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갑옷을 벗어 던지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

성경 이야기

“어둠의 갑옷을 벗어 던지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

2025년 11월 30일 | 대림 제1주일

2025.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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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대림 제1주일입니다. 대림 시기를 시작하는 첫 주일에 선포되는 복음은 우리를 다소 놀라게 합니다.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실 아기 예수님을 향한 기다림을 부드럽고 따뜻하게 그리지 않고, 오히려 마지막 날에 심판자로 오실 주님을 공포스러운 존재로 묘사하기 때문입니다. 《강론 지침》 78항에서도 언급하고 있듯이, 대림 첫 번째 주일은 주님의 첫 번째 오심을 기억하며 기다리는 시간일 뿐만 아니라, 마지막 날에 오실 주님을 기다리면서 종말을 준비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기다림과 초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향해 세 번에 걸쳐 말씀하십니다.

 

깨어 있어라.”(마태 24,42)

명심하여라.”(마태 24,43)

준비하고 있어라.”(마태 24,44)

 

예수님께서는 삼중 권고를 통해 제자들이 마지막 날의 심판을 준비하라고 촉구하십니다. 주인이 언제 올지 모르니, 늘 깨어 있어야 합니다. 사람의 아들께서는 전혀 생각하지 못할 때 오시기 때문에 늘 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또한 집주인이 깨어 있다면 도둑이 집을 뚫고 들어오더라도 대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마지막 날에 대한 불확실성은 존재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환기하기 위해 노아의 홍수 사건(창세 7,6-24 참조)을 떠올리게 하십니다. 사람들은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고 있었고,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는 날까지 곧이어 닥칠 홍수를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노아의 홍수 사건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사람의 아들께서 오신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예수님께서 선택하신 교육 사례였습니다.

 

2독서, 바오로 사도가 로마 신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다시 오심을 준비하는 구체적인 방법이 담겨 있습니다. 편지 속에서 바오로 사도는 로마 신자들에게 잠에서 깨어날 시간”(로마 13,11), 곧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로 인하여 이미 구원의 때가 되었으니, 구원을 받기 위한 종말론적 삶을 성실하게 살 것을 당부합니다.

 

밤이 물러가고 낮이 가까이 왔습니다. 그러니 어둠의 행실을 벗어 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로마 13,12)

 

어둠의 행실은 잔치와 만취, 음탕과 방탕, 다툼과 시기 속에 사는 것을, 그리고 빛의 갑옷을 입는다는 것은 품위 있게 살면서 악과 어둠에 맞서 살아가는 삶을 의미합니다(로마 13,13 참조). 여기에서 바오로 사도가 언급한 잠에서 깨어날 시간은 밤에서 낮으로, 어둠에서 빛으로,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가는 때, 곧 구원의 순간을 의미합니다.

 

구원의 때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예고되었습니다. 1독서에서 알 수 있듯이, 이사야 예언자는 이스라엘 백성을 향해 다가올 구원의 소식을 선포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 시온에는 하느님의 집이 세워지고, 온 세상의 모든 백성은 시온을 향해 순례 여정을 떠날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나오는 시온에서 모든 백성이 모여 토라와 하느님의 가르침을 배울 것입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시온으로 가는 순례의 여정에 이스라엘 백성을 초대하는 것입니다.

 

야곱 집안아, , 주님의 빛 속에 걸어가자!”(이사 2,5)

 

구원의 빛 속에서 함께 걸어가자는 이사야 예언자의 초대는 아기 예수님을 경배하러 오라는 또 다른 초대가 되고, 사람의 아들께서 영광스럽게 오실 것을 기다리라는 명령이 됩니다. 수많은 백성이 하느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주님의 집이 세워진 시온으로 모였듯이, 이제 우리도 베들레헴의 마구간에서 태어날 아기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나야 합니다(《강론 지침》 82항 참조).

 


 

🌸 오늘의 묵상 포인트

 

바오로 사도가 언급한 잠에서 깨어날 시간은 무엇일까요?

 


 
Profile
수원교구 사제. 수원가톨릭대학교에서 ‘신학생 양성’이라는 소임을 맡고 있습니다. 신학생들과 함께한 지 벌써 6년이 지났습니다. 처음에는 마냥 어리게 느껴졌던 신학생들이 양성을 마치고, 사제 서품 후 파견되어 자신에게 주어진 소임을 충실히 수행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들이 교회와 하느님 백성을 위해 열정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신학교 양성자로서 살아가는 보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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