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에서 만난 이해인 수녀

가톨릭 예술

명동성당에서 만난 이해인 수녀

《민들레의 영토》 출간 50주년 기념 북콘서트 현장

2026. 0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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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1일, 이해인 수녀의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 출간 50주년 및 신간 《해인의 바다》 출간을 기념하는 북콘서트가 열렸다. 명동대성당 코스트홀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전국 각지부터 미국 등 해외에서까지 많은 독자들이 찾아와 객석을 가득 채웠다. 청소년부터 90세 노인까지, 다양한 세대가 한자리에 모인 풍경은 그 자체로 이해인 수녀의 시가 지난 반세기 동안 얼마나 넓고 깊게 사랑받아 왔는지를 증명하는 듯했다.

 


 

한결같이 걸어온 민들레의 시간

 

반세기라는 시간은 《민들레의 영토》가 지나온 세월인 동시에, 종신 서원을 한 이해인 수녀가 수도자로서, 그리고 시인으로서 묵묵히 걸어온 삶의 시간이기도 했다. 이해인 수녀는 이날 민들레고난 속에서도 이어지는 수도자의 삶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50년을 돌아보며 일편단심 민들레처럼 꿋꿋이 살아왔다.는 소회를 밝히면서, 오랜 세월 한자리를 지켜 온 수녀 시인으로서의 삶을 담담히 전했다.

 

 

2026. 4. 11. 명동대성당 코스트홀, 이해인 수녀 북콘서트 

 

이러한 삶과 글쓰기의 원동력은 하느님을 향한 그리움이다. 수도자이자 시인으로 살아온 시간이 기도가 시가 되고, 시가 곧 기도가 되는 삶일 수밖에 없었다고 전하는 그 맑은 음성에는, 그가 지나온 지고지순한 세월이 그대로 묻어나는 듯했다.

 


 

맑고 깨끗한 시의 세계를 다시 만나다

 

이날 축사를 맡은 정호승 시인은 이해인 수녀님의 시는 맑고 깨끗하다. 그 순백의 정신을 늘 배우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정 시인은 이날 1992년도에 인쇄된 《민들레의 영토》를 가져와 사인을 받았다고 말하며, 오랜 동료 문인이자 한 사람의 독자로서 이해인 수녀의 시와 함께해 온 세월을 짐작하게 했다.

 

축사 이후에는 시 낭독이 이어졌다. 독자들이 <장미의 기도>, <별을 보면>, <바다여 당신은>을 차례로 낭독한 뒤, 이해인 수녀가 신간 《해인의 바다》를 직접 읽는 시간이 마련됐다. “아직도 목소리가 어린 것 같은데, 나이가 벌써 이렇게 되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던 이해인 수녀는, “노년이나 말년이라는 표현보다 노을빛 시기라는 말을 더 좋아한다.며 나이 들어가는 시간을 향한 따뜻하고 애정 어린 시선을 전했다.

 

낭독 뒤에 이어진 무대는 더욱 특별했다. 이해인 수녀가 무대에서 반주 없이 직접 노래를 부르고 율동을 선보인 순간, 그 꾸밈없는 목소리와 몸짓은 객석에 큰 기쁨과 즐거움을 전했다. 조용히 시를 읽는 데 그치지 않고, 몸소 노래하고 움직이며 독자들과 호흡하는 모습은 이날 북콘서트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힘들지만 사랑으로 하는 일

 

마지막 순서인 사인회는 무려 세 시간 가까이 계속됐다. 긴 시간 동안 이해인 수녀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정성껏 맞으며 사인을 해 주었고, 색연필로 그림을 더하고 스티커를 붙이며 정성을 더했다.

 

힘들지 않으시냐는 물음에 이해인 수녀는 힘들지만 사랑으로 하는 일이라고 답했다. 그 한마디는 독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정성스럽게 대하는 그의 태도이자, 오랫동안 시를 쓰고 독자들과 소통해 온 삶의 자세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듯했다.

 

 

시집 《민들레의 영토》가 뿌린 씨앗은 50년이라는 세월을 지나 독자들의 마음속에 저마다의 꽃으로 피어 있었다. 지치지 않고 사랑을 건네는 수녀님의 손길과 그 마음을 소중히 간직하려는 독자들이 만난 현장은 훈훈한 온기로 가득했다. 그날 함께 나눈 따스한 공기와 사랑은 현장에 있던 모두의 가슴 속에 오래도록 식지 않는 힘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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