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느님과 함께 트위스트> 시리즈의 아티클로, 이 글은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 되기'에서 이어집니다.
2005년에 사제품을 받고 신부로 살아가면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 있다. 바로 교황청에서 일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갑자기 교황청에서 일을 하고 싶어졌다. 그 이유는 바로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님 때문이다.
얼마 전 유흥식 추기경님께서 tvN에서 방영하는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하시며 교황님과 교황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주셨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인 에피소드는 ‘강도를 만난 일화’였다. 추기경님께서는 아는 신부님을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선 참이었다. 그런데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착용한 강도가 나타나 추기경님을 가로막은 것이다.
“멈춰, 돈, 반지 내놔!”
강도는 추기경님을 협박하며 귀중품을 내놓으라고 협박했다. 하지만 추기경님의 스마트폰과 지갑은 집에 있었고, 당시 당신이 가지고 계셨던 것 중에 가장 비싼 것은 반지였다. 그 반지는 추기경 서임 때에 교황님께서 주신 반지였기에, 추기경님께서는 강도에게 반지의 의미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러나 강도는 기어코 그 반지를 가져갔고, 추기경님께서는 그 강도의 뒤에 대고 외치셨다.
“하느님께서 당신을 축복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참 대단하시다. 그런 상황에서 저런 말씀을 하실 수 있을까. 방송 내내 추기경님의 모습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인품을 느낄 수 있었다. 유흥식 추기경님은 성직자부 장관이시다. 전 세계 43만여 명의 사제들을 관리하시는 일에는 큰 중압감이 따를 것이다. 그러나 이런 분이시라면 전 세계 사제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실 수 있지 않으실까. 안도감이 마음을 휘감았다.
추기경님의 명랑한 모습에서 ‘행복’이라는 감정을 찾을 수 있었다. 이런 분과 함께라면 교황청에서 근무하고 싶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물론 난 죽을 때까지 바티칸에서 근무할 일이 없다. 그만큼 추기경님의 인품에 반했다는 것이다. 그래도 혹시 추기경님께서 오늘이라도 나에게 전화를 걸어 “마르코 신부, 자네 교황청에 들어와서 내 커피만 타는 임무를 맡아보겠나?”라고 말씀하신다면, 나의 대답은 무조건 “YES”이다.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곧장 로마로 날아갈 것이다.
그리스도의 향기
추기경님의 방송을 보고 미사 전 고해성사를 위해 고해소에 들어갔다. 고해소에 앉아 있으면서 ‘그리스도의 향기’(2코린 2,16)에 대해 묵상했다. 그리스도의 향기는 세 가지 차원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나에게 와닿는 울림.
둘째, 나도 그를 따라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
셋째, 나도 그가 속한 공동체의 일원이 되고 싶다는 열망.
누군가의 마음 안에 이러한 불꽃을 심는 것이 ‘그리스도의 향기’가 아닐까. 이를 표현할 다른 단어를 찾는다면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20년 차 신부로 살아오면서 라자로 추기경님께 매력을 느꼈다. 나도 저런 인품을 갖추고 싶고 저분과 함께 일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것은 라자로 추기경님으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그리스도의 향기, 즉 그리스도의 매력 때문이었을 것이다. 나를 반하게 만든 라자로 추기경께서 보여 주신 향기와 매력의 근원은 그분 안에 자리한 ‘행복’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선한 사람은 마음의 선한 곳간에서 선한 것을 내놓고, 악한 자는 악한 곳간에서 악한 것을 내놓는다. 마음에서 넘치는 것을 입으로 말하는 법이다.”(루카 6,45)
우리 안에 자리한 무언가가 향기와 매력으로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나태주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민들레가 웃고 있었다면
네가 먼저 웃고 있었던 것이다.
새들이 노래하고 있었다면
네가 먼저 노래하고 있었던 것이다.
세상이 아무래도 이쁘냐
그렇다면 네 마음속 세상이 먼저 이뻤던 것이다.
― 나태주 시인, <꽃이 사람이다>
민들레의 웃음 소리를 듣고, 새들의 지저귐을 노래 소리로 받아들이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것은 이미 내 안에 자리 잡은 무언가 때문이다. 과연 내 안에는 무엇이 자리하고 있을까? 나는 어떤 매력을 드러내고 있을까? 신자들은 나와 함께 교회에서 봉사하고 싶은 매력을 느끼실까 궁금해진다. ‘매력’을 주제로 강론을 한 어느 날 나에게 다가온 자매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신부님도 매력이 넘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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