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세례를 받기 위해 예비 신자 교리 교육을 받았던 것이 맛보기였다면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의 가톨릭 교리서≫는 예비 신자가 받는 교리 교육의 심화 버전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심화를 넘어서 마치 종교 강의를 듣는 것만 같았다. 대부분 사람들은 신학에 대해 깊이 알지 못하기에 보이는 것이 전부겠지만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의 교리서에는 한 구절 구절마다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이 책을 읽으면 사도신경, 기도문과 십계명 등을 더 자세히 이해하고 기도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나의 경우,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의 교리 해설 중에서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구절에 대한 설명이 가장 와닿았다. 누구나 죄를 짓고, 지은 죄를 용서받기 원한다. 그러나 누군가가 내게 지은 죄를 남김없이 진심으로 모두 용서해 본 적이 있는가? 나는 그렇지 않았다. 형제가 죄를 지으면 몇 번이고 용서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지키지 않았다. 나는 누군가의 죄를 용서하지 못한 채 내 마음 깊은 곳에 남겨두었다. 고해성사로 내 죄를 용서받기 원했지만 누군가가 내게 반복하여 지은 죄는 몇 번이고 용서해 주지 않았다.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은 이런 경우에 주님의 기도를 거짓으로 하는 것이므로 그러면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입으로 말하는 것을 마음으로 완수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부분에서 나는 참회를 할 수밖에 없었다.
예수님은 늘 사랑을 말씀하신다. 형제의 잘못을 용서하는 일조차도 사랑의 힘으로 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어떤 면에선 이토록 무겁고 어려운 일인 줄을,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의 가톨릭 교리서≫를 읽기 전엔 잘 알지 못했다. 타인에 대한 사랑이 각박할 것만 같은 현대사회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소소한 사랑을 나누는 이들도 있고 하느님 뜻을 몸소 실천하며 사랑을 한없이 주고 떠난 사제들도 있기에 가톨릭 교리가 그리 실천하기 어려운 것만은 아님을 다시금 마음에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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