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 예수님!
요즘 여러분의 마음은 어떠신가요? 경제도 힘들고, 무언가 날 서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마음이 흔들리고 있지는 않으신지요. 날씨가 추워질수록 우리는 몸을 움츠리게 되고 그러다 보면 마음까지도 움츠러들곤 합니다. 작은 따스함을 지키려다 소중한 것들을 놓치기 쉽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잠시 멈춰서 마음을 살펴야 합니다. 바쁜 일상을 보내며 앞으로 달리기만 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마음에 생채기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할 일이 많다는 이유로, 피곤하다는 이유로 외면하는 순간 마음이 닫히고 따스함이 식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만큼 세상을 부정적인 눈으로만 바라보게 되거나 가슴 아픈 사건 사고에만 관심을 가지게 되죠. 부정적인 마음이 커질수록 우리 안의 선한 모습은 점점 잊히게 됩니다.
그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건 기도입니다. 기도를 통해 하느님과 관계를 맺고 사랑받고 있는 나 자신을 깨달으면 주변에도 그 따스함을 전해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죠. 기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저도 신학교에 입학했을 때 만난 가장 어려운 장애물이 기도였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숨 고르기를 하다 보면 이게 기도인지 숨쉬기인지 헷갈렸습니다. 대화라고 해서 말을 하면 독백일 뿐이었으니 자연스레 침묵의 시간만 이어졌습니다. 기도라기보다는 주변의 소리에만 집중하면서 그 시간을 보내기 일쑤였죠. 동기 신학생들이 눈물을 흘리거나 감동에 찬 모습을 보이면 더 혼란스러웠습니다.
나만 기도가 안 되는 건가?
하느님이 나만 버린 건가?
나는 사랑받으면 안 되는 존재인가?
이런 생각이 마음속에서 휘몰아쳤습니다. 그래서 신학교 신부님을 찾아가 고충을 말하면서 여쭈어 보았습니다. 그때 들은 말은 아직도 기억납니다. “기도는 기도하면서 배우는 거야.” 신부님의 그 말씀은 저를 더 허무하게 했습니다. 몸에 힘이 쭉 빠졌지요. 기도할 줄 모르는데 어떻게 기도하라는 걸까? 과연 기도가 무엇일까?
기도를 말하기 위해서는 영성에 대해서 먼저 말해야 합니다. 영성은 하느님과 맺는 관계입니다. 자신이 머무는 장소와 문화 안에서, 개인적인 체험과 사회적 관계 안에서 형성된 정체성에 따라 하느님과 맺는 관계도 다양하게 이루어집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색깔로 하느님을 향해 나아갈 수 있죠. 하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이유는 본인의 선택과 의지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믿고 하느님을 사랑하려는 의지가 중요하죠.
여기서 그리스도교 영성의 특징이 드러납니다. 우리가 얼마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가? 얼마나 그리스도를 잘 따르는가? 이것이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는 자신의 삶을 기반으로 하느님과 관계를 맺어가는 가운데 자신만의 방식으로 응답해 나가는 하나의 역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분과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나에 대해서 알고 하느님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바로 이 관계 맺음이 기도이죠. 기도를 잘하기 위해서는 성경을 공부하고 교회의 가르침을 배워야 합니다. 남녀가 만나 사랑의 감정이 싹트기 위해서는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래야 더 깊은 관계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마음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사랑을 표현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마음이 영성이라면 사랑의 표현은 기도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기도가 잘될 때가 있고 안 될 때가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또 기도 생활을 하면 어떤 단계를 거치게 될까요? 누구는 기도하면서 자기만족에 머물지만, 누군가는 기도하면서 생각이 바뀌고 삶이 바뀌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영성 생활은 3가지 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회심하여 하느님께로 향하고자 결심하는 정화의 단계가 첫 번째입니다. 이때에는 고해성사를 통해 하느님을 향한 마음을 세우고 의지를 강하게 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주님을 닮아가는 조명의 단계입니다. 주님이 보여 주신 모범에 따라 그분을 더욱 적극적으로 닮고 실천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예수님을 알아가고 깨닫는 지성의 활동이 필요합니다. 묵상하면서 하느님의 뜻을 찾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 과정을 거친 후에는 하느님과의 사랑을 완성하는 일치의 단계가 기다립니다. 삶으로 하느님을 찬양하고 그분을 위해 봉사하며 경배합니다. 사랑에 푹 빠진 경우, 사랑 그 자체를 느끼고 그 안에 머무는 관상의 단계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내용을 좀 더 쉽고 자세히 알고 싶다면 윤주현 신부님의 《영성, 하느님을 바라보다》를 읽어 보십시오. 대부분의 신앙 서적이 어려운 용어를 쓰기에 거리감이 있다면, 이 책은 신자들의 눈높이에 맞게 영성 신학의 주요 개념을 잘 풀이하고 있습니다. 영성과 기도 생활의 기본을 배울 수 있고 신앙 여정의 단계를 쉽게 설명해 줍니다.
영성 생활은 모래 산에 올라가는 것과 비슷합니다. 의지와 끈기를 가지고 꾸준히 나아가야 합니다. 초반에는 성장이 느껴질 만큼 쉽게 진보하지만, 일정 수준에 다다르면 메마름을 체험하게 됩니다. 그때에도 기본에 충실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오랜 시간 지치지 않고 충실히 나아가길 바랍니다. 우리의 영성 생활에 기본기를 다지는 데 《영성, 하느님을 바라보다》가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이를 두고 다른 곳에 한눈을 팔지 않는 자세로, 사랑하는 이를 더 깊이 이해하고 더 많이 알고자 한다면 사랑의 깊이와 크기는 점점 더 커질 것입니다. 사랑하는 이의 존재를 당연하게 여기거나 익숙하게 여기기보다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십시오. 그런 마음으로 임하는 기도 생활은 하느님과 함께하는 사랑의 여정이 될 것입니다.
만약 기도의 의미를 더 깊이 있게 알고 싶다면 《로마노 과르디니의 주님의 기도》를 추천합니다. 우리가 매일 바치는 ‘주님의 기도’에 한 층 더 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묵주기도 학교》를 통해서도 묵주기도의 유래와 의미, 그리고 묵주를 활용한 다양한 기도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