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는 두 배의 기도

WYD2027

성가는 두 배의 기도

WYD에서 울린 성가

2026. 04. 09
읽음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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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로 위로받았던 기억들

 

너무나도 유명한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말씀이다. 성가는 두 배의 기도입니다.” 이 말씀을 처음 들었을 때, 성가를 열심히 부르도록 신자들을 독려하기 위해 만든 교리교육적 명언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면 개인적으로 힘들고 어려웠던 때마다 성가를 통해 참 많은 위로를 받았다. 그리고 그 위로는 하느님께 드리는 찬미의 노래, 감사의 기도로 이어졌다.

 

군대 입대 후 처음으로 미사에 참석해 성당을 가득 채운 부활 성가를 목 놓아 부르며 기쁨에 눈물을 흘렸던 기억. 신학교 시절 개인적인 이유로 성소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을 때, 홀로 대강당에서 기타를 가슴에 품고 소리 높여 생활성가를 부르며 가사 하나하나에 위로를 받아 다시 마음을 다잡았던 기억. 청년성서모임 연수 지도를 할 때, 성가를 부르며 진심 어린 마음으로 하느님을 찬양하는 청년들을 만났던 기억. 이 모든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성가는 마치 배경음처럼 지금도 마음속에서 울려 퍼진다. 그리고 이 기억들은 힘든 상황 속에서도 주님께서 주시는 새로운 힘과 용기를 얻어 다시 일어서게 한다.

 


 

왜 성가는 두 배의 기도인가

 

성가가 지닌 힘은 과연 무엇일까? 성가의 선율이 악기와 사람의 입을 통해 전해 주는 따뜻함과 평화로움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감성을 움직이는 것도 중요한 요소겠지만, 무엇보다 성가의 가사를 통해 전해지는 다양한 형태의 신앙 고백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고통의 순간 속에서 느낀 감정을 가감 없이 표현하거나, 반대로 극도로 절제된 방식으로 고백하는 가사를 만날 때가 있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더욱 주님께 매달리며 간절함을 표현하는 가사를 듣고 있노라면 가사의 주인공은 바로 내가 되고, 그 가사는 주님께 드리는 나만의 고백으로 변화된다. 십자가의 고통을 짊어지고 묵묵히 걸어가신 예수님의 모습이 겹쳐지며 주님처럼 이 십자가를 당당히 지고 가겠다는 강렬한 열정이 솟아난다. 이때 비로소 성가는 두 배의 기도가 된다.

 


 

세계청년대회에서 체험한 성가의 힘

 

2011년 마드리드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에 참석했을 때, 모국어가 아닌 프랑스어와 스페인어, 그리고 영어로 성가를 부르면서 처음에는 성가의 내용이 전혀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대회가 절정에 이르자 수많은 청년이 손을 모아 합창단의 선율에 따라 성가를 부르는 모습에서, 또 눈물을 흘리며 간절히 기도하며 성가를 따라 부르는 청년들의 모습에서 성가 속 단어 하나하나가 가슴에 꽂혀 깊은 울림을 일으켰다. 그리고 어느새 그 성가의 후렴구를 흥얼거리며 찬양하는 내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그려졌다.

 


 

서울 세계청년대회 합창단의 시작

 

작년 하반기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국제 주제가 공모전이 있었는데, 조직위 음악위원회에서 청년들과 심도 있는 심사를 거쳐 교황청에 최종 후보곡을 올렸다. 그리고 지난 117일 조직위원장이신 정순택 대주교님의 주례로 합창단과 오케스트라 창단 미사를 봉헌했다. 이 합창단은 지난해 8월과 10월 두 차례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126명의 합창단과 국악과 서양 악기가 어우러진 78명의 합주단으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여러 일정으로 함께 하지 못했지만 간절히 바라는 또 다른 청년들을 위해 앞으로도 추가 모집할 예정이다.

창단 미사 중 이전 대회의 주제가와 청년들이 사랑하는 여러 생활성가를 함께 불렀는데, 그 어떤 미사보다 우렁차고 아름다운 성가가 성당을 가득 채웠다. 성가를 함께 부르며 신자석에 앉아 있던 청년들의 모습을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아직 앳된 모습이 그대로 남은 중·고등학생들의 해맑은 얼굴부터 오랜 시간 성가로 봉사해 왔음이 드러나는 진중한 청년의 모습까지. 서로 다른 모습과 소리이지만 하나로 모아져 아름다운 찬미로 퍼져 나갔다. 그 모습은 왜 성가가 두 배의 기도라고 고백하셨는지,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장면이었다.

 


 

전례 음악이 만들어 내는 일치

 

미사 주례를 맡으신 정순택 대주교님께서는 강론을 통해 국적이나 언어, 문화의 차이를 넘어 우리가 신앙 안에서 하나임을 드러내고 체험하게 하는 중요한 열쇠가 바로 전례 음악임을 강조하셨다. 그리고 합창단과 오케스트라 모든 단원은 하느님 안에서 전 세계 청년들이 하나임을 드러내고, 이 일치를 체험하게 하며 또 전달하는 중요한 부르심을 받았음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셨다. 대주교님의 말씀처럼 성가가 만들어 낼 수 있는 다양성 안의 일치라는 이 성가대와 오케스트라를 통해 더욱 단단히 이어지길 기도한다. 이를 위해 매주 이어질 성가대 연습과 다양한 형태의 발표회를 통해 그들의 기도가 두 배를 넘어 모든 청년들 안에서 열 배, 스무 배의 기도가 되기를 희망한다.

 

 

WYD 합창단 오케스트라 창 단미사 후에 (2026.1.17)

(출처: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WYD에 대한 다양한 소식은 이영제 신부의 블로그 오다리 신부의 WYD 이야기

(https://blog.naver.com/josephleeyj)’를 통해서도 접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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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서울대교구 사제. 프랑스에서 교리 교육 신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WYD 법인 사무국 및 기획 사무국 국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신자들이 신앙을 통해 하느님과 기쁘게 만나도록 다양한 분야에서 힘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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