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기도의 언어
장 피에르 프레보스트 지음 / 이기락 옮김
하느님께서 보시니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이 참 좋았다. (창세기 1:31)
구약성경의 ‘시편’은 주일미사 전례를 통해 화답송으로 매주 접해 친숙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속에 담긴 깊은 뜻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말씀이기도 하다. 구약성경의 시편은 크게 ‘기도’와 ‘찬양’이라는 두 가지 측면으로 이해할 수 있다. 시편이 작성된 연대는 기원전 1440년에서 기원전 586년까지로 약 900여년 간 기록된 것이다. 시편의 영어 이름이 ‘psalms’도 그리스어로 ‘psallo’, 즉 현악기 반주에 맞춰 노래하는 것이라는 뜻에서 비롯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시편’은 이처럼 오랜 세월에 걸쳐 쓰여졌고, 하느님께 찬양과 기도를 드리는 인간의 신앙고백이라는 점에서 성서의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성서이다. 그런 점에서 장 피에르 프레보스트 신부님의 ‘시편, 기도의 언어’는 시편을 통해 기도와 찬양을 드리는 우리에게 어떻게 이해하고 접근해야하는지를 안내하는 유용한 길라잡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103편으로 이뤄진 시편에서 기도를 표현하는 낱말들 중 핵심어 40개를 추려 이 낱말들이 성서 속에서 어떻게 다뤄지는지, 그리고 현대적 사고방식으로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를 씨줄과 날줄로 천을 짜듯이 촘촘히 다루고 있다. 요컨대, ‘가련한(불쌍한)’이라는 낱말에서부터 ‘혼(영혼)’이라는 낱말에 이르기 까지 총 40개의 낱말들을 중심으로 구약성경에서 언급되는 빈도수와 각각의 단어의 뿌리와 성경 속의 쓰임을 설명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성경을 통독하면서 부딪히는 말씀의 난해함이나 이해가 필요할 때 이 책은 유용한 참고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례로 이 책에서 다루는 낱말 중 ‘살(몸)’만 하더라도 그렇다. ‘살’은 시편의 저자들이 사람을 언급할 때 사용한 용어로, 궁극적으로 인간과 하느님을 구분하기 위해 쓰였다는 점이다. 하느님은 히브리어로 ‘네페스’와 ‘루아흐’를 지니신 분이시다. 즉, ‘혼’과 ‘숨’을 지니신 분이 바로 하느님이시며, 인간은 ‘살’, 즉 히브리어로 ‘바살’을 가졌다는 점에서 구분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익숙한 “말씀이 사람이 되시다”(요한복음 1장)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장 피에르 프레보스트 신부가 이 말뜻을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기쁜 소식을 들을 수 있게 된다”고 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요컨대, “예수님의 강생으로 이 육화의 신비가 성취될 때까지, 성경은 인간을 하느님으로부터 분리하여 ‘영’이신 하느님과 ‘살’인 인간의 존재 사이에 놓인 극복할 수 없는 근본적인 차이를 상기시켜 왔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이와 같이 이 책에서 다루는 주요 낱말들은 성경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맥락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이와 함께 평소 많은 신자들이 시편을 읽으면서 공통적으로 느꼈던 감정과 의문인 ‘시편은 폭력적인가?’,‘시편은 남성의 기도인가’, ‘시편에 빈번히 등장하는 원수의 문제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등에서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성경 속에서 쉽게 이해하지 못했거나 궁금했던 부분들이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이 책을 통해 이해하고 깨닫음을 바탕으로 온전히 하느님께 다가가는 일이다. 시편이 오랜 세월에 걸쳐 ‘기도’와 ‘찬양’이라는 두 가지 측면으로 쓰여졌다는 사실이 갖는 의미를 이 책을 읽은 후에야 좀더 뚜렷하게 알게 되었다. 그런 점에서 책 제목처럼 시편은 우리에게 ‘기도의 언어’이며, 그 기도는 곧 하느님께 우리의 ‘신앙을 고백’하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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