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

WYD2027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

우리의 여정은 마침이 아니라 시작이 될 것

2025. 0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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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부터 애정을 가지고 청년들과 준비하는 것이 하나 있다. WYD 업무를 담당하기 전부터 WYD 기초연구팀 청년들이 청년 사목을 위해 중요한 두 가지 문헌을 읽고, 시노드적 나눔인 성령 안에서의 대화를 통해 양성을 받고 있었다. 이 문헌은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201810월에 개최된 세계주교대의원회 후속 교황 권고로 201942일에 발표하신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라는 권고와 2021524일 한국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에서 최초로 발표한 〈한국 천주교 청소년 사목 지침서〉이다. 사목신학 분야 중 교리 교육을 전공한 나에게 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하고 감사한 문헌임이 틀림없다. 그런데 이 문헌을 WYD 봉사자들이 그토록 열심히 읽고 청년 사목을 위해 고민하고 여러 다양한 제안을 내어놓았다는 사실이 참 기쁘고 놀라웠다.

 

그 때문일까? 봉사자들은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를 각 본당의 청년들이 함께 읽고 묵상하면서 교회를 사랑하고 청년 사목의 주체임을 새롭게 깨닫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하였다. 이런 것을 성경에서 야훼 이레라고 했던가.

몇 년 전 서울대교구 공식 예비 신자 교리서인 「하느님을 찾는 사람들」을 총괄하여 만든 후, 이제 교리서 만드는 일은 없겠다 싶었는데, WYD 업무를 맡으며 대부분 사람들이 영제야, 니가 만들어야지.”라고 말하며 뜻하지 않게 또다시 교리서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막막했다. 예전 예비 신자 교리서를 만들 때도 처음에는 다양한 위원들을 뽑아 함께 작업을 시작했는데, 결국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거의 혼자서 작업할 수밖에 없었던 기억이 있는 터였다. 분명 의미는 있겠지만, 그 힘든 작업을 다시 해야 한다니 참 막막했다. 게다가 청년들이 중심이 되어 만들어야 하다 보니, 솔직히 걱정이 앞섰다. 그래도 뭐 해야지. 하느님께서 교회를 통해서 말씀하시니.

 

기존 봉사자들 가운데, 글을 쓰거나 신학적인 토대가 어느 정도 있는 청년들을 섭외하였다. 그리고 간단하게나마 교리서 작업의 목적과 목표, 전체 교과 과정과 각 과의 방법론을 작성하여 첫 모임을 가졌다.

그런데 예상외로 작업 속도가 붙기 시작했고, 조금씩 어느 정도의 꼴을 갖추어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른 많은 일로 이 일만 붙잡고 있을 수 없어 가깝게 지내는 후배 신부님과 청년을 섭외하며 순조롭게 일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인쇄 직전의 최종 교정본을 함께 검토하니, 참 마음이 편해지고 기뻤다. 혼자 준비했다면 또 집에서 늦게까지 혼자 머리를 싸매며 어떻게든 만들어 냈겠지만, 서로 다른 생각과 지향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다른 청년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함께 마음을 모아 만들었다는 것에 참 뿌듯하고 감사했다.

 

인쇄 전에 초고를 바탕으로 포커스 그룹에게 시범적으로 활용해 보고 또 다양한 의견을 들으며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일단 인쇄하고 활용해 본 후, 수정, 보완한다면 더 좋은 교리서가 될 것이라 믿는다.

중요한 것은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청년 사목을 위해 전 세계 청년들과 사목자들에게 보내는 사랑의 권고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를 읽고, 이를 바탕으로 성령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시노드적으로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한 체험 자체가 바로 성령께서 이끌어 주시는 길이요, 청년들과 함께 걷는 시노드(Synod)가 될 것임을 믿는다.

 

인쇄가 나오면 책거리를 하자고 봉사자들에게 제안했다. 맛난 맥주와 함께 우리의 6개월 가량의 여정을 마무리하자고. 그리고 그건 마침이 아니라 시작이 될 것이다.

우리 청년들이 만든 한글판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 워크북은 먼저 영어, 불어, 스페인어로 번역하여 재편집한 후, WYD 홈페이지에 업로드하여 전 세계 청년들이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준비할 수 있도록 안내할 예정이다.

또한 문헌을 책으로 접하기 쉽지 않은 청년들을 위해 청년들이 직접 오디오북도 함께 제작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마음이 전 세계 청년들에게 잘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충실히 교리서 작업을 마치리라.

이렇게 열심한 청년들을 보시고 흐뭇해하실 주님을 생각하며, 죄도 많고 겁도 많은 이 불쌍한 사제도 예쁘게 봐 달라고 겸손한 마음으로 주님께 청한다.

WYD 교재개발팀 봉사자 모임 (촬영 이영제)


*WYD에 대한 다양한 소식은 이영제 신부의 블로그 오다리 신부의 WYD 이야기(https://blog.naver.com/josephleeyj)’를 통해서도 접하실 수 있습니다.

 

Profile
서울대교구 사제. 프랑스에서 교리 교육 신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WYD 법인 사무국 및 기획 사무국 국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신자들이 신앙을 통해 하느님과 기쁘게 만나도록 다양한 분야에서 힘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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