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도, 하느님을 사랑할 의무를 말하는 사람

가톨릭 예술

베르나르도, 하느님을 사랑할 의무를 말하는 사람

《신애론》을 옮긴 방종우 신부의 뒷이야기

2026. 0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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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길게 느껴졌던 겨울이 지나고, 마침내 봄이 왔습니다. 이 봄날,하느님을 사랑할 의무에 관해 함께 나눠 보면 어떨까요?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물음에 12세기 중세 유럽에 활약한 클레르보의 베르나르도 성인이 응답합니다. 《신애론 - 베르나르도가 말하는 '하느님을 사랑할 의무'는 우리의 사랑이 자기 중심에서 벗어나 하느님 중심으로 성숙해 가는 여정을 보여 줍니다. 이 책을 옮긴 방종우 신부와 함께 그 의미를 나누었습니다.

 


 

신부님 안녕하세요. 《신애론 - 베르나르도가 말하는 '하느님을 사랑할 의무'가 곧 출간됩니다. 번역을 마치고도 오랫동안 기다리신 만큼 남다른 기분이 드실 것 같습니다. 출간 소식을 들으셨을 때 어떤 마음이 드셨나요?

 

번역하는 동안, 모든 신자에게 신앙의 의미와 목적을 다시 생각해 보게 할 좋은 책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만큼은 가능한 많은 분에게 널리 읽히면 좋겠다는 바람을 품었죠. 그만큼 이 책은 단순한 깊이를 넘어 매우 유익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생각했기에, 출간 소식이 더욱 기쁘게 다가왔습니다.

 


 

이 책은 12세기 클레르보의 베르나르도 성인의 작품으로 중세 수도원 영성의 정수를 담았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수많은 고전 가운데 이 책을 번역해야겠다고 마음먹은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까요?

 

베르나르도의 글은 단순히 우리가 무엇을 왜믿어야 하는가를 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떻게사랑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합니다. 특히 이 작품은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에 대해 하나의 개념이 아니라 순차적인 여정으로 보여 준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으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고전입니다. 그래서 오늘을 사는 신앙인들에게도 여전히 살아 있는 가르침을 준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번역하게 되었습니다.

 


 

제목만 보면 굉장히 엄숙한 책처럼 느껴집니다. 번역하시면서 생각보다 재미있다거나 의외였다고 느낀 부분도 있었나요? 혹은 특히 오래 고민했던 문장이 있었을지 궁금합니다.

 

이 작품은 제목만 보면 엄숙하고 딱딱한 글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놀라울 만큼 인간적이고 솔직한 신앙 고백입니다. 베르나르도는 인간이 처음에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러한 출발점을 인정하면서, 그 사랑이 어떻게 하느님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지를 설명합니다.

우리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사랑이라는 주제를 다루기 때문에, 전개 방식도 딱딱하거나 현학적이지 않고 매우 설득력 있게 다가옵니다. 번역하는 내내 자연스럽게 고개가 끄덕여질 만큼 흥미로웠습니다. 한편 문학적인 비유와 표현들이 많아, 이를 어떻게 더 쉽고 자연스럽게 전달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이에 문학적 운율을 살리면서도 베르나르도 성인의 의도가 더 친근하게 전달되도록 번역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번역 작업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오래 마음에 남은 문장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영혼이 하느님을 더욱 사랑할수록, 하느님 외에는 다른 보상을 바라지 않는 법입니다. 그가 만약 다른 보상을 추구한다면, 그는 분명 하느님이 아닌 다른 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7.17)

 

이 문장이 가장 깊이 남았습니다. 우리는 종종 하느님께 무엇인가를 청하고,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실망하거나 원망하기도 합니다. 또 신앙의 목적을 구원이나 영원한 생명으로만 이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참으로 하느님을 사랑하게 된다면, 그 사랑 자체가 이미 가장 큰 보상임을 깨닫게 됩니다. 이는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듯, 진정한 사랑은 어떤 보상을 바라지 않는다는 사실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결국 하느님 사랑은 보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사랑 그 자체로 완성되는 여정이며, 구원은 그 자연스러운 열매라는 점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처음 읽는 독자들에게 특별히 추천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어디일까요?

 

사랑의 네 단계에 대한 부분을 꼭 읽어 보셨으면 합니다. 인간의 사랑이 자기중심에서 시작하여 하느님 안에서 완성되는 과정을 단계적으로 보여 주기 때문에, 자신의 삶을 비추어 보기에 매우 좋은 기준이 됩니다. 또한 이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해제 부분도 함께 읽으시기를 권합니다. 특히 ‘3장 《하느님을 사랑할 의무》와 베르나르도의 영성을 다룬 부분은 작품의 깊이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 책의 중심 질문은 왜 하느님을 사랑해야 하는가?”입니다. 베르나르도의 대답을 한 문장으로 소개해 주신다면요?

 

먹는 자에게 음식을, 보는 자에게 빛을, 숨 쉬는 이에게 공기를 주는 다른 이가 또 누가 있습니까?”(2.2)

 

이 한 문장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많은 것을 청하지만, 이미 받은 수많은 은총은 쉽게 잊어버리곤 합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이미 받고 있는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이 무엇인지 다시 바라보면 좋겠습니다.

 


 

이 책이 오늘날 독자들에게도 의미가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는 잘 모를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 사랑은 쉽게 왜곡되어 이기적이 되거나, 때로는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방식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사람이 하느님을 믿는다고 말하지만, 정작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는 잘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보상을 기대하게 되고, 기도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쉽게 마음이 흔들리기도 합니다. 이 책은 왜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느님을 사랑해야 하는지를 매우 설득력 있고 깊이 있게 보여 줍니다. 그런 점에서 베르나르도의 성찰은 시대를 넘어 모든 신앙인에게 보편적인 가르침을 줍니다.

 


 

이 책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베르나르도 성인의 원문뿐 아니라 이를 해설하는 부분도 상당한 분량을 차지한다는 점입니다. 독자들이 이 책을 더 재미있게 읽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으로 읽어 보면 좋을까요?

 

먼저 전반부에 위치한 《하느님을 사랑할 의무》를 읽은 뒤 해제를 읽고, 다시 한번 전반부를 읽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처음에는 선입견 없이 읽고, 이후 해제를 통해 의미를 깊이 이해한 다음 다시 읽으면 더 큰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처음부터 모든 내용을 이해하려 하기보다, 천천히 묵상하듯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내 사랑이 어디에서 시작되었고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는지를 함께 성찰해 보시면 더욱 풍성한 독서가 될 것입니다.

 


 

번역 전과 번역 후를 돌아보았을 때, “하느님을 사랑할 의무라는 말은 신부님께 지금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요?

 

번역을 시작할 때는 의무라는 표현이 다소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번역을 마친 지금은 그것이 강요가 아니라,자연스러운 사랑의 방향이라는 의미로 다가옵니다. 결국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은 외적인 요구가 아니라, 인간 존재의 가장 깊은 갈망에 대한 응답이자 하느님의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번역하는 동안 그 축복 안에 깊이 머물러 있었습니다. 많은 독자들이 저와 같은 느낌을 꼭 받게 되기를 바랍니다.

 


 

* 20265, 방종우 야고보 신부가 옮긴

《신애론 - 베르나르도가 말하는 '하느님을 사랑할 의무'을 만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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