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성경 이야기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2026년 1월 18일 | 연중 제2주일 (일치 주간)

2026. 0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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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예수님께서는 누구이신가?”라는 질문은 결국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삶의 방향에 이르게 됩니다.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이 글은 연중 시기 복음을 따라 요한 세례자의 증언을 중심으로, 예수님의 정체가 오늘 우리의 신앙과 삶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지를 묵상합니다.

 

미사 중 되풀이되는 하느님의 어린양이라는 고백이 단순한 전례적 언어가 아니라, 그분처럼 살겠다는 결단과 증언의 초대임을 다시 바라보며, 자기중심적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이 선택해야 할 사랑의 길을 묻습니다.

 

 

우리는 삶 속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존재의 뿌리를 묻는 이 질문은 우리가 존재의 시작과 끝을 쫓는 여정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신앙인으로서 우리는 그 위에 질문을 더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구이신가?’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연중 시기의 시작과 함께 오늘 복음은 요한 세례자의 증언을 통해 그 질문의 방향을 분명하게 가리키고 있습니다.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요한 1,29)

 

이 짧은 한 구절은 예수님의 정체를 드러내는 복음의 심장과도 같습니다. 여기서 보라는 단순히 눈으로 바라보라는 말이 아닙니다. 마음 깊이 바라보라는 초대이며,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응시하라는 부르심입니다. 그리고 세상의 죄를 없애신다는 표현은 단순히 죄를 치워버리는 행위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의 죄를 대신 짊어지시고, 우리 대신 희생 제물이 되셨다는 뜻입니다.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뜻을 따라 자신을 완전히 내어놓은 어린양’, 곧 세상을 위한 순결한 희생의 존재로 오셨습니다.

 

사실 요한 세례자도 처음부터 그분을 온전히 알았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요한은 자신보다 앞서신 분을 바라봄으로써 깨닫고, 마침내 담대히 증언하게 됩니다.

 

저분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내가 증언하였다.” (요한 1,34)

 

요한 세례자는 더 이상 자신을 중심에 두지 않고, 오직 예수님을 드러내는 삶을 살았습니다. 우리 역시 신앙인으로서 예수님을 바라보고, 믿고, 증언하는 사람으로 살아야 합니다. 하느님의 어린양에 대한 증언은 전례 안에서 사제가 성체를 들어 올릴 때마다 반복됩니다.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 이 성찬에 초대받은 이는 복되도다.”

 

그리고 우리는 응답합니다.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이 짧은 대화 안에는 깊은 신앙 고백이 담겨 있습니다. 단순한 전례적 응답이 아니라, 예수님의 희생에 동참하겠다는 우리의 결단이며, 그분의 사랑을 내 삶 속에서 살아 내겠다는 약속입니다. 그러므로 성체를 모신다는 것은 단순히 받는다는 행위가 아니라, ‘그분처럼 산다는 서약이며, ‘나 또한 작은 어린양이 되어 세상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증언하겠다.’는 응답입니다.

 

그러나 오늘의 세상은 점점 그 반대의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자기 이익과 권리를 앞세우며, 양보와 희생, 인내의 가치를 잃어버린 사회. 심지어 교회 안에서도 서로를 품고 기다리는 여유보다는 비판과 상처가 앞서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요한 사도의 말씀이 우리 마음을 울립니다.

 

그분께서 우리를 위하여 당신 목숨을 내놓으신 그 사실로 우리는 사랑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형제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아야 합니다.”

 

이 사랑이 바로 하느님 어린양의 길입니다. 그 사랑은 계산이 없고, 끝이 없으며, 자신을 내어 줍니다. 이제 우리 공동체가 그 사랑을 살아 내야 합니다. 비난보다 이해를, 경쟁보다 협력을, 자기주장보다 하느님의 뜻을 먼저 두는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어린양의 정신이 우리 안에 살아 숨 쉴 때, 교회는 다시 세상의 희망이 될 것입니다.

 

새로운 연중 시기의 첫걸음에서, 우리의 시선을 예수님께 고정합시다. 그분의 희생과 사랑을 깊이 바라보고, 그 사랑을 본받아 서로를 위해 기꺼이 내어놓는 삶을 다짐합시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또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하느님께 바치는 향기로운 예물과 제물로 내놓으신 것처럼, 여러분도 사랑 안에서 살아가십시오.” (에페 5,2)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무는 사람은 결코 외롭지 않습니다. 그분을 닮아 사는 공동체 안에서, 우리는 이미 하느님의 나라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 오늘의 묵상 포인트

 

하느님의 어린양이라는 표현이 오늘 내 삶에서는 어떻게 느껴지나요?

 


 

Profile
춘천교구 사제. 현재 교구장 비서 겸 사무국장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달리기를 좋아해 매일 아침 10km, 주말에는 30km정도를 달리며 마라톤 대회에도 참가합니다. 때로는 힘들지만, 그 고비를 넘어서면 ‘러너스 하이’라는 큰 기쁨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죽을 것 같이 힘든 순간’에도 곧 기쁨이 찾아오리라는 ‘희망’을 놓지 않으며 오늘도 기쁘게 달리며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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