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울이 던진 ‘주님, 주님은 누구십니까?’라는 질문과 그 답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가톨릭 예술

“사울이 던진 ‘주님, 주님은 누구십니까?’라는 질문과 그 답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평신도 신학자, 윤경임 마리스텔라와의 만남

로마 교황청립 성서대학(Biblicum)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열기는 좀처럼 식을 줄 모릅니다. 성경의 원문을 어떻게 하면 더 정확하게 번역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가슴에 품고, 하루하루 히브리어 원문과 희랍어 원문, 아람어 및 다른 언어들과 씨름하는 신부님과 수녀님들 사이에, 이러한 학구열에 동참하고 계신 분이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입니다! 비블리쿰 대학교 도서관에서, 주님의 말씀을 연구하고 더 깊은 열매를 맺고 계신 윤경임 마리스텔라 자매님을 만났습니다. 자매님께서는 로마에서 주님의 말씀을 어떻게 연구하고 있는지 소중한 이야기를 직접 청해 봅니다.

 

 * 윤경임 마리스텔라: 대학 졸업 후 기업에서 마케팅 담당자로 일하다가 예수님을 만나고 신학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비블리쿰에서 성서학 석사 과정을 마쳤고, 지금은 그레고리안 대학에서 성서신학 박사과정 중입니다.

 


 

안녕하세요, 자매님.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간단히 자기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교황청립 그레고리안 대학교에서 성서신학 박사과정 중인 윤경임 마리스텔라입니다. 이렇게 인터뷰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평신도로서 로마에서 공부하겠다는 결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제가 정말 고통스럽고 힘든 시기에 예수님을 만나고 그분이 저를 어둠 속에서 구해 주셨어요. 성경을 읽고 마음으로만 느끼던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 정말 궁금해서, 풍부한 신앙 경험과 성경에 대한 많은 자료가 있는 로마에서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로마로 오게 되었습니다.

 

자매님께서 지금 중점적으로 연구하시는 하느님의 말씀이 무엇일까요? 그리고 그 말씀이 어떠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사도행전 95절에서 사울(바오로)이 강한 빛 속에서 만난 예수님께 던진 주님, 주님은 누구십니까?”라는 질문과 그 답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 질문에 답을 찾으면서 사울(바오로)은 예수님을 따르는 이들을 박해하던 자에서 예수님을 선포하는 자라는 정체성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한 번쯤 이 질문을 던져 보고 답을 찾아본다면 예수님을 따라 사는 삶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논문을 쓰기 위해서 수많은 수업과 세미나를 수강하셨을 텐데, 이처럼 수많은 과목을 공부하시면서 성경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신 점이 있다면 나누어 주실 수 있을까요?

저에게 가장 신선하게 다가온 부분은 하느님의 말씀인 성경이 인간의 역사, 언어, 문화와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얽혀 있다는 점입니다. 고고학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성경에 묘사된 일들을 증명하고 도출하는 결과에 충격을 받아 신앙이란 무엇인지 한때 진지하게 고민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역사 속에서 인간의 언어로 당신을 드러내시고, 인간과 가까이 계시고자 하는 하느님의 자비와 의지를 새롭게 깨달았습니다.

 

이탈리아에서 공부하시는 것이 한국에서 공부하시는 것과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일단은 언어와 문화, 역사적 배경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입니다. 제가 기존에 알고 있던 것들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리는 체험을 종종 하게 됩니다. 좋은 점은 다양성의 체험입니다. 세계 각국에서 온 친구들과 공부를 하면, 그들의 믿음을 공유할 수 있고, 하느님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다양성과 유연성을 가질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평신도 신학자를 꿈꾸는 독자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을 청합니다.

로마로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교황님께서 한국 교회는 세계의 다른 나라들과 달리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복음을 받아들여 시작된 교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힘들 때마다 이것을 되새깁니다. 신학 공부를 할 때 많은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교회의 미래와 하느님 나라를 위해 그 꿈에 다가가시길 바랍니다.

 


 

소중한 이야기를 나누어 주신 윤경임 마리스텔라 자매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성경의 히브리어 원문과 그리스어 원문을 라틴어로 완역하신 예로니모 성인께서는 당신의 이사야서 주석서 서문에 다음과 같은 말씀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성경을 모르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과 같다.”

 

식을 줄 모르는 학생들의 학구열 앞에서, 저 또한 성경을 사랑하고 예수님을 알고 싶은 마음으로 성경을 뜨겁게 연구하고 있는지 돌아보는 오늘입니다.

 

Profile
인천교구 사제. 현재 로마에서 성경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성경에 담긴 메시지를 연구하는 것이 제 주된 일이지만, 그것을 넘어 교회 안에는 세속에서 찾을 수 없는 사랑과 배려가 존재한다는 것을 가능한, 많은 이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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