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제공
p.82 그리스도인의 삶은 머릿속이나 마음속에만 머무는 단순한 지적 탐구나 감정의 동요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것은 자신 안에 갇혀 고립된 삶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다른 이들과 함께, 한 모임 안에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삶입니다.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실천합시다(전합시다).” 모든 신자들이 매주 파견 때 이 말을 듣는다. 우리는 당연하게도 “하느님 감사합니다.” 하고 대답하지만, 정말로 복음을 실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복음’이라는 개념은 굉장히 모호하고 일상에서 동떨어진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복음의 힘』은 그렇게 낯설기만 한 ‘복음’을 교황 레오 14세의 언어로 일상 속에 가져다주는 책이다. 일일이 찾아 읽지 않으면 일상에서 마주치기 힘든 강론을 그리스도, 마음, 교회, 선교, 친교, 평화, 가난한 이, 연약함, 정의, 희망이라는 열 개의 주제로 나누어 10개 장에 걸쳐 편집하였다. 독자는 자신이 원하는 주제의 말씀을 골라 읽을 수 있으며, 인용된 복음 구절도 장과 절이 모두 쓰여 있어 하나하나 검색해보지 않고도 언급된 연관 구절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서문에서 레오 14세 교황은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말을 인용하며 책의 포문을 연다. “우리 시대는 우리 자신입니다.” 이 말과 함께 우리가 폭력을 목격하여도 낙담하지 않을 것을, 성령의 힘을 내려 주실 것을 하느님 아버지께 청할 것을 촉구하며 서문이 마무리된다. 이 서문을 통해 독자는 레오 14세가 이 책을 통하여 하고자 하는 말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신자들이 ‘나’와 ‘시대’를 분리하지 않는 것, 시대의 폭력이나 가난, 불의, 괴로움을 나와 동떨어진 것이라 치부하거나 내가 해결할 수 없는 것이라 낙담하지 않고 그 시대 속에 평화가 꽃피기를 기도하며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것. 복음의 ‘힘’이란 바로 그런 것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p.58 이처럼 다양성을 존중하며 친교를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은 중요합니다. 참된 친교는 서로 다른 은사들이 하나의 신앙 고백 안에서 조화를 이루어 복음 선포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깊이 와닿은 챕터는 3장 「시대의 도전에 응답하는 교회」였는데, 평소 젊은 여성 신자로서 앞으로 가톨릭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여러 가지 많은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혐오’의 근거로 성경을 제시한다. 성경에서 그것을 금지하였으니 내가 너를 혐오하여도 타당하다, 는 목소리가 수시로 들려온다. 그러나 <신임 대주교 팔리움 수여 미사> 강론에서 레오 14세는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의 이야기로 예를 들어 다양성에 대해 신자들에게 이야기한다. 평신도와 사제가, 교회와 세상이 맺어나가는 형제애와 같은 우정의 관계로 참된 친교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어쩌면 이런 친교야말로 서울세계청년대회 기도문에서 언급되는 ‘시노드 교회’로 가는 지름길이 아닐까 싶다. 시대가 변하면서 사람들이 종교에 요구하는 것도 많이 달라졌다. 그리고 레오 14세 교황의 교회는, 그 요구와 부름에 친교로서, 다양성을 존중함으로서 모든 이가 선교사가 되는 시대의, 모든 하느님 백성이 함께 걷는 시노드 교회로 나아가겠다고 기꺼이 응답하였다.
6장 「무장을 내려놓게 하는 평화」나 7장 「가난한 이들에게 먼저 전해지는 복음」을 통해서 가톨릭교회가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충분히 엿볼 수 있었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 소외된 자들의 곁에 있는 교회, 전쟁이 아닌 평화가 사람을 일으켜 세우게 하는 교회. 빈곤과 전쟁으로 병들어가고 있는 시대를 조명하는 챕터가 아니었나 싶다. 특히 6장에 실린 <이탈리아 주교 회의 주교들에게 한 연설>에서 레오 14세는 각 교구가 비폭력 교육의 길을 마련하고 갈증을 중재하며 타인을 환대하는 활동을 추진할 것을 요구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가톨릭교회가 단지 관념적인 위로자의 역할에 그치는 대신 ‘실제로 행동하는 공동체’로서 평화에 기여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이것을 느껴 보는 경험이 많은 신자들에게 좋은 메시지가 되어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톨릭이 걸어온 길에 대해,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상냥하고 다정한 메시지로 알려주는 책이었다.
* 캐스리더스 활동으로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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