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대화

📚서평

침묵의 대화

렐리아

2026. 04. 14
읽음 6

'침묵'이라는 단어는 상대적인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이번 책을 통해 '침묵'이 주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의미를 발견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때로 불의의 상황에서 침묵하고 계시는 하느님을 원망하기도 한다. 뜻이 있겠지, 하면서도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으셨다는 생각에 원망하거나 실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안토니오 성인의 이야기를 빗대는 구절에서 나는 무엇인가에 크게 맞은 듯, 탄식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 과학자가 지상에서 색깔이 가장 아름다운 나비 품종을 개발하는 데 생애를 바쳤다.(중략) 피조물이 고치에서 나오기 시작하자 모두 숨을 죽이고 기다렸다. 오른쪽 날개와 몸, 그리고 왼쪽 날개 대부분이 고치에서 나왔다.(중략) 그 피조물은 빠져나오려고 오른쪽 날개를 계속 파닥거리고 있었다. 파닥거릴수록 점점 기운이 빠졌다. 새로운 시도는 매번 더 힘들어 보였고, 그 간격이 점점 길어졌다. 마침내 과학자는 긴장을 이기지 못하고 칼을 집어 고치 입구를 조금 잘라 내었다.(중략) 고치에서 빠져나오려는 몸부림은 나비가 날개 끝까지 피를 보내기 위한 본능적 방식이다. 그래야만 나비가 고치에서 나올 때 새 생명을 누리며 마음껏 날 수 있다. 과학자는 그 피조물의 생명을 구하려다가 나비의 활동 능력을 제거해버린 것이다.」(《침묵의 대화》 125,15)

나비처럼 사람의 상황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이러한 일을 쉽게 접할 수 있기에 더욱 와닿았던 부분이었다. 어느 날 아이가 교구를 가지고 놀다가 잘 안되기에 조금만 도와주면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아 살짝 도와준 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 혼자 잘 놀다가도 조금이라도 잘 안되면 부모에게 도와달라고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일어나기 어려운 이에게 누군가가 도움을 주게 되면 스스로 일어나고 이겨내려고 하는 사람보다 도움을 받아 쉽게 해결하려는 사람이 더 많다고 한다. 사람들을 지켜보시는 하느님의 침묵은 사람도 어느 과학자의 나비처럼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뜻깊은 우려의 '침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침묵 속에서 기도하고 묵상하며 책을 통해 깨달은 것들을 새겨, 한걸음 더 영적 성장하기를 기도해 본다.

 

가톨릭출판사 / yijy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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