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특집 ④ ‘희망을 품은 순례자’가 되는 법

가톨릭 예술

월간 특집 ④ ‘희망을 품은 순례자’가 되는 법

《청년이 알아야 할 사회교리 Q&A》를 번역한 최정훈 신부 인터뷰

2026. 01.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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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앞둔 지금, 한국 교회의 청년들은 삶 속에서 신앙을 어떻게 선택하고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을지 자주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된다. 익숙했던 신앙의 언어와 태도를 다시 새로고침 해야 할 시점이기도 하다. 새해를 시작하는 이 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하고 추상적인 교리가 아니라 오늘의 현실과 맞닿은 언어로 사회 안에서 신앙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짚어 주는 길잡이일 것이다. 복잡하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가톨릭 사회교리를 청년들의 눈높이에서 풀어낸 《청년이 알아야 할 사회교리 Q&A가 출간되었다. 이 책이 한국 독자들에게 닿기까지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번역을 맡은 최정훈 신부를 만났다.

 


 

신부님 안녕하세요. 《청년이 알아야 할 사회교리 Q&A》가 드디어 출간되었습니다. 출간 소감을 여쭙습니다.

 

사회교리를 쉽고 유익하게 전하는 도서가 출간되어 매우 기쁩니다. 여러 본당과 단체 모임에서 이 책이 잘 활용되기를 희망합니다. 무엇보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애써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이 책의 저자이신 미헬 레메리 신부님, 궁금한 질문을 던지고, 질문에 꼬리를 물어 생각의 지평을 넓혀 준 세계 각국의 많은 청년들, 한국 교회의 청년들에게 필요하다고 여기시고 이 책의 한국어판 출간을 제안해 주신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님,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기획하고 진행하신 가톨릭출판사의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작은 보탬이라도 될 수 있었다면 이 또한 기쁘게 생각합니다.

 


 

책 속에 현대 사회와 연결된 다양한 주제가 나오는데, 특히 청년 독자들이 주목하면 좋을 부분은 어디일까요?

 

이 책에는 이 사회와 관련한 많은 주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사회 정의, 가난과 연대, 환경, 경제와 노동, 정치, 과학과 기술에 대한 교회가 직면한 많은 주제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점이 이 책의 큰 강점입니다. 그래서 특별히 주목해야 할 한두 가지 특정 주제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꼭 기억했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 여기서 다루는 세상의 다양한 문제가 그리스도교 신앙과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신앙 따로, 삶 따로 살아가는 이중적 삶이 아니라 교회 가르침에 깊이 동의하고, 동의한 바를 실생활에서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이번 책에 다양한 개념이 등장하잖아요. 번역하시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개념적으로 특별히 어려운 부분은 없었습니다. 교회의 사회교리를 짧고 명확하게 설명하면서 누구든지 쉽게 이해하도록 썼다는 점이 이 책의 또 하나의 장점입니다. 그러나 개인의 자율성과 자기 결정권, 개인 권리에 대해 민감한 세대에서는 공동선, 연대, 사회적 책임이라는 개념을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이러한 공동체적이고 관계적인 개념이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한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사회교리는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지 않고 완성합니다. 인간은 본래 관계적 존재이고, 개인의 권리는 공동선과 분리될 수 없으며, 자유는 책임과 연대 안에서 완성되기 때문이지요.

 


 

번역하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이나 문장이 있다면 공유해 주실 수 있을까요?

 

무엇이든 시작조차 못하는 것은, 모든 것이 불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26)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 그 어떤 시작도 할 수 없습니다. “가난 구제는 나라님도 못한다.”라는 속담이 있죠. 이는 가난한 이를 위해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사람의 정당한 변명이 되고, 나의 작은 힘으로 세상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기며, 그 어떤 시작도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불가능이 없으시고, 세상을 바꾸려는 선의를 지닌 사람들의 작은 노력이 모여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2025년 희년의 주제가 희망이었는데, 우리 모두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희망을 품은 순례자가 되어야 하겠지요.

 


 

번역하시면서 내 삶에 이 책 내용을 지금 당장 무엇부터 적용하고 싶다고 느낀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었을까요?

 

환경 돌봄을 위한 실천이었습니다. 사실 신학생 때부터 계속 고민하던 문제였는데요. 사제 서품을 받을 때 저의 다짐 가운데 하나는 환경 보전을 위한 실천이었습니다. 사제는 복음 선포와 영혼 구원뿐만 아니라, 우리 삶의 공동 터전인 지구와 환경에 대한 책임도 지녀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환경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소홀히 여기지 않았나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자본주의 시장 경제 안에서 환경은 완전히 소외당하고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무관심했습니다. 일단 제 방 안에서 사용하지 않는 콘센트는 빼고, 불필요한 전등은 끄며, 에어컨과 난방기의 적정 온도를 맞추면서 불필요한 전기 낭비를 없앨 것입니다. 또 탄소 발자국을 남기는 해외여행을 줄이고, 과도한 소비 지출도 절제해야겠다고 다짐했지요.

 


 

요양원에서 AI가 인간적 돌봄을 대신할 수 있을까?’와 같은 흥미로운 질문도 나옵니다. 청년 독자가 이를 읽고 무엇을 생각해 보면 좋을까요?

