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이 흔들리면, 하느님께서도 삐치실까요?

성경 이야기

믿음이 흔들리면, 하느님께서도 삐치실까요?

연중 제29주일(전교 주일)│뒤뚱뒤뚱 걸어가는 신앙

2026.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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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히 묵상해 봅시다.

 

  • 믿음이 흔들릴 때, 나는 하느님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
  • 나는 하느님의 자비를 내 경험만큼만 생각하고 있지는 않나요?
  • 뒤뚱뒤뚱 걸어가는 나도 하느님께서 기다려 주신다는 것을 믿나요?

 


 

하느님께서 저한테 삐치셨다고요?

 

제가 신부가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피정의 집에 발령받았을 때의 일입니다. 피정 동반을 하며 개인 면담을 하게 되면 다음과 같은 말로 자신이 죄인임을 고백하는 신자분들이 몇몇 계셨습니다.

 

“신부님, 제가 성당도 빠지고요. 예수님도 의심하고, 하느님도 의심하고 그랬어요. 그래서 그런지 하느님께서 화가 많이 나셔서 저를 미워하시는 것 같아요. 맞죠?”

 

“맞긴 뭐가 맞습니까?”

 

2026년 요즘 신자분들은 그러실 리가 없겠죠? 하느님께서 정말 이렇게 내 속보다도 좁고 옹졸한 분이실까요? 내가 하느님을 좀 믿지 못했다고 해서, 성당을 조금 빠졌다고 해서 나만 미워하고, 나에게 안 좋은 일만 가득 안겨 주실 그런 분이실까요? 그건 아마도 하느님을 마주 대하는 내 마음이 옹졸하거나, 나 스스로가 작은 사람이라서 그런 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보게 됩니다.

 


 

하느님의 자비를 내 경험으로 잴 수 있을까요?

 

하느님의 자비는 헤아릴 수가 없죠. 저는 그렇게 배웠고 또 그렇게 믿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경험 안에서 생각하고 믿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자비하심을 경험하지 못한 우리라면 그 믿음의 근거가 하느님께 있지 않고 온전히 나의 경험 안에 있게 되고, 내 경험만큼의 자비를 하느님 자비의 총량으로 착각하며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믿었던 제자들도 의심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열한 제자가 등장합니다. 예수님을 배반한 유다는 빠져 있죠. 이들은 이미 부활하신 예수님의 소식을 들은 제자들입니다. 그 가운데 토마스 사도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만나 이렇게 고백하기도 합니다.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요한 20,28)

 

그러나 오늘 마태오 복음 사가는 이들을 가리켜 이렇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더러는 의심하였다.”(마태 28,17)

 


 

믿는데… 왜 의심까지 할까요?

 

의심은 아이러니하게 믿음을 근거로 합니다. 어떤 것을 보지도 듣지도 못한 곳에서는 의심이 피어나지 않습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의심한다는 것은 한때 그 사람을 진지하게 믿었다는 사실의 방증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아셨을 것입니다. 제자들의 나약한 믿음은 당연히 의심을 만들어 내겠지만, 그들이 믿음과 의심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면서도 끝끝내 당신을 따라 하느님의 영광을 얻게 되리라는 것을요.

 


 

뒤뚱뒤뚱해도 같이 가면 됩니다

 

우리들의 흔들리는 믿음, 그리고 의심, 괜찮습니다. 믿음이 없다면 의심도 없고, 믿음의 경험이 없다면 고민조차 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그러므로 뒤뚱뒤뚱 신앙생활을 한다 해도 괜찮습니다. 하느님의 자비가 우리의 믿음보다 앞서 있고, 우리의 작은 믿음이 결국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낼 큰 도구가 되리라는 것을 믿어 주시는 분, ‘예수님’께서 계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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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사제. 미디어 사도직 위원회 위원장를 맡고 있습니다. 사진기로 하느님을 담고, 영상으로 하느님을 전하며, 글로 하느님의 마음을 전하는 수도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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