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나이들어 가실 때
-함께 나이 들어가는 것의 아름다움
아니 보듀셀, 클로드 보듀셀 지음
written by Juliana

부모님이 작게 느껴지기 시작할 때
노화는 피할 수 없는 삶의 한 부분입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한때 흔들리지 않는 버팀목 같았던 부모님도 어느새 노년의 문턱에 서게 되십니다. 100세 시대에 60세는 인생의 2막 시작이라고는 합니다만, 부모님께서는 예전보다 더 자주 깜빡하시고 배움이 느려지시며 눈이 침침하다고 저에게 일 처리를 맡기실 때가 많아지셨습니다. 그럴 때마다 예전의 든든하고 에너지 넘치시던 모습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 초조했습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어떻게 부모님의 나이 들어가심을 받아들여야 하는지 막막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노년을 마주한 부모님과의 관계 맺음’을 다룬 책 《부모님이 나이 들어 가실때》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노년을 마주한 부모님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던 우리를 전적으로 책임지고, 삶에 필요한 여러 기술과 지혜를 가르쳐 주신 부모님. 그랬던 부모님께서 시간이 흘러 이제는 나에게 의지해야 하는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은 아마도 쉽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이 책은 연로해지시는 부모님을 곁에 둔 자식들이 마주할 수 있는 어려움과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해줍니다. 우리 모두 이번 생은 처음이기 때문에 인간의 한계와 유한함을 느끼게 하는 뒤바뀐 관계(보호 받는 이에서 보호하는 이로)가 당혹스러울 수 있습니다. 《부모님이 나이 들어 가실 때》는 은퇴한 노인들과 장례를 치루는 가족들을 돕는 일을 오랜 시간 해 온 부부 작가가 쓴 책으로, 감정적인 공감과 이성적인 솔루션이 적절하게 배합되어 있습니다.
감정형 독자를 만족시키는 공감형 사례 모음집
나이든 부모님을 마주하는 것은 감정적으로 어렵고 힘든 일일 수 있습니다. 특히 부모님과의 관계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부모님의 연로함을 받아들이는 방법도 사람마다 다릅니다. 이 책은 150쪽이 조금 넘는 얇은 책이지만 작가 부부가 만났던 사례들이 풍부하게 실려 있어 힘든 시기를 겪는 이들의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살핍니다. 저에게는 특별히 부모님의 나약함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과 그들의 약함이 오히려 관계를 다시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준다는 것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그동안 가족 사이에 해결하지 못했던 반목과 대립이 있다면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진실한 용서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사고형 독자를 만족시키는 솔루션이 담긴 가이드북
이 책은 감정적인 유대뿐만이 아니라 문제 해결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솔루션 또한 담겨 있습니다. 먼저 노년에 접어든 부모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노인분들이 갖는 세 가지 욕구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책에 따르면 세 가지 본질적인 욕구는 첫째, 보호받고 싶은 욕구, 둘째, 자신의 가치를 인정 받고 싶은 욕구, 셋째, 사랑받고 싶은 욕구입니다. 이 세 가지 욕구에 초점을 맞춘다면 연로해지신 부모님을 충분히 영적으로 잘 돌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가지 실천해 보고 싶은 것은 부모님께 인생 이야기를 글로 써달라고 부탁하는 것입니다. 부모님은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면서 자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고, 자식들은 부모님의 지혜를 유산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형제 자매와 현명하게 책임을 분담하는 법, 미사와 기도 등 부모님과 함께 신앙을 더욱 성숙시켜 나가는 법 등 연로하신 부모님을 돌볼 때에 도움이 될 조언을 다양하게 알려 줍니다.
함께 나이 들어가는 것의 아름다움
아직 저의 부모님은 신체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노인에 속하지는 않지만 이제 곧 노년을 바라보는 연세가 됩니다. 감사하게도 부모님과 제가 함께 나이 들어간다면 이 책에서 얻은 여러 가지 팁을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고 약해진다는 것에 대하여 막연한 불안감과 무력감을 가지고 있던 제가 이 책을 통해 그 시간이 오히려 하느님이 마련하신 ‘은총의 시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새롭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들이 말하듯이, 우리는 하느님께서 부모님을 사랑하시고 그분의 삶을 당신의 뜻대로 이끄신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와 부모님이 함께 아름답게 나이 드는 나날을 기대하며, 저희 어머니께서 특별히 좋아하시는 성경 구절로 글을 마칩니다.
“너는 내 은총을 넉넉히 받았다. 나의 힘은 약한 데에서 완전히 드러난다.”
(2코린 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