 

인간적 돌봄이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인격적인 만남과 관계 안에서 이루어지는 돌봄일 것입니다. 인간은 서로 직접적인 만남과 교류 안에서 존재를 확인하고 기쁨과 행복을 누립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은 SNS를 통해서 시공간 제약 없이 더 많은 사람과 교류할 수 있게 되었지만, SNS를 통해 전인적 만남의 체험이나 깊은 관계와 신뢰를 쌓기는 어렵습니다. 이는 SNS 만남에 익숙한 청년들도 온라인 교류만으로는 한계를 느끼고, 직접적이고 인격적인 만남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SNS의 만남이 직접적인 대면 만남을 온전히 대체할 수 없죠.

 

AI도 비슷합니다. AI가 아무리 똑똑해져도 인간이 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단지 그가 가진 기억이나 지성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의지, 정서, 감각 그리고 몸과 마음 등 그가 가진 모든 요소가 하나로 통합된 하나의 인격체가 바로 인간입니다. 발전된 기술은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합니다만, 그것이 인간을 절대로 대체할 수 없습니다. “AI와 대화하려고 하지 말고, 이용해라.”라는 어느 교수님의 말이 기억납니다. 인간을 인간으로, 도구를 도구로 대해야 하는데, 인간을 도구화하거나, 도구를 인격화한다면, 큰 혼란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요양원에서도 AI를 이용하고 활용할 수 있지만, AI 돌봄이 인간적 돌봄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AI가 정말 일상으로 깊이 들어왔어요.

 

학교에서 학생들 논문이나 리포트를 받아 보면 불과 1~2년 전보다 글이 엄청나게 좋아졌어요. AI 덕분이죠. 그런데 어떤 글은 자기 생각이 아니라, AI가 제공한 요약을 가져왔다는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자신이 생각하기를 포기하고, AI에게 생각하기를 위탁한 것이지요. 반면, 다른 어떤 글에는 자신만의 깊은 고민이 엿보입니다. AI로는 단지 문장을 다듬고 자료를 찾는 데 사용했음을 짐작하게 하는 글입니다. AI를 이렇게 활용해야지, 인공 지능 프로그램에 자기 생각과 판단을 맡겨서는 곤란합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이성과 그 이성의 능력인 추론과 판단의 힘을 잃을 수도 있어요.

 


 

청년 독자들이 이 부분을 보면 깜짝 놀랄 것 같다고 생각했던 부분도 있었을까요?

 

청년들이 책에서 이주민에 관한 질문인 3~4번 질문에 대해 잘 공감하지 못할 것 같아요. 우리나라는 아직 눈에 띌 정도로 이주민 비율이 높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과의 갈등과 통합 문제가 그리 크게 다가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이주민에 대한 편견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들이 단지 발전한 나라의 사회 시스템과 복지 혜택을 누리러 왔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은 유럽에서도 많이 느꼈습니다. 신앙심이 아주 깊고 본당 활동도 열심히 하는 훌륭한 그리스도인인데도, 이주민에 대해서는 부담스러워하고 어려워하는 모습을 자주 보았습니다. 그들은 모든 이주민이 테러범은 아니다. 하지만 테러범은 거의 이주민이다.”라고 말하며 교황님의 가르침에 동의하지 못합니다.

 


 

이 책에서 가장 청년 독자들이 공감할 만한 핵심 메시지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현재 우리나라 청년들이 마음 깊이 공감하는 시대적 가치는 공정과 정의라고 생각합니다. 청년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세대 간, 남녀 간, 빈부 간, 지역 간 등 여러 갈등과 혐오도 그 저변에는 사회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인식과 불만에서 비롯된다고 봅니다. 그래서 진정한 정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궁금할 것 같고, 진정한 평화는 진정한 정의에서 비롯된다는 점에 공감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정의를 세우는 것이 사랑의 행동이며, 사랑은 사회적 정의를 넘어서까지 실현될 수 있다는 점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인권, 인간 존엄성, 공동체와 함께 살아가는 삶은 이러한 메시지와 긴밀하게 연결됩니다.

 


 

다가오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준비하는 이들이 이 책을 어떻게 읽고, 나누면 더 좋을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이 책은 이미 세계의 많은 청년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을 모으고 추려서 만들었기 때문에, 우리나라 청년들의 궁금증도 거의 다 포함되었을 것이며, 어느 정도 궁금증을 해소해 줄 것이라 확신합니다. 특히 이 책은 개인적으로 읽어도 좋겠지만, 공동체를 이루어서 그룹별로 함께 읽어 보면 좋겠습니다. 우선 사회교리의 기본적인 원리를 숙지하고, 그 원리를 구체적인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삶에서 실천할 방법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실제로 실천하면서 체험한 바를 성찰하고 함께 나눕니다.

 

사회교리를 실제로 살아가는 삶 안에서 분명히 하느님을 체험하게 될 것이고, 그 체험을 숙고하고 성찰하면서 교회 가르침이 더욱 선명해질 것입니다. 또한 같은 믿음을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만남과 나눔 안에서 하느님에 대한 신앙이 더욱 다져지고 하느님을 향한 공동체가 건설됩니다. 《청년이 알아야 할 사회교리 Q&A》와 함께 세상에 복음을 증거하는 여러분 되시길 응원하고 기도하겠습니다!

 

 

가톨릭 청년을 위한 필독서,

《청년이 알아야 할 사회교리 Q&A 만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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