. 크고 작은 항구에 정기적으로 도착하는 선박들을 맞이하고 돌보는 일은 해양사목의 기본 사명입니다. 낯선 땅처럼 느껴질 수 있는 항구에서 따뜻하게 환대받는 경험은 곧 그리스도의 사랑을 느끼는 실제적인 표징이라 하겠습니다.

 


 

함께 그려 보는 한국 교회의 해양사목

 

국제 연수에 여러 차례 참여하며 느낀 한국 천주교 해양사목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 보고 싶습니다.

 

첫째, 각 교구의 해양사목 담당 사제 임명

 

한국 천주교회는 16개 교구로 나뉘어 있습니다. 많은 교구가 바다나 강과 인접해 있으며, 지역적 특성에 따라 선원이나 어선원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곳들이 있습니다. 또한 크루즈의 외국인 노동자나 염전, 수산업 관련 노동자들이 집중된 지역도 있습니다. 국제 해양사목은 이러한 사목 대상자들이 있는 교구에 해양사목 담당 사제를 두어 그들의 상황을 파악하고 연대하고자 합니다.

 

사실 이들은 한국 천주교 이주사목의 범주에 속하지만, 그 특수성으로 인해 제대로 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제 해양사목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인천교구와 부산교구를 제외한 다른 교구들의 노력도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공식적인 해양사목 담당 부서는 없지만, 해양사목의 정신으로 사목적 돌봄을 진행하고 있는 교구들도 있습니다. 춘천교구, 마산교구, 대전교구, 전주교구, 광주대교구, 수원교구 등이 그러한 교구들입니다.

 

둘째, 자원봉사자 양성

 

사실, 해양사목의 기반이 취약한 한국 교회 상황에서 교구장이 해양사목 담당 사제를 임명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국제 해양사목의 사례를 보면, 담당 사제를 둘 수 없는 교구라도 사목 대상과 그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 이주사목차원에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사목 대상자 중 어선원들이 이주사목의 범주에 포함되기 때문입니다이들은 합법적인 비자를 받고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로, 이주사목의 사목적 돌봄에서 제외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업 관련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특별한 자원봉사자양성이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섬 지역의 본당과 협력하면 더욱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주사목의 돌봄 대상이 외국인 노동자, 미등록 외국인, 난민 등으로 광범위하므로, 섬 지역 및 항만 근처의 외국인들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대상입니다. 따라서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거나 관심이 있는 신앙심 깊은 신자들의 양성과 교육이 미래에 중요한 과제로 주목받을 것입니다.

 

셋째, 한국 천주교 해양사목 담당 사제 임명

 

2023년 추계 주교회의 정기 총회에서 인천교구장 정신철 요한 세례자 주교가 한국 천주교 해양사목 담당 주교로 공식 선임되었습니다. 앞으로 몇몇 교구에서 해양사목 담당 사제가 더 임명된다면, 이들 간의 전국 단위 정기회의 개최 가능성이 열리게 됩니다. 이러한 회의를 통해 전국 단위의 해양사목 관련 문제들을 논의하고 공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후 해양사목 매뉴얼에 따라 국가 담당 사제가 임명될 수 있으며, 이 사제는 해양사목 담당 주교와 소통하고 동아시아 지역 해양사목 코디네이터, 나아가 바티칸 해양사목과도 긴밀히 교류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1978, 부산교구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해양사목이 이제 47년의 역사를 이어가며 50주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의 해양사목 또한 국제적 수준에 걸맞은 보편적인 교회 사목으로 발전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Profile
인천교구 사제. 현재 인천교구 이주사목부 국장, 해양사목부 국장, CFC 한국지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호주에서 10년간 해외 선교 활동을 하며 이주민들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주민과 바다의 선원들을 위해 진심으로 공감하고 위로하는 사목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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