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성모 신심은 어떤가요?”

가톨릭 예술

[preview] “성모 신심은 어떤가요?”

프란치스코 교황 자서전 《희망》 미리 읽기 2화

2025. 03. 12
읽음 55

로사 할머니와 더불어, 포촐리 신부님이 제게 남겨 주신 또 하나의 큰 선물이자 제가 깊이 감사드리는 것은 성모님 신심입니다.

그분이 사목하시던 알마그로 지역의 성당에서, 저는 요한 보스코 성인이 직접 축복하시고 토리노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모셔 온 도움이신 마리아 성화 앞에서 자주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 성당의 성가대에서는 어린 시절 위대한 탱고 가수 카를로스 가르델이 노래했으며, 파타고니아의 성인이라 불리는 체페리노 나문쿠라 복자가 다니던 본당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제 삶을 통해 직접 체험했습니다. 성모님의 어머니다운 눈길이 어둠을 밝히고 희망을 다시 피워 올릴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 눈길은 우리에게 신뢰를 심어 주고 한없는 자애를 전해 줍니다. 한없는 자애tenerezza’라는 말을, 오늘날 많은 이들이 사전에서 지우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강력하고도 혁명적인 말입니다. 성모님의 그 눈길은 우리가 역사와 교회 안에 뿌리를 내리고, 우리 자신은 물론 서로를 진정으로 보살필 수 있게 해 줍니다.

 

어머니의 따스한 눈길이 없는 세상의 미래는 근시안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물질적 이익은 만들어 낼 수 있을지 모르나, 그것은 모두의 것이 아닌 소수의 몫이 될 것입니다.

그런 세상은 인간을 자녀로 바라보는 시선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한 지붕 아래 살게 되겠지만 진정한 형제자매는 되지 못할 것입니다. 분노와 독으로 가득 찬 오늘은 있을지 모르나 내일은 없을 것입니다. 스스로 자유롭다 믿겠지만, 실상은 노예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제가 어린 시절을 보낸 지 20년도 더 지난 어느 날, 벨기에의 한 학회에서 교리 교사 부부를 만났습니다.

둘 다 대학교수였고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고 있었으며,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서도 훌륭히 이야기했습니다.

그래서 문득 여쭈어 보았습니다.

 

성모님 신심은 어떠신가요?”

, 저희는 그런 단계는 이미 지났어요. 예수님을 충분히 잘 알고 있어서 성모님은 필요 없답니다.”

 

그 순간 제 마음속에서 절로 나온 말이 있었습니다.

 

아이고…… 가엾은 고아들!”

 

할머니와 포촐리 신부님은 삶으로 제게 중요한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성모님은 결코 신앙생활의 장식품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죠.

모 신심은 단순한 영적 예절이 아니라 그리스도인 삶의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인류라는 한 가족은 바로 그 어머니다운 눈길 위에, 어머니들의 사랑 위에 세워져 있기 때문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최초의 공식 자서전 《희망》

* 사상 최초로 교황 재위 중 출간

* 2025년 희년 추천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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