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새해를 맞이하여 정말 오랜만에 영성 도서를 읽으며 하느님의 말씀 안에 머무르고자 하는 하루입니다.
매 순간 함께해 주시는 하느님이시지만, 2025년 하반기에 접어들며 왜 이렇게 일이 많은지, 또 다가올 2026년의 업무량을 생각하면 겁이 나는 일상 속에서, 그분의 동행을 당연하게 여기거나 잊고 지내고 있었음을 고백하게 됩니다. 부끄럽지만 사실입니다.
그래서 방금 책을 다 읽고 서평도 쓰고 나서는 다른 책을 한 권 더 읽게 되었습니다. 이전 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현재 청년성서모임을 하고 있고, 그 대상은 마르코 복음서입니다. 교재만으로는 한계를 느껴, 강해 형식의 책을 한 권 더 구해 읽게 되었습니다.
저는 하느님께서 다른 이들보다 응답을 비교적 빠르게 주셨다고 느껴왔습니다. 그래서 늘 감사했고, 그 감사함이 신앙을 더 깊게 만드는 촉매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감사하고 찬양함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편이 무겁게 가라앉는 하루였습니다.
책을 읽고 나눔을 준비할수록,
"나는 정말 하느님과 가까워지고 있는가?"
라는 질문 앞에 다시 서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청년성서모임, 가톨릭출판사 서평단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과연 그러한 활동들이 나를 하느님께 더 가까이 이끌고 있는지,
창세기와 탈출기를 공부하며 느끼지 못했던 이 불편함을
왜 지금에서야 마주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격무 속에서도 여러 자격증을 하나씩 따내던 저는,
술술 읽히는 이 복음 앞에서 오히려 벽에 가로막힌 듯 멈춰 서 있습니다.
이 책은 성경 지식을 많이 쌓게 해주기보다는,
하느님께서 지금 나에게 던지시는 질문을 피하지 않고 받아들이게 합니다.
물론 이러한 고민이 하느님에게서 멀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의심과 고민이 곧 부정이나 회피는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신앙 안에서 배워왔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저는 지금이 또 하나의 신앙의 단계로 들어서는 순간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청년성서모임을 처음 시작하고 창세기 연수를 갔던 첫날,
저는 꿈에서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악몽을 꾸었습니다.
연수 중이었기에 쉽게 연락할 수 없었고,
만약 실제로 그런 일이 있다면 연락이 오겠지 하며
주님의 기도만을 바치며 그 시간을 견뎠던 기억이 납니다.
다행히도 그 꿈은 그저 꿈이었고, 이제는 하나의 에피소드로 남아 있습니다.
그 이후 저는 신앙에 불이 붙은 듯 다양한 활동을 어려움 속에서도 즐겁게 해 왔고,
나름의 열매도 맺어왔습니다.
그리고 지금,
또다시 비슷한 자리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믿음이 자라며 즐거웠던 시간이 지나,
이제는 더 깊어지기 위해 불편하지만 하느님의 질문 앞에 서서,
그 질문에 응답해야 하는 시간에 도달한 것은 아닐까요.
막연한 걱정과는 분명히 다릅니다.
하느님께서 지금 저에게 무엇을 묻고 계신지,
그 질문의 의도가 무엇인지 헤아리며 답을 찾고,
그렇게 한 걸음 더 주님께 다가가고자 합니다.
마르코 복음서에서
“지금 하고 있는 것을 버리고 나를 따르라”는 말씀을 읽으며,
창세기에서 들었던
“너는 어디 있느냐?”
라는 질문이 다시 마음에 울립니다.
그 질문 앞에서
“저는 여기 있습니다”라고 시원하게 답하지 못하는 제 모습이 답답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답을 찾으려 주님께 나아가고 싶습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내용을 상세히 이해하라고 요구하기보다,
하느님의 질문을 피하지 말고 마주하라고 초대합니다.
여러분께 하느님은 어떤 질문을 건네고 계실까요?
그 질문을 기대하며 이 책을 펼쳐 보셔도 좋겠습니다.
2025년이 마무리되었고 희년도 저물어 갑니다.
그러나 우리의 신앙 여정은 계속될 것입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주님의 평화 안에 머무르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데메트리오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