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에게 필요한 “좋은 몫”은?

교리와 전례

그리스도인에게 필요한 “좋은 몫”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전례 유산 4

2025. 09. 25
읽음 40

7

5

 

전례는 구원 역사의 오늘일 뿐 아니라, 매우 특별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에 따르면 전례는 그리스도와 만나는 자리’”입니다.1) 이처럼 전례를 장소로 이해할 수 있다면, 전례가 거행되는 곳이야말로 어떤 의미에서 아버지 하느님께서 주시고자 한 약속의 땅(창세 15,1-21; 탈출 23,20-33; 신명 1,6-8 참조) 아닐까요? 예수님께서는 전례 거행의 장소, 곧 아버지 하느님께 예배드리는 곳에 대해 다음과 같이 사마리아 여인에게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너희가 이 산도 아니고 예루살렘도 아닌 곳에서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가 온다. …… 진실한 예배자들이 영과 진리 안에서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가 온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 …… 그분께 예배를 드리는 이는 영과 진리 안에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요한 4,21-24)

 

이 말씀에 여인은 자신의 희망을 드러냅니다.

 

저는 그리스도라고도 하는 메시아께서 오신다는 것을 압니다. 그분께서 오시면 우리에게 모든 것을 알려 주시겠지요.”(요한 4,25)

 

이에 예수님께서 답하십니다.

 

너와 말하고 있는 내가 바로 그 사람이다.”(요한 4,26)

 

우리도 전례 거행 안에서, 무엇보다 성체성사의 거행에서, 나에게 말씀하시는 바로 그 사람, 주님이신 그리스도를 만납니다. 사마리아 여인이 야곱의 우물가라는 장소에서 그분과 인격적으로 만나 대화를 나눈 것처럼 말이죠. 이 만남의 자리에서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 합당한 예배를 드리는 유일한 대사제인 메시아로서 당신을 드러내십니다.

 

그러므로 당신을 주님으로 고백하며 함께 모인 우리는 진리이신 그리스도와 성령 안에서아버지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의 제사를 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으로 하나 되어, 전능하신 아버지 하느님께, 모든 영예와 영광을 올려 드리는 것입니다.2)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로 이 자리가 그리스도께서 주례하는 십자가의 희생 제사를 드리는 곳이며, 최후의 만찬이 거행되는 이층 방”(루카 22,12)임을 잊지 말라고 합니다.3)

 


 

미사에 자주 참여해야 할 필요

 

예수님께서는 사도들에게 하신 말씀을 오늘의 우리에게도 하십니다.

 

너희와 함께 이 파스카 음식을 먹기를 간절히 바랐다!”(루카 22,15)

 

그러나 주의해야 합니다. ‘거행의 자리는 이천 년 전의 예수님을 상상으로 떠올려 희미한 기억을 구성하는 극장이나 무대가 아닙니다.4) 교황의 말씀대로 우리는 그 만찬에 참석하여, 그분의 목소리를 듣고, 그분의 몸을 받아먹고 그분의 피를 마실 수 있어야 합니다.”5)바로 지금 이 거행의 자리에 현존하시는 당신실제로 만나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는 주일 미사를 성실하게 드리고, 더 나아가 평일에도 자주 미사에 참여할 필요가 있습니다. 말씀 전례 거행에서 그분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성찬 전례 거행에서 일용할 양식인 그리스도의 몸을 자주 받아먹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의무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삶 자체가 이를 요청합니다.

 

나 자신이 신앙인임을 자각한다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가장 필요한 좋은 몫(루카 10,42 참조)이 무엇인지를 식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실상 믿음은 주님의 말씀을 들음에서 오며(로마 10,17 참조), 당신의 살을 먹지 않고서는 영원한 생명에 이를 수 없습니다(요한 6,53 참조).

 

그러므로 영원한 생명을 희망하는 우리에게, 능동적인 전례 참여야말로 현실적인 이야기입니다. 진정 살고자 한다면’, 생명이신 주님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진짜 삶을 향하여, 사라져 갈 이 땅의 삶을 순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6)

 

이 여정을 이어 나가려면 보다 근원적이며 실질적인 에너지, 곧 그리스도의 몸과 피 그리고 성령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얻기 위해 성실하게 전례 거행의 우물로 달려가 주님을 만나야 합니다.

 


 

참고 도서

토마스 아 켐피스, 《준주성범》

아코디언 요약...

아코디언 본문...

, 윤을수 옮김, 박동호 윤문, 가톨릭출판사 20123.

프란치스코, <나는 간절히 바랐다>,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 68(2023),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1-51.

각주

1) 참조: 프란치스코, <나는 간절히 바랐다> 10-13,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 68(2023),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5-18.

2) 참조: 〈미사 통상문의 마침영광송〉, 《로마 미사 경본》,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전례위원회 편찬,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223, 615쪽 등.

3) 참조: <나는 간절히 바랐다> 11.

4) 참조: <나는 간절히 바랐다> 11.

5) <나는 간절히 바랐다> 10.

6) 참조: 토마스 아 켐피스, 《준주성범》, 윤을수 옮김, 박동호 윤문, 가톨릭출판사 20123, 78.

 

 

Profile
서울대교구 사제. 교황청립 성 안셀모 대학에서 전례학을 전공했습니다. 현재 서울대교구 대신학교 전례-행정 담당으로, 귀국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여전히 배울 것이 많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지금 맡은 자리에서 부제님들과 학사님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나누고 싶고, 더 나아가 평신도들이 전례 거행 안에서 하느님의 얼굴을 찾도록 돕고 싶습니다.

다른 분들이 함께 본 콘텐츠

시리즈4개의 아티클

프란치스코 교황, 전례를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