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시는 하느님의 대화<사제들의 시대 공감>

📚서평

침묵하시는 하느님의 대화<사제들의 시대 공감>

주님사랑 아녜스

2026. 08. 22
읽음 11

<사제들의 시대 공감>

명형진, 문재상, 방종우, 심재현, 은성제, 이한석

사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람들이다. 또한,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의 시간 한가운데에서 사람들의 기쁨과 아픔을 함께 바라보고 위로해 주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세례성사를 받은 후 오랜 냉담의 세월을 보내고 있을 때 세상이 무너질 듯한 감당하기 힘든 일이 나에게, 우리 가족에게 일어났다. 나는 슬픔과 절망 속에서 며칠을 먹지도 못하고 말도 꼭 필요한 말만 하고 지내다 ‘제발 도와주세요’라고 말해 보고 싶은 강한 욕구를 느꼈다. 나는 누군가의 절실한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이제 와 생각해 보니 거룩하신 그분의 두 번째 부르심 이셨을까? 너무 오랜만이라 어색한 성당에서 어색한 신부님과 어색한 대화를 나누었고, 신부님은 대화의 끝에 “지향을 두고 묵주기도를 해 보세요.”라고 하셨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했다. 온 마음을 다 해 바치는 기도의 응답이 즉시 있기를 바라면서… 하지만 즉각적인 해결이나 응답은 없었다. 그렇게 3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 생각하니 치유의 은총은 분명히 있었다. 그리고 진실로 ‘나의 모든 순간 심지어 냉담의 시기에도 하느님이 나와 함께 하셨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사제는 하느님과 나의 중간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주고, 내가 하느님께 더 가까이 다가가도록 이끌어 주는 목자이다. 이 책은 각각 다른 교구와 다른 수도회에서 소임하시는 여섯 사제, 여섯 목자들의 이야기이다. 각기 다른 환경에서 소임하시는 사제들의 성소 이야기, 인간적인 삶의 이야기들은 흥미롭고 감동적이고 깊이 공감이 간다.

그중 가장 여운이 남는 이야기는 ‘침묵하시는 하느님의 대화’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리스도인은 성체 앞에 머물며 기도하고, 가정에서 가족을 위해 기도하고, 미사 안에서 하느님을 찬미하며 기도한다. 걷는 순간에도 묵주를 손에 들고 한 걸음 한 걸음 걸으며 묵주기도를 바친다. 간절한 지향을 담아 진심으로 기도를 하면서 하느님께 즉각적인 해결이나 답을 기대한다. 하지만 어떠한 변화도 답도 해결도 보이지 않을 때는 나의 기도가 하느님께 닿지 않은 건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아파지기도 한다.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 (마태 27,46) 

예수님도 죽음이 임박한 십자가 위, 극한의 고통 속에서 아버지를 찾으셨다. 하지만 아버지 하느님께서는 아들 하느님의 애원에 침묵하셨다. “아버지, 하실 수만 있으시면 이 잔이 저를 비켜가게 해 주십시오. 그러나 제가 원하는 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십시오.”(마태 26,39) 라며 아들 예수님께서 꺼내 놓은 기도에도 아버지 하느님께서는 침묵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알고 계셨을 것이다. 아버지의 침묵이 당신과 나누는 대화였다는 것을, 아버지의 침묵은 아들인 당신의 기도에 대한 응답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침묵이라는 장막 뒤에서 구원이라는 장대한 역사가 준비되고 있었던 것이다.

엠마오로 향하던 제자들처럼 우리의 가려진 눈이 그분을 알아보지 못할 때에도 예수님께서는 우리 곁에서 함께 걸으신다. 그리고 우리는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는 순간을 맞이하게 되고, 그제야 깨닫는다. 아무 응답 없이 침묵하시는 것만 같은 하느님이실지라도 그분께서는 우리의 기도를 늘 듣고 계신다는 것을, 그분의 방식으로 우리와 대화하고 계신다는 것을 말이다. (루카 24,13-32참조)   - p.17~p.19

 신부님의 이 글이 나의 경험과 많이 닮았기에 깊이 공감되었고, 큰 위로가 되고 하느님의 사랑을 또 한 번 깨닫고 느낄 수 있었다.

 발제용 질문 : 당신의 절절한 기도의 응답이 해결이나 해답이 아닌 침묵으로 느껴진 적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